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데이트 코스 추천 : 서울시립미술관 샤갈 전시회, Marc Chagall
색채의 마술사라는 전시회 부제처럼 샤갈의 작품은 도무지 작품의 재료를 종잡을 수 없는 맑고 아름답고 예쁜 색들로 가득합니다. 샤갈이 살던 시대만 해도, 지금처럼 발색이 좋은 물감이 없던 시절인 것 같은데, 샤갈의 푸른색은 그 스펙트럼이 엄청납니다. 어떤 푸른 색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빠져드는 다양한 파란색, 보라빛 배경이라도 보라빛이라고만 말할 수 없는 아름다운 보라빛들의 향연, 3층의 서커스 작품에 이르면 큰 화면을 덮은 빛처럼 밝은 색들의 미세한 차이에 감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샤갈의 작품은 너무 솔직합니다. 작품은 자연스레 작가가 투영이 될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는 작가도 있고, 있는 그래도 쏟아붓는 작가도 있습니다. 제 느낌에는 샤갈은 소년처럼 순진하고 순수하고 자신의 느낌 불안 행복 모두를 작품에 고스란히 쏟아부어주는 작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립미술관의 샤갈전을 보노라면, 2층의 초반 작품에서는 못 견딜 불안에 저도 함께 불안해지고, 종교적인 작품에 이르러서는 마음에 불이 나는 느낌을 겪게 되고, 3층에 이르러서는 저도 함께 행복과 환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샤갈전, 놀랍도록 솔직하고 너무나 자유로운 아름다움
1. 재료를 가늠할 수 없는 샤갈만의 맑고 아름다운 색채
샤갈의 걸작을 보면서 놀란 점 두 가지는 재료와 틀을 넘나드는 자유로움과 놀랍도록 솔직함이었습니다.우선 재료가 도무지 무엇인지 맞출 수 없을 정도로 표현이 참으로 자유롭습니다. 우리나라 미술 교육의 특징인지는 몰라도, 보통 유화는 두터운 질감과 중후한 느낌, 수채화는 맑은 느낌, 파스텔화는 동화같은 느낌 등 그 재료 특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러나 샤갈의 작품세계는 어떤 재료이거나 상관없이 샤갈 특유의 수채화처럼 맑고 파스텔화같은 곱고 부드러운 색감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서 재료를 보면, 유화. 판화, 과슈 등이러서 흠칫하게 됩니다. 파스텔화는 이래야 된다, 유화는 어때야 한다. 이런 것도 우리가 얽매이는 일종의 고정관념이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자유로움이었습니다.
2. 샤갈의 영혼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것 같은 솔직한 느낌
샤갈의 걸작에서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너무나 솔직하다는 점이었습니다.그래서 저는 마르크 샤갈이 매우 소년같고 긍정적인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샤갈의 작품은 시기별로 크게 러시아 시기(1910-1922), 파리 시기(1923-1941), 미국 망명 시기(1941-1948), 그리고 프랑스 정착 시기(1948-1985)로 구분됩니다. 시기와 달리, 샤갈의 작품세계는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된 테마를 통해 쉽게 특징 지워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립미술관 샤갈전에서는 샤갈 작품의 총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구성은 6개의 테마로 나누었다고 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샤갈전에 들어서자 마자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1부는 나와 마을, 러시아 시기 1910-1922 입니다.
러시아 시기에서는 청년 샤갈이 러시아의 토속적인 삶과 일상을 몽환적 인 이상으로 담아낸 작품들로 구성되며 이 시기의 대표작 "나와 마을", "도시 위에서", "산책">, 그리고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는 눈 이 온다” 는 시구로 국내 대중에게도 익숙한 "비테프스크 위에서" 등 의 걸작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르크 샤갈, 도시위에서, 1914-1918. 캔버스에 유화, 139 x 197
1부의 샤갈의 러시아 시기의 작품들을 보면, 미치도록 불안합니다. 구도도 그렇고, 묘하게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 마을, 곧 떨어질듯한 창가의 차 주전자, 과일, 아름다운 색으로 가려져 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너무나 잿빛인 것 들이 샤갈이 어떤 느낌이었을 지 강렬하게 말을 합니다. 아마도 샤갈의 심리가 상당히 불안하고 힘들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긍정의 끈을 놓치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느낌 때문에 샤갈의 잘품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 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어서 2부의 성서이야기 작품을 보면서는 샤갈이 종교를 어떻게 여겼는지 아주 많이 궁금했습니다.
벽에 씌여있는 설명에는 종교가 평생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림이 주는 느낌은 상당히 괴롭고 암울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종교를 다루는 화가가 종교를 대할 때 경외와 긍정적인 감정으로 가득차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과 달리 샤갈의 작품들 중에 가장 암울한 느낌이 종교그림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샤갈의 작품이 내뿜는 불편한 감정을 추스리면서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립미술관 3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방금 전과는 다르게 샤갈의 작품들은 너무나 편안하고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마르크 샤갈, 유대인 예술극장 소개. 1920. 284 x 787, 캔버스에 유화
서울시립미술관 3층 전시장에는 4부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가 가장 먼저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1920 년 샤갈이 모스크바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로 제작한 기념비적 인 작품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 총 일곱 점의 거대한 작품들이 최 초로 그 완전한 모습으로 전시되어 샤갈 예술의 웅장한 면을 보여줍니다. 사진에는 쪼그마하지만, 실제로 보면 벽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작품이 빛 느낌이 가득한 아름다운 색으로 넘실거립니다.
