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연애를 못하는 건 너무 앞서가는 상상때문? -솔로탈출
상상을 해보니 좋고 행복했을 경우에는, 상대방을 더욱 좋아하게 되고, 상대방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지고 연애에 한 발 다가서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상시스템은 한 번 가동되고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가동됩니다. 처음에는 상대와의 미래가 핑크빛으로 보여서, 좋아지고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해도, 중간 중간 안 좋은 모습을 보며 나쁜 상상을 하게 되는 경우 핑크빛 상상을 잿빛으로 만들면서 연애에 다가설 수 없게 만듭니다.
호감이 가는 상대가 생겨서, 상대와 함께하는 상상에 즐거웠던 상황이라도,
상대의 말이나 작은 단서 한 가지에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입니다.
가령 결혼한 여성이 친정집에 가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결혼하고 친정집 자주 가면 눈치보이는거 아냐?"
하는 말을 하는 남자를 보면,
'이런 남자와 결혼하면 집에는 자주 가기 힘들겠다.이런 스타일은 안돼..'
하며, 순식간에 그 남자와 결혼하면 어떨지를 그려보는 것 입니다.
평소 친구를 무척 좋아하고, 친구간의 의리를 중시하며, 친구와의 친목도모가 잦은 남자를 보면, 그러한 인간성 좋고 대인관계 좋은 매력에 끌린다 하더라도, 그와 사귀었을 때를 상상해보며 고개를 젓게 됩니다.
'저런 남자랑 사귀면 피곤하겠다.. 매일같이 친구들이랑 술 먹고 있을텐데... 어휴...ㅜㅜ
그러면 분명 술값도 엄청 쓸거고, 저런 사람이랑 결혼하면 술값때문에도 엄청 싸우겠다...'
하면서 혼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해보며 지레 걱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대가 좋은 면을 보일 때도 이런 상상은 합니다. 가령 남을 잘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
'저런 남자는 여자친구한테 참 자상하게 잘 해주겠다... 저런 사람이랑 사귀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좋은 모습에 대한 상상의 힘보다, 나쁜 모습에 대한 상상의 힘이 더 크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인상을 평가할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를 쓰긴 하지만, 수많은 긍정적인 정보가 있다해도 한 두가지 부정적인 정보를 더 크게 받아들이게 되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서 아무리 그 사람이 괜찮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도, 몇 가지 눈에 띄는 안 좋은 점을 발견하면 금새 앞서 생각한 좋은 상상들은 사라지고, 저 사람과 사귀면 힘들겠다는 생각을 더 크게 하게 되는 겁니다.
체가 지나치게 촘촘하면 다 걸러지고 남는 것이 없는데...
결국은 "난 눈이 높지 않아. 그냥 잘 맞는 사람을 찾을 뿐이야......." 라고 말은 하지만,
저런 매 순간의 시험에서 통과하는 사람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눈이 높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촘촘한 생각의 망으로 상대를 걸러내고 있으니 다 걸러져서 남는 사람이 없나봅니다.
저 역시 결점많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저 여자와 사귀면 이런 점은 좋겠지만, 이런 점은 힘들겠다.." 싶은 면이 많은 사람일 겁니다. 그러니 저 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으로 걸러내고 있는 사람들의 체에 걸려, 더욱 연애가 힘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를 파악했다해도, 상대방의 결점을 감싸안아줄 너그러움도 없고, 상대방의 마음에 안 드는 점을 조절하고 맞춰보려는 노력이나 용기도 없으니 더욱 큰일입니다. ㅜㅜ
그저 상대방의 안 좋은 특성이 눈에 하나씩 띌때면,
그런 부분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한 걸음 물러서는 것만 잘 할 뿐 입니다.
연애를 하려면 지나치게 예민한 미래예측 상상 시스템을 잠시 작동중지 시켜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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