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3도 촛불집회, 추위보다 추워서 핸드폰 꺼짐 현상이 더 고통

라라윈 특별한날 기록 : 영하 13도 촛불집회, 추위, 아이폰 꺼짐, 단상

지난 촛불집회는 영하 13도의 위엄을 톡톡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래 겨울이면 한번씩 폭설로 학교에 걸어올라가던 추억이 있는데 올해는 유난히 눈도 적고 날씨가 포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되었는데, 지난 주말 아직 살아있다며 매서운 날씨를 내보였습니다.


[예년]

- 폭설로 버스 운행 멈춘 날, 북촌부터 성북동까지 강제 등산의 추억

추우니 뜨뜻히 껴 입은 옷 사이로도 얼어간다는 것 외에, 추워서 핸드폰이 자꾸 꺼지는 것이 더 고역이었습니다. 어째 제 몸이 추운 것보다 핸드폰 꺼지는 것이 더 고통이 된 걸까요....


영하 촛불집회,


추위에 핸드폰이 자꾸 꺼져서 이 날 촛불집회는 마음으로 담아오고, 사진은 달랑 두 장 찍었습니다. 이전 집회와 마찬가지로 배에 피켓을 두른 귀여운 멍뭉이도 찍고 싶고, 경복궁 담벼락의 세월호 이미지도 찍고 싶고, 정부청사 황교안 총리대행을 향해 비행기 날리는 것도 찍고 싶고, 매주 흥겨운 행진가 동영상도 찍고 싶고, 새로 나온 피켓들도 다 담고 싶었는데....

 


추위보다 추워서 아이폰이 꺼지는 것이 더 고통

사진 때문만이 아니라 집회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연락을 할 수 없어 더 답답했습니다. 약속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은데 켜지지는 않고, 켜져도 문자 한 통 확인하기 무섭게 꺼지고, 다시금 손발을 동동 구르고 파리 손 부비듯 폰을 녹여서 간신히 켜서 답장 한 통 보내고 나면 또 꺼지니 속이 탔습니다.

멍청하게 광화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노라니, 아날로그적인 낭만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먼 옛날에 휴대폰이 없을 때는 이런 식으로 시간, 장소를 정해 그 앞에서 하염없이 서 있다가 만났겠죠...


그러나 낭만은 개뿔! 낭만 3분 뒤, 가만히 서 있으니 추위가 몰려왔습니다. 영하 13도에 낭만은 개 풀 뜯어먹는 소리 였습니다. 하지만 아날로그의 낭만에 동의하건 하지 않건 핸드폰이 꺼져서 새로 연락을 할 수 없자, 꼼짝없이 마지막으로 이야기 된 광화문 앞에 서서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핸드폰이 없으니 시간마저 알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행진을 시작하니 7시인가보다, 종이비행기까지 날리고 이동하는 것 보니 15분은 더 지났겠구나 하는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 추워서 핸드폰이 꺼지니 시간도 모르고, 연락도 안되고, 핸드폰이 당연히 될 줄 알고 전화하며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터라 더 낭패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다가, 뒤늦게 청와대 방향 행진 인파를 따라갔습니다. 사진 찍으러 갔던 것도 아닌데, 핸드폰이 꺼져서 사진 한장도 찍을 수 없자 허전했습니다. 어째 이리 전화기 하나 가지고 사람이 안달복달인지.....


추워서 핸드폰 꺼짐,


저는 정말로 전화없이 살기 연습이 좀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나 봅니다. 전화가 안되면 몹시 예민해지네요... 이 날 집회는 저보다 추위타는 핸드폰 때문에 괴로웠던 집회였습니다. (- 추울때 아이폰 꺼짐 현상, 아이폰 보호 이유라지만 아이폰 최대 단점)



추운 날씨와 대비되는 따뜻한 마음

촛불집회 행진의 청와대 방향 행진 허용 이후, 통인공방은 매주 따뜻한 차와 화장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맹물이 아니라 보리차 같은 뜨끈한 차라서 한 잔 얻어 마시면 몸이 사르르 녹는 느낌입니다. 다른 주에도 그랬는데, 영하 13도에 건네 받은 뜨거운 차는 훨씬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하 촛불집회, 통인공방,


이 날 놀랐던 것은 영하 13도에도 사람이 많았고, 특히 연세있으신 분들이 많이 나오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 어머니 또래의 분들이 숄을 단단히 두르고 나와계시는 것을 보니 춥다고 동동거린 것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추운 날 나온 아가도 있고, 추운날 얇은 교복 치마에 스타킹 신고 나온 학생도 있고요. 저는 집회에 나가서 위로를 받고 오는데, 이 날은 예전에 비하면 인원이 줄었으나, 서로가 서로에게 전해지는 위로의 온도는 다른 날보다 더 뜨끈했습니다.



13차 촛불집회 온도는 영하 2도

다음 주에는 핸드폰에 핫팩을 붙여서 나가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13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주말 날씨를 찾아봤습니다.


주말 날씨, 윈디 어플,


이번주 토요일은 영하1도에서 영하 7도라고 합니다. 일요일은 영하 13도까지 내려가네요. 윈디 어플로 자세히 확인해 보니 이번주 토요일 날씨는 5시에 영하 1.6도, 6~7시에 영하 2.7도까지 내려가고 영하 3도 이하로는 안 내려가네요. 다행스럽게 이번 토요일은 조금 덜 추운가 봅니다...  영하로 떨어져서 아이폰이 꺼지기는 하겠으나, 그래도 10분 정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켜지기는 하겠네요.

영하의 촛불집회 덕분에 다시금 자각한 것은 제가 휴대폰 중독이 정말 심각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추운것보다 추워서 핸드폰 꺼지는 것에 홧병이 나니...... ㅠㅠ 

집회 참가하시는 분들이 우스개 소리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내가 추운거 정말 싫어하는데 추운거 보다 나라 꼴이 이 지경인게 더 싫어." 라고 하시던데.... 저는 "추운거 정말 싫어하는데 추워서 핸드폰 꺼지는게 더 싫어." 같은 상태네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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