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부모님이 못마땅해하시면
개정판 "연애할 기운은 없는데 사랑하고 싶어요" 출간 기념 못다한 답장 시리즈 세 번째 입니다. 남친 부모님이 반대하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40대 미혼 여성입니다.
최근 1년정도 만남을 지속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하는 연애라 많은 시간을 "이사람은 왜 결혼하자는 얘기를 않지?"라는 생각과 표현으로 힘들었습니다. 나이가 있으니까 만남을 가지면 금방 결혼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6개월이 지나도 결혼 얘기는 안 하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봤죠.
처음에는 결혼 생각이 없다고 했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에 얘기하더라구요. 부모님이 반대 하신다구요.
마음이 '쿵' 하더라구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어서요.
근데 전 벌써 많이 좋아하게 되어서 ...
처음하는 연애니까 즐기자! 그렇게 보내다가 싫어지면 헤어지자 이랬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고 헤어질 자신이 없어서 또 조급해 집니다. 이렇게 계속 지내도 될까요? 드문드문 만나보지도 않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반대하시는 남자친구의 부모님이 서운합니다. 이제는 만난다고 해도 좋아해 주시기는 어려울거란 생각과 함께요."
결혼 압박이 부담스러워 둘러댄 이유는 아닐까요?
나이가 먹을수록 연애가 더 행복해 질 수도 있습니다. 어릴 때보다 돈도 많고, 여유도 많아지니까요.
그러나 나이가 먹었다고 해서 연애 후 곧장 결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면 연애의 행복도가 훅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 명은 아직 결혼에 대해 생각이 없거나 두려운데, 한 명은 기대하고 있고 서두르려고 들면 부담스럽습니다. 티 안 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은연중에 결혼 압박을 슬금슬금 하셨을 수도 있어요.
"나중에 우리 집에 인테리어 이런 걸로 하면 좋겠다..."
"나중에 우리 애 있으면... " "나중에 아이 키울때.."
"난 결혼식은 이렇게 하고 싶던데..."
등등 이런 말들을 수시로 하셨을 지도 몰라요. 상대방이 내색 안 하고 맞장구를 쳐주었더라도 이런 말들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우선은 '결혼'이라는 자체가 부담스럽게 여겨지고요. 두 번째로는 연애할 때 좋은 사람이라도 저 사람이랑 평생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부족한 점들이 수두룩하게 보입니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조금 쉬운 변명거리로 부모님을 말씀드린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되었습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아직 없다고 하는 것 만으로는 압박이 멈추지 않으니, 부모님이 반대하신다고 하신 것은 아닐지....
부모님이 못마땅해 하신다는데, 결혼 압박을 더 하기는 어렵잖아요... ㅠㅠ
연애의 결과물이 결혼이어야만 할까요?
연애의 결과물을 결혼으로 만들려고 하면, 상당히 괴로워집니다. 우선 연애가 그다지 즐겁지 않고, 불필요한 요식행위로 바뀝니다. 연애란 어차피 결혼을 하기 위한 탐색기간에 불과하니 귀찮은 연애는 가능한 단축하고 결혼이나 빨리하려고 하니까요.
좀 더 숨막히는 것은 결혼을 한다고 끝이 아니라는 점 입니다. 연애를 빨리 해치우고 나서 결혼을 하면 한 숨 돌릴 겨를 없이 다음 목표가 들이 닥칩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빨리 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둘이 노력해 보아야 하고, 아이 한 명을 낳고 나면 적당한 터울로 둘째를 고민해 보면서 계속 다음 목표에 쫓기기 십상입니다. 상상만 해도 숨이 턱 막히죠.
결혼이 연애의 결과물이자, '정답'은 아닙니다. 결혼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습니다.
결혼이 결과물로 생각하면 남친 부모님이 반대하시니 결혼하기 어려울 것이고, 결혼을 안 할거면 헤어지는 수순이 됩니다. 그러나 결혼이 연애의 정답이나 결과가 아니라, 연애의 결과가 계속되는 연애라고 생각하면 남친 부모님의 반대를 하시건 말건 계속 연애는 할 수 있습니다.
점점 더 좋아지는 정말 좋은 분을 만나셨는데, 결혼이라는 틀 때문에 행복한 순간을 괴로워하며 보내는 것은 너무너무 아깝습니다. 좋은 사람과 보내는 좋은 순간을 충분히 즐기세요! 순간에 감사하고 즐기실 수 있어야 연애를 계속하든 결혼을 하시든 그 순간들을 잘 보내실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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