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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임신했다고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여자친구가 임신했다고 하면 뭐라고 해야 할까?

여자친구가 "생리해야 되는 시기가 지났는데, 이상해..."라고..
여기까지만 말해도 남자의 심장은 저 발끝까지 떨어질겁니다. 그나마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니 임신 테스트부터 해보자는 말이라도 하겠지요. 그러나 이미 재빠른 여자친구가 확인을 끝마치고 말하는거라면...?
아마도 황당한 마음에 대부분 남자친구는 "확실해?" 라고 확인사살을 하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심장에 돌이라도 내려앉은 듯 철컹할겁니다. 대체 여친 임신했다고 할 때 어떻게 해야 되는걸까요...

제가 들은 중에 여자친구가 임신했다고 했을 때 남자친구의 답 중 최고는

"드디어 내가 널 책임질 수 있게 되었네!"


라면서 기뻐서 방방 뛰었다는 사례입니다. 드문 경우죠.
그 경우는 남자가 직업 군인이라 어리지만 안정적인 수익이 있었고, 남자가 결혼을 매우 원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결혼하자고 해도 요리 조리 미루는 여자친구 때문에 애 타던 차에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다고 하니, 오히려 확실히 결혼할 수 있게 되었다며 뛸 듯이 기뻐했다고 합니다. 참 부러운 상황이죠.



그러나 이렇듯 결혼 생각이 있던 커플에게 아이가 생기는 경우에는 간혹 결혼을 결심하게 하는 촉진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꼬꼬마(?) 커플에게 덜컥 아이가 생기면 대재앙 같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남자도 여자도 어려서 부모님께 의지하고 있는 처지에 뭘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남자가 집에 가서 여자친구 임신시켰다는 이야기를 하는 순간 집에서 어머니의 등짝 스매싱에 아버지 골프채가 날아올 지 모르는 처지인데다가, 학생이라 용돈 받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면 결혼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그러니 연기로 가식적으로라도 "정말 기쁘다!" 라는 말을 할 수가 없고, 얼굴이 잿빛으로 변하면서 다리 달달떨며 어떻게 하지.. X됐다. 라고 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여자의 심란함은 더 큽니다. 남자도 심란해서 눈 앞이 캄캄하겠지만, 여자는 어떤 면에서 2배로 캄캄합니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산부인과"라는 곳에 가야 하고, 어린 여자들이 생전 받아본 적이 없는 "수술"이라는 것을 받아야 되고, 임신 전후로 몸에 오는 부담스러운 증상들을 고스란히 견뎌내야 합니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아이는 뱃 속에서 자랍니다. 자신의 뱃속에 있던 생명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죄책감이 더 큽니다.
암암리에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하는 것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모른 척 했더라도, 임신을 했다고 하면 손가락질 할 것이 불보듯 훤한데 어디에 말 할 사람도 없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꽤 개방적이 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불편한 시선이 남아있습니다. 단적으로 예를 들면, 중학생 여학생을 고등학생 남학생이 임신을 시켰다고 하면, 여학생의 부모는 죄인처럼 얼굴을 숙이고 학교로 오고, 남학생의 부모는 얼굴 뻣뻣이 들고 옵니다. 여학생에게는 "얌전한 척 하더니, 발랑 까져가지고." 라는 시선과 "딸을 어떻게 간수했길래..." 라는 시선이 쏟아지는데 반해, 남학생에게는 "남자놈들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보기 때문에 부모 역시 "애가 실수한거죠." 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응하는 겁니다. 남학생 부모 입장에서는 애를 낳든 지우든 어차피 네 딸 인생이 망가지는 것이니 알아서 해라는 배째는 마음도 있어서, 수술비라도 보태주면 그 정도로 도의적(?) 책임은 다 했다고 본다고 합니다.
중고생 커플은 아닐지라도 아직 어린 커플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가 생겼다고 하면 더 애가 타고 안절부절하는 것은 대체로 딸 가진 부모 쪽이고, 알아서 해라며 배째는 쪽은 아들 가진 쪽이라 하지요.
 
