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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자, 좋아하면서 왜 고백을 안할까?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자, 좋아하면서 왜 고백을 안할까?

그냥 가만히 있어도 상대가 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지 적대적으로 보고 있는지는 금방 느껴집니다. 이유없이 나를 꺼려하는 것도 금방 느껴지고, 호의적인 것도 금방 느껴집니다. 더욱이 남녀 간에 남자가 좋아하는 것 같으면 촉이 옵니다. 남자의 감정에 대해 심증은 99%인데, 고백을 안하고 있으면 되려 기다리는 입장에서 애가 탑니다.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자, 왜 고백을 안 할까요?


나를 좋아하는 남자, 그건 혼자만의 상상?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혼자 헛물 들이켰을 가능성 입니다.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 사람에 대한 감정(나에게 호의적, 비호의적)인 것은 비교적 정확하게 볼 수 있는데, 남녀관계는 조금 다릅니다. 더욱이 주변에 상상력이 풍부하고 적극적인 친구가 있으면 오해석하기 십상입니다.

친구에게 "그냥 아는 사이인데. 원래 좀 친절해. 원래 잘 챙기고, 그렇다고 집에 바래다주고 그러지는 않는데, 나를 바래다주더라고. 그리고 카톡 보내서 좋은 하루 되라고 그러고." 라고 해 보세요. 사실은 아무 정보가 없는 내용인데도, 친구들은 바로 푸쉬합니다.

"그 남자가 너 한테 관심이 있는거네. 남자들은 싫어하면 아무 것도 안해. 지가 좋으니까 잘 해주는거지."

라면서 긴가 민가한 상황을 연애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재차 갸우뚱 거리면서 '그런가? 그냥 원래 친절하니까." 라고 해도 "아니라니까. 남자는 매너가 좋아도 싫어하는 여자한테 그렇게 안 한다니까. 그래서 너는 카톡 답장 뭐라고 보냈는데?" 라면서 신나게 엮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든든한 친구와 머리를 맞대면 순식간에 근사한 연애 소설 한 편이 완성됩니다. 주인공은 나고요, 스토리는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한 남자와의 달콤 로맨스 멜로물입니다. 이렇게 친구와 이야기를 발전시키면서 구체화 하다보면 어느샌가 모든 것이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정말 그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친구가 봐도 그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거든요.”는 연애하는데 좋은 근거가 아닙니다. 나에게 고백을 할 사람은 그 남자이지 내 친구가 아니니까요. 나의 촉에 그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기 전에, 정말 그 남자가 그런 행동 단서나 언어 단서를 제공했는지 먼저 차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상은 내 자유이기는 하지만.... 혼자 상상하면서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고백 안하지..?" 라는 답답함도 나의 몫이니까요... ㅠㅠ


나를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남자도 재는 중?

솔로남 솔로녀들은 당사자의 의사와 아무 상관없이 수시로 애인 후보에 입후보 되어 평가되곤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학과에 신입생 여자가 들어왔다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그 과에 있던 솔로남들은 그녀를 여자친구 후보로 올려두고 한번씩은 평가를 해 봅니다. 회사나 모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솔로라고 하면 우선 한 번은 애인감으로 어떨지 봅니다.
이런 식으로 솔로들에게는 수 많은 후보들이 생깁니다. 자주 가는 커피숍 알바생도 (내 마음대로) 후보, 회사에 새로 들어온 직원도 (내 마음대로) 후보, 학원에서 수업 같이 듣는 사람도 (내 마음대로) 후보... 이런 식 입니다.
그래서 나 역시 상대방의 수 많은 후보 중에 하나일 뿐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소한 것에 마음이 쉽게 오락가락 합니다. 농담으로 "남자는 돈이죠 ㅋㅋㅋ" 하는 말에 저 여자는 머리에 똥만 찼다면서 후보에서 탈락시키기도 하고, 겨드랑이 털 삐져나온 것을 보며 추저분한 여자라고 (자기 혼자) 후보에서 탈락시키기도 합니다.
사소한 것에 실망도 하고, 또한 사소한 것에 훅 빠져서 달려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기 저기 재는 상황에서는 오늘 나에게 카톡으로 떠보듯이

“내 여자친구하면 다 해 주지 ㅋㅋㅋ”
“그럼 나랑 사귈래 ㅋㅋㅋㅋ”


라고 보내놓고, 다른 친구가 소개팅하자고 하면 넙죽 따라 나가서 다른 여자에게도 또 찝적댈 수 있습니다.
딱히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걸리기만 하면 되는 상태일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입시원서 낼 때, 어디든 합격되기만 해라. 하는 마음으로 모든 지원서에 “저는 이 회사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를 뽑아주시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쓰는 것과 똑같습니다. 아무 여자나 걸리면 되기 때문에, 고백할 듯 할 듯 안하고 재고 있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


나를 좋아하는 남자, 용기를 못 내고 있는 중?

제일 희망적인 것은 남자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자나 여자나 거절은 두렵습니다. 아주 사소하게는 친구에게 밥 먹으러 가자고 했을 때 거절하는 것 만으로도 살짝 마음이 상하기도 합니다. 사소한 밥 한끼에도 마음이 쓰일진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거절을 당하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일 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남자라고 해서 적극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몇 년 전에 수업 교과서로 썼던 Global Study 책에서 <한국의 특징>중에,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로 홍대 원나잇 문화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기겁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몹시 화끈해서 홍대 클럽에서 원나잇을 한다는 내용을 떡하니 책에 적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한국을 제대로 모르는 외국인이 한국에 한 번 왔다가 적은 모양입니다. 그들 눈에는 다른 한국 문화나 한국인의 특징은 안 보이고, 그냥 눈에 띄는 홍대 문화만 두드러지게 보였나 봅니다.

여자가 남자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사실은 조금 비슷합니다.
좋아한다고 해서 돌진하지 않고 마음에 품어두는 남자도 정말 많은데, 여자들 눈에 띄는 것은 소수의 돌진형 적극형 남자들이다 보니 남자는 전부 적극적이라는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남자라고 해서 좋으면 적극적으로 바로 고백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면에서 용기있고 결단력 있는 남자라 해도, 좋아하는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는 멘붕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자가 고백을 안 해서 고민일 때,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것은 그 남자와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직접 물어보는 것이 힘들면, 우회적 방법도 있습니다.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자가 고백을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것은, 어쨌거나 나도 그 남자에게 일말의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고백을 받고 싶으니까 ‘왜 고백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는 것이겠지요. ^^;;;
그렇다면 고백을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의 특징을 콕콕 찍어 "나는 마른 남자가 좋더라." "나는 화학과 나온 남자 보면 완전 반해" 라면서 자꾸 떡밥을 제공하는 것이죠. 더불어 "나는 트랜스포머 정말 좋아하는데." "치킨 진짜 좋아해. 치킨 사준다고 하면 언제든 콜이야." 등의 데이트 신청을 할만한 가이드까지 줄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떡밥 제공은 때로는 혼자 헛물켰던 상황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글 서두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호의적이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꺼리게 됩니다. 자꾸 떡밥을 주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여자에게 없던 관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자가 왜 고백하지 않는지 끙끙대기 보다는 적극적 떡밥이라도 투척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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