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혼자간 촛불집회 후기, 인상적인 촛불집회 깃발과 따뜻한 사람들
7차 촛불집회는 혼자 다녀왔습니다. 매주 저의 든든한 동지였던 진희가 아픈 관계로 오랜만에 혼자 촛불집회에 갔는데, 이야기 나눌 사람 없이 혼자 있노라니 참여자 겸 구경꾼 같은 느낌이라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인상적인 깃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촛불집회 미니 연등 & 아이돌 응원봉
매주 촛불집회에 새로운 등불이 등장합니다.
이번주에 본 탐나는 촛불은 미니 연등이었습니다. 초롱 들듯이 들고 가시는데 밝기도 하고, 집에 걸어두어도 근사할 것 같습니다.
보다 눈에 확 띄는 것은 아이돌 응원봉이었습니다. 팬덤연대가 행진하는데 응원봉 포스가 엄청났습니다. 응원봉 하나 사고 싶어졌어요.
촛불집회 깃발
제가 가입해야 될 것 같은 깃발을 여럿 만났습니다.
독거총각 결혼 추진회, 따라가야 되나 망설였습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갔다가 다시 광화문 메인무대로 왔을때, 독거총각 결혼 추진회 깃발을 다시 만나 반가웠어요. (계속 따라다닐걸...)
그 때 더 시선을 사로잡는 깃발을 봤습니다.
무성애자 연대 깃발 입니다.
무성애자 연대 깃발을 따라 가다 보니, ' 한국 서른즈음에 비혼 무기력자 총연합' 깃발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한총연. 격하게 공감되는 깃발이었습니다. 내일 촛불집회에서는 독거총각 결혼 추진회와 한국 서른즈음에 비혼 무기력자 총연합 깃발을 따라다녀야겠어요.
혼자온 사람들 깃발, 민주묘총 깃발도 보고, 화분 죽이지 않고 키우기, 얼룩말 연구회 등 인터넷에서 보던 유명한 깃발들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볼때마다 설레는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깃발입니다.
유쾌하고 빵빵 터지는 깃발들 사이에서, 보는 순간 가슴이 저려오는 세월호 리멤버 0416 깃발과 유가족 행진도 있었습니다.
노란리본공작소에서는 횃불을 만들어 횃불시위를 하고 계셨습니다...
편해진 경찰 분위기
경찰버스 스티커 튜닝도 매주 볼거리 입니다.
의경을 국민품으로, 이러려고 의경했나, 의경 시위 동원 위헌 스티커 등이 있습니다.
새로운 스티커와 영화 포스터 버전도 등장했습니다.
최전방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옆의 분위기도 편해졌습니다. 몇 주 전만 해도 몸싸움이라도 날듯 서로 대치하는 분위기(▶︎2016/11/29 - 청와대 앞 폴리스라인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학교 축제에서 테두리 지키는 해병대 자원봉사자 같은 인상이었습니다. 대열도 조금 느슨해졌고, 사람들도 옆에 서 있든 말든 신경쓰지 않습니다. 경찰버스 위에 있는 분들은 콘서트 관람 자세 같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경찰들도 편히 돌아다니고, 시민들도 경찰에게 길 물어보고, 분위기가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1분 소등 & 임을 위한 행진곡
안전하고 편안한 분위기이기는 했으나, 결연함은 더해졌습니다. 탄핵안이 가결되어 진짜 축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폭죽도 쏘고 잠깐 축하도 했지만 이전보다 더 차분합니다. 탄핵안은 가결이 되었으나, 아직 즉각퇴진을 한 것도 아니고 비정상의 정상화가 다 이루어진것도 아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 1분 소등은 참여 못했는데, 이번에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1분 소등을 함께 했습니다. 1분 소등 후,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분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부르는데 눈물이 울컥 났습니다. 다시 불을 붙일때 서로 서로 빛을 나눠주는 모습도 찡했고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임을 위한 행진곡 떼창할 때 였습니다. 모처럼 제가 외운 곡이기도 해서, 목청껏 함께 불렀습니다.
너무 멋있어서 기념으로 소장하고 싶었는데, 촬영도중 추운날 제 몸을 너무나 아끼는 아이폰이 꺼졌습니다.
위로를 주는 사람들
지난 주에 이어 통인동 커피 공방에는 또다시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앞에서 보리차와 세월호 리본을 나눠주셨습니다. 걷다가 따끈한 보리차 한 잔 얻어 마시니 몸도 마음도 훈훈했습니다.
이솔키친 (이름이 헷갈립니다)에서도 따끈한 차를 내놓았고 화장실도 편히 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핫팩 무료 나눔도 받았습니다. 통인 커피공방 앞을 지나는데 핫팩을 나눠주셔서 하나 받았어요. 날이 워낙 추워 손에 쥐는 핫팩으로 손시림이 싹 가시는 것은 아니었으나, 마음은 따뜻해졌습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쪽에서는 수레까지 끌고 와서 핫팩을 무료로 나눠주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참 고마운 분들이어서 사진을 찍어뒀는데, 나중에 신문기사를 보니 슈퍼쥬니어 강인이었다고 합니다. 죄송하게도 못 알아봤어요. 다른 분들도 그저 핫팩만 받고 감사하다고 하면서 지나친 것으로 봐서 강인인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날이 추워서 모자, 목도리와 마스크로 감싼 사람들이 많아서, 강인이 아니라 제 친구였어도 못 알아봤을 수도 있습니다.
나눠주는 분 없이 종이컵과 피켓 종이가 박스 채로 놓여있는 나눔도 있었습니다.
다음주 촛불집회도 꼭 나가야겠다....
촛불집회에 혼자 와 있으니 촛불집회 혼참러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야기 나눌 친구가 없어 주위를 둘러봐서 그렇겠지요...
손에 드는 것 뿐 아니라 옷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보자기를 매고 온 몸으로 외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광화문에서 청와대앞까지 행진할 때 양쪽에 목발을 짚으시고 함께 행진하시는 분을 보며 찡했습니다....
추운 날, 휠체어 타고 나온 소녀도 있었습니다.
목발 짚고 행진을 함께 하시는 분, 휠체어를 타고 촛불을 든 소녀를 보니, 춥고 피곤해서 한 주 쉬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더욱이 이번주는 중고등학생 대학생들 기말고사와 졸업 논문 제출 기한이라고 해서... 저라도 더 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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