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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 나와 통하는 후보를 찾아라?

· 댓글개 · 라라윈
얼마 전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라디오 프로에서 두 진행자가 콩트를 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남) 아유.. 무슨 시험이 이리 어렵데유.. 마님은 몇번 찍으실건감유?
여) 예끼! 이놈아, 니 소신껏 문제를 풀어야지, 남의 것을 베끼면 쓰느냐!
남) 마님, 이건 보기가 너무 많아서 찍기도 어렵고, 연필 굴리기도 힘든디유..
여) 이놈아, 대학 입학시험보다 더 중요한 시험이 아니냐.
     대학 입학 시험은 한 번 망치면 1년만 고생하면 되지만,
     이 시험은 한 번 망치면 5년간을 죽도록 고생해야 한다.
     그러니 찍지말고, 신중히 잘 풀거라.

남) 마님 말씀을 듣고보니 그렇네유. 근디, 문제 풀기 좋게 설명이라도 있음 좋겠구먼, 왜 이번 문제는 설명도 없대유? 그냥 얼굴 보구 찍을 수두 없구, 너무 어렵네유~
여) 그러게 말이다. 이번 문제는 답을 고르기 쉽게 공약같은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설명이 없이 문제에 정답 선지만 많구나...

하면서 이번 대선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트로트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귀로 흘려들은 콩트라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위와 같이 이번 대선을 어려운 시험문제로 비유한 내용이었습니다. 정답선지가 너무 많아 찍기도 어렵고, 공약이 없어 문제 푸는데 힌트가 없다는 비유와, 시험의 중요성에 대한 말이 상당히 와 닿았습니다.

벌써, 저도 투표권을 갖고 두번째 대통령 선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치문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지만, 지난 대선 이후 지금의 경제 상황을 보면 선거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습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을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거나 할 수는 없지만, 분명 그분들의 책임이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 입니다.
지난 5년여 다른 부분은 몰라도 나날이 어려워지는 경기를 체감하자, 이번 대선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번 대선은 유독 후보도 많고, 공약도 다채롭습니다.
콩트의 말처럼 연필을 굴려도 해결 안 날 문제 같습니다.

참 고민스러운 요즘에 재미난 글이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경실련에서 올린 2007 대선 나와 통하는 후보를 찾아라! 라는 것 이었습니다.
마치 심리테스트처럼 20여 문항으로 자신의 성향에 맞는 후보를 맞춤검색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도 해 보았습니다.
문국현 후보가 저와 맞다고 합니다.
글쎄요.. 결과에 금새 의문이 생깁니다.
이러한 것이 재미로 하는 것이라고는 하나, 갑자기 속에 숨은 의도가 궁금해 집니다.

제가 예전에 전공하던 것이 이런 검사지를 만들고 그 신뢰도와 타당도를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런 편파성이 살짝 엿보이는 검사지에 상당히 불쾌감이 느껴집니다. 신뢰도도 타당도도 없는 이런 검사를 올려 무엇이 하고 싶은 것일까요. 단순히 재미로 하라고 올려둔 것일까요? 검사지는 어떤 질문을 어떤 말투로 하느냐에 따라서도 상당히 편파적인 검사결과를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제작자가 원하는 답이 나오도록 만들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러한 심리테스트의 문제점은 그 결과가 신뢰도와 타당도가 부족한데, 많은 이들이 신뢰한다는 것 입니다. 현재 무척이나 유행하는 혈액형 특성학도 아직 학문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A형은 소심하고, O형은 단순무식하다 하는 등의 통설이 실제로 검사를 해 보았을때 맞아떨어지는 경우의 %가 매우 낮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A형이라면 무조건 소심하다 하고, B형이면 소위 지랄(?) 맞은 성격이라 하는 식으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지요.. 
당연히 대선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이런 심리테스트 같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내가 어느 후보와 맞는다네, 그럼 그 후보를 찍어야지!" 하는 단순한 결정을 내리시는 분은 없을 것이라 믿지만, 혹여  경실련이라는 제법 신뢰가는 단체에서 올린 것이라 하여
"머리도 복잡한 김에 잘 되었군, 이 후보가 나와 제일 잘 맞는다고 하니 찍어야지."
하는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이 생깁니다.

이 테스트는 제시되는 문제들에 대해 어떤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있느냐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데 의의를 두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테스트를 해보시더라도 꼭 재미로, 아주아주 참고로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결과가 정말 여러분과 통하는 후보를 나타낸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 2007 대선 후보 도우미, 나와 통하는 후보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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