이 곳에서야 말로 샤갈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많이 사용되는 단어인, 사랑, 기쁨, 환희가 제대로 느껴집니다.
이어서 5부도 서커스 작품입니다. 유랑극단의 익살스런 인물을 현란한 복장으로 표현한 어릿광대와 같은 곡예단 인물을 주된 소재로 삼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서커스 작품에서는 색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푸른빛이 이토록 다채롭고, 붉은 빛이 이토록 다채롭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샤갈은 서커스에서 많은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않았나 싶은데, 보는 관람객도 즐겁고 행복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6 부 종이작품이 펼쳐집니다.
샤갈이 전 생애를 통해 시도했던 다양한 삽화작업들을 엄선해서 색채의 화려함이 가장 두드러진 "아라비안 나이트의 네 가지 이야기", "다프 니스와 클로에", "라퐁텐 우화" 등 고전을 판화로 형상화한 주옥 같 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정말 아름답습니다.
어느덧 서울시립미술관 2층의 샤갈전에서 느꼈던 불안감과 힘든 느낌은 싹 씼겨져 내려가고, 가슴 가득히 아름다운 색채들과 소년같은 작가의 순수한 기쁘고 행복한 느낌으로 채워집니다.
작품을 감상하고 기념품이라도 하나 살까 싶어 기웃거렸는데, 도록을 펼치고는 깜짝놀랐습니다. 조금 전에 본 너무 아름다운 색채들로 물결치던 샤갈의 작품의 감동은 오간데 없이 다른 색감으로 차 있어서 였습니다. 이래서 제가 교과서를 보면서, 미술사 책을 보면서는 샤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나 봅니다. ^^;;;
샤갈이 사용한 색감이 너무나 풍부하고 섬세하기 때문에 도록으로는 도저히 그 느낌을 담을 수가 없는 듯 합니다.
원작과는 너무 다른 기념품의 색감에 실망해서 빈 손으로 오고 보니, 다시금 샤갈의 작품이 보고 싶어집니다. 샤갈전 홈페이지 http://www.chagallseoul.com/의 사이버 미술관에서 전시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 미술관에서 보는 샤갈 작품의 감동을 느낄 수는 없더라도, 약간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역할은 합니다. ^^;;
서울시립미술관 샤갈 전시회 입장료 전시 관람 시간
서울시립미술관 샤갈 전시회 관람 요금
서울시립미술관 샤갈전 관람요금은 성인 12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이었습니다. 할인 혜택은 야간 전시관람 할인 혜택, 천주교 주보 할인 혜택, KB카드 할인 혜택이 있었습니다.
야간특별할인은 화요일~ 일요일 저녁 6시 이후에 현장구매를 할 때 2000원 할인을 해준다고 합니다. 야간 특별 할인가로 구매한 입장권은 구매당일에만 사용가능하다고 합니다.
성당에 다니는 분이라면 샤갈전시 안내와 할인공지가 나와있는 12월5일자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보를 발권시에 매표소에 제출하시면 주보 소지자 1인에 한해 1,000원 할인을 해 줍니다. 엄마가 주보를 잘 모아두셔서 저는 주보 들고가서 천원 할인 받았습니다. ^^
KB내고장사랑카드가 있으면 전시회20% 청구할인 된다고 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샤갈 전시회 관람 시간
평일 오전 10시 ~ 저녁 9시주말 오전 10시 ~ 저녁 8시
설 연휴 기간에도 저녁 9시까지 정상개관 한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도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함께 온 가족단위 관람객 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설 연휴에도 아마 많은 분들이 가족 나들이 삼아, 데이트 코스로 많이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추천해주는 한가한 관람시간은 오전, 평일 오후 6시 이후 등인데, 저 나름 머리를 쓴다고 이런 저런 시간에 다녀봤지만 유명한 전시는 한가한 시간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유명 전시회에서 한가하게 혼자 관람하는 행운은 10년 전에나 가능했던 것 같아요... ^^;;;
이제는 어느 전시를 가나 줄지어서 기다리는 것과 사람에 가려 작품이 반만 보이는 것을 받아들여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며 찾기에, 점점 더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유명 전시회가 늘어나는 것이겠죠....^^:;;
서울시립미술관 샤갈전은 2011년 3월 27일까지 전시된다고 합니다. 도록이나 교과서에서 보던 것과 실제 작품에서 느껴지는 색감이나 에너지가 너무나 달라서 직접 보아야 하는 전시인 것 같습니다. ^^
샤갈의 작품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밟고 있어서, 알아보기도 쉽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서 가족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3층 가득 기쁨과 환희, 사랑의 에너지를 강렬히 내뿜는 작품들 앞에서 사랑이 커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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