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원어민과 한국인의 번역 차이
예전에 영어 회화를 배우는데, 선생님이 'mind를 마음이라고 해석하면 원어민 뉘앙스와 좀 달라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제가 심리학 박사과정으로 에고가 비대했던 시기라, "심리학에서 mind는 마음으로 번역돼요"라고 단호하게 주장하고, 원어민 뉘앙스는 뭐냐고 묻지조차 않았습니다. 워낙 단호하게 mind = 마음 이라고 말해서, 선생님도 감히 교정해 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 공고한 "mind = 마음"의 공식은 뜻밖에 미드를 보다가 툭 무너져 버렸습니다.
누군가를 욕하는데 "slow mind, quick temper"라고 하더라고요.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스타크를 보면서 피터가 스타크 가문 사람들은 머리는 나쁘면서 성질만 급하다고 욕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스타크 가문 캐릭터 상 틀린 말은 아니었던...)

원어민에게 mind는 이성/머리의 뉘앙스
아니, 마인드는 마음인데 마인드를 머리라고 쓴다고요?
그제서야 먼 옛날 영어선생님이 조심스레 원어민들에게 mind가 마음이 아니라고 했던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한국인이 마인드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heart'에 가깝고, 원어민에게 mind는 이성, 지성 등에 가까운 어감이었습니다.
여기서 다른 놀라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럼 mindfulness는 마음챙김이 아니라 머리 채우기인가요? 우리에게 mindfulness 하면 마음을 충만하게 챙기는 촉촉한 느낌인데, 외국인에게는 '정신 단디 챙기기'에 가깝다고 합니다. 현재 이 순간을 자각하면서 알아차리라는 의미입니다.
마인드맵이라고 하면 마음 속의 감정들을 몽글몽글 표현하기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의 생각지도에 가깝고요. 즉, 우리가 조금 더 몽글몽글 따뜻한 어감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이 다소 차가운 내용으로 바뀝니다.
그동안 심리학 논문을 읽으면서 ''마음'이라고 번역하던 것이 잘 안 통했던 것이 이런 이유였구나'가 이해가 됨과 동시에, 제가 오해석한 것이 엄청나게 많았다는데에 소름이 돋는 대목이었습니다. ㅠㅠㅠㅠ
이미 한국에서 일종의 고유명사가 된 '마인드'
어느덧 마인드는 외래어가 되어 우리 생활의 익숙한 말이 되었습니다.
마인드가 중요하다 :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마인드가 문제다: 태도가 바람직하지 못하다.
마인드셋 : 마음가짐. 태도.
이렇게 이해가 됩니다. 이 의미를 담아 원어민에게 'mind'라는 단어를 쓸 경우, 매우 다른 뜻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말이 네 지능이 중요하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마인드가 문제라는 말은 머리가 나쁘다는 말로 받아들여 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