그리고 이 상황에서 "해법"이랄 것이 없습니다.
자년 3월, 무척 공감되서 캡쳐해 놨던 트윗글이 있습니다.



낙태하면 생명을 죽였다고 하고, 입양을 보내면 자식을 버렸다고 욕하고, 정작 아이를 낳아 기르는 미혼모에게는 부도덕하다 하지요. 그렇다고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면서 책임지지도 못할 성관계를 왜 했냐, 또는 피임을 안 한 것이 잘못이라는 원인 추궁을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이미 벌어진 상황에 해답은 없고 비판만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대체 어쩌라고." 인 것이죠.
어떻게 해답이 준비된 상태가 아니라, 그냥 비난 - 비판도 아님. 비난 - 할 만반의 준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러게 애초에 책임지지 못할 일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같은 말은 소용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당사자들이 누구보다 더 크게 후회하고 있을겁니다. 아이가 생겼으니 어리더라도 결혼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도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30대 맞벌이 부부도 애 키우기 힘들다고 하는 현실에서 아직 사회 생활 해보지도 못한 사람들에게 육아는.. 너무 큰 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주 소소하게 여자친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보듬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여자친구 임신했을 때.. 답이 없는 상황에서 남친이 해 줄 수 있는 작은 일

 

산부인과 함께.

30대 여자들이 모이면 건강 이야기에서 산부인과 이야기도 종종 나옵니다. 그러나 치과보다 더 싫은 것이 산부인과에요. 산부인과 한 번 가보고 산부인과 트라우마 생기는 여자도 많습니다. 왜냐면, 산부인과에 가면 아래 속옷을 벗고 이상한 치마를 걸친 뒤에 낯선 선생님과 간호사 앞에서 다리를 들고 그 곳을 보여드려야 합니다. 진찰도구는 더 무시무시한데 샤워기 같이 생긴 것을 푹 집어넣어 검진을 합니다. 진찰 과정 자체가 여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수치스럽다 싶을만큼 부끄럽고 싫습니다.
그래서 30대가 되면 아무 문제가 없어도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가야 한대. 라는 말을 하다가, 기혼녀들도 산부인과는 싫다며 산부인과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어리다면.. 더욱이 산부인과를 가 본 적이 없다면 산부인과 진료가 주는 부끄러움 + 수치심 + 두려움이 엄청날 겁니다.
카운터에서부터 무슨 일로 왔냐고 물을때 부끄러워서 입이 떨어지질 않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 여자친구 혼자 두지 마세요.


여자 친구를 두 번 죽이는 것. 확인사살

남자친구에게 정말 믿음이 생기기까지, 안 그런 남자도 있다는 것을 수차례 확인할 때까지.. 여자를 괴롭히는 질문이 있습니다.
"혹시 욕정을 해소 하려고 나 만나나?"
하는 것 입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을 하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김밥먹고 구겨버린 쿠킹호일 뭉치처럼 쪼그라들기 때문에 "사랑해서..." 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날 사랑해서 그래."라고 세뇌를 해봐도, 정말 잠자리할 때만 사랑하는 것 같아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한번쯤 여자친구에게 "혹시 이러려고 나 만나? 언제든 하고 싶을 때 하려고?" 라는 말 들어본 적 있는 남자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임신을 한 순간은 여자의 마음을 괴롭히던 그 질문의 답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인 겁니다.

이 상황에서 여자를 가작 죽이는 말은 "내 아이 맞아?" 입니다.
지금까지 이 남자가 사람을 어떻게 봤길래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여자는 기암할 정도로 어이없어집니다.
다음으로 ""너도 즐겼잖아." 따위의 말을 하면서 너도 즐겼던 책임이니 임신한 것도 알아서 해라는 뉘앙스로 말을 하면 기가 찹니다. 그리고 확실해 집니다. 그냥 즐기려고 만났구나.

여기에서 여자가 상처를 엄청나게 많이 받습니다. 어차피(?) 결혼하거나 낳아서 키울 수 없는 것을 알더라도 남자친구가 책임지려고 최선을 다하는 척이라도 하면, 여자는 비참해지지까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임신했다고 하자마자 남자가 도망치면 정말 비참해집니다. 안타깝게도 주위의 조언자 입장에서도 이 부분을 파고 들어 독한 말을 하며 상처를 더 헤집습니다.
"정신차리라고, 그 놈은 그냥 너랑 즐겼을 뿐이야. 하루 빨리 뱃 속에 애가 더 자라기 전에 돈 마련해서 애 지우는게 답이다." 라며 아픈 속을 더 아프게 찌르게 됩니다. 그리고 임신을 했다는 것보다, 남자의 노리개처럼 성욕 배출구로 쓰이다가 임신을 하니 버려졌다는 사실에 더 큰 상처를 받습니다.

남자 입장에서도 책임지기에 앞서, 그 아이가 정말 내 아이가 맞는지, 내가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구멍은 없는지가 궁금하겠지요. 하지만 "내 아이 맞아?" "확실해?" "어쩌다가?" 등의 확인사살은 좀 참으시길.
여럿을 보았지만... 여자라고 낳겠다는 용기(?) 거의 없습니다.
당장 집에서 알게 되었을 때 엄마 아빠한테 어떻게 혼날지 무섭고, 언니라도 알게 되면 어쩔지 두렵고, 겁나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본 경우는 20대 초중반 여자의 경우에는 낳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현명한(?) 선택지가 무엇인지 여자도 압니다. 다만 알아도 그 말을 남자가 해버리면 화가 나는 겁니다


함께만 있어줘도 고마운 상황

여자친구가 임신했을 때, 가장 먼저 알리는 대상이 남자친구 일 겁니다. 연대책임자이기도 하고, 달리 말할 사람이 없어요. 이 상황에서 여친 임신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잠수를 탄다거나 자신도 두렵다면서 피하면.. 여자는 혼자 남겨집니다. 뱃속에 아이 씨앗은 들어있고, 남친은 잠수탔고, 세상에 혼자 같은 상황을 혼자 직면해야 됩니다. 남친도 얼마나 힘들면 잠수를 탔을까.. 하고 이해되는 것과 현실은 별개에요.
최소한 피하지는 마세요. 남자친구 역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아도, 같이만 있어줘도 힘든 상황에 힘이 됩니다.


이 주제는 제가 많이 분노했던 주제입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어서 답을 할 수가 없는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남자친구가 나 몰라라 하면 여자는 약자가 되는 것 같은 상황에, 덩달아 울컥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조금 더 오래 지켜본 결과, 임신을 한 상황에서 남자가 나몰라라하면 칼자루는 남자가 쥐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여자가 독한 마음을 품으면 칼자루는 여자에게 있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같은 상황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과속스캔들>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영화 <과속스캔들>이 웃기게 만들었으니 웃길 뿐... 그 일이 일어난다 생각하면 아찔할 겁니다. 지금 이렇게 쓰레기같이 살았어도 10년 뒤, 20년 뒤 어떤 자리에 있을 지 모르는데, 그 때 님이 예전에 임신해서 버린 여자가 당신 아이라며 들고 나타난다면, 아찔하지요. (- 과속스캔들, 어느 날 갑자기 애아빠에 할아버지가 된다면...)
또 다른 무서운 경우도 보았습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내린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싶었던 경우였습니다. 임신했을 때 찍은 초음파 사진 잘 가지고 있다고, 구남친이 애인 생길때마다 새 여친에게 접근하여 "그 사람과 전 정말 행복했어요. 아이가 생겨서 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등의 말과 함께 초음파 사진을 보내어 새 여친을 기겁하게 만드는 소소한 복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여자친구가 아이가 생겼다고 하면, 너무나 무섭고 당황스러운 상황이겠지만... 피하지 말고 맞서는 용기를 가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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