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홈피, 헤어진 남자친구 사진 잘 지우셨나요?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싸이월드 미니홈피, 헤어진 남자친구의 사진 다 지우셨나요?

스마트폰에서 싸이월드 어플(싸이월드 미니홈피 어플)이 있어서, 가끔 들어가 보긴 했어도 요즘은 미니홈피 관리는 안 한지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네이트에 접속하면 친절하게 댓글알리미 기능이 있어서, 저의 개점휴업상태 미니홈피에 누군가 들르면 알려주더라구요. ^^
그런데 얼마전, 흠칫한 댓글을 발견했습니다.
"헉! 이 사진이 아직도...
 이 사진좀 빨리 지워주게나~~ ^^:;;;"
굴욕사진 밑에 의례 달리는 댓글이었어서, 피식 웃고 무슨 사진에 남긴 댓글인지 살펴봤습니다.

허걱....  
얼마뒤면 결혼하는 친구가 아주 오래전 헤어진 옛 남자친구와 해맑게 끌어안고 찍은 사진이 제 미니홈피에 있었던 것 입니다. 더욱이 장소는 펜션... ㅡㅡ;;

친구의 댓글에 놀라 친구 사진을 지워주면서 살펴보니, 제 미니홈피 속에도 지금은 남남이지만 사진속에서는 꼭 끌어안고 있고, 뽀뽀하고 있고, 아주 다정스런 커플이었던 친구의 과거 커플 사진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 6년전, 그 이전 사진들이 그냥 있다보니, 지금은 커플이 아닌 친구들의 과거 애인 사진이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그 때는 별 생각없이 친구사진이 예뻐서 스크랩하고 퍼온 것인데, 지금보니 저 남자 누구였더라 싶은 남자와 친구가 다정스레 웃고 있는 사진들이 제 미니홈피속에 들어있어요.. ㅡㅡ;;
결혼하는 친구의 요청덕분에 다른 친구들의 옛날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들도 미리 삭제해주었습니다.
목록에서 이젠 헤어져서 남남인 친구커플들의 사진을 싹 정리하고, 뿌듯한 마음에 오랫만에 싸이월드에 담겨져 있는 옛날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그. 런. 데......

친구들의 과거 애인사진만 지워주면 되는 줄 알았더니, 친구 독사진을 보는데, 출처가 친구가 아주 먼 옛날 사귀었던 남자의 미니홈피입니다. 어쩔... ㅡㅡ;;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애인이었음을 짐작케하는 제목이나 멘트, 사진출처를 보고 사귀는 사이에서 올린 것이라는 것을 눈치챌겁니다.
친구의 행복한 연애를 위해 과거 커플사진만 지워준다고 해결되는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일일이 친구 사진 스크랩한 출처를 다 확인하기는 너무나 귀찮아서, 커플사진 지워준 것 만으로 작업을 마쳤습니다. ^^:;;;


미니홈피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경우, 애인과 사귈때는 온통 핑크빛에 애인과 뽀뽀한 사진으로 장식한 메인, 손발 오글거리는 스킨, 러블리한 배경음악으로 솔로 염장질을 하다가, 애인과 헤어짐과 동시에 미니홈피도 정리합니다.
보는 솔로의 입장에서는 "솔로부대 복귀 대 환영" 이지만, 미니홈피에 연애중이라고 광고를 하다가, 자기 손으로 애인과 찍었던 사진을 하나하나 지우는 사람은 가슴이 미어집니다.
지금은 헤어지고 남이 되었는데, 예전에 저렇게 좋았던 시절 사진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리는거죠.
옛날에 사귀던 사람과 찍은 사진들을 지우면서, 정말 끝이라고 이제 마지막 추억까지도 안녕이라면서 마지막 한 장 있던 사진까지 삭제를 누르고는  이제는 그 사람과의 추억의 사진이 모두 사라졌다며 울기도 합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어요...
친구들의 미니홈피 속에 잘 보존되어 있답니다.
트위터의 무한 RT만 무서운 것이 아니라, 미니홈피의 사진 스크랩도 이렇게 보면 참 무섭습니다.
스크랩에 스크랩을 또 할 수 있기 때문에 내 미니홈피에서 일촌에게만 열어두었던 사진이라해도, 일촌의 일촌을 통해, 정말 생뚱맞은 사람의 미니홈피 속에서 내가 웃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친구가 6년전 사귀던 헤어진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보고 놀라서 지워달라는 댓글을 보고, 친구들의 과거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정말 흠칫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지금을 추억하기 위해, 인터넷에 예쁜 커플사진들을 공유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 인터넷에 올라와 스크랩을 통해 퍼져나간 사진은 엎질러진 물보다 더 무서운 것 같습니다. 엎질러진 물은 증발해서 사라지기라도 하지만, 스크랩되어 엎질러진 헤어진 남자친구와 찍은 애정행각 사진은 5년이 지나도 6년이 지나도 어딘가에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요.

제 친구처럼 지독하게 주위 친구들 미니홈피를 다 확인하며 지워달라고 해도, 어디에 헤어진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이 또 남아있을지 모를일이죠...  애프터스쿨 가희 모드로  불타오르며 "지워주세요" 해봤자, 소용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헤어진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이 어디선가 튀어나오면 쿨하고 뻔뻔하게 대응을 할 마음의 준비를 하거나, 미니홈피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는 컴맹 남친을 사귀는 쪽이 빠를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애인과의 사진은 절대 인터넷에 올리면 안된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연애하면서 둘이 알콩달콩 놀다보면 자랑하고 싶고,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거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은 것이 또 사람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아뭏든, 오랫만에 미니홈피 한 번 열어보시고, 이제는 결혼해서 잘 사는 친구들의 가정에 파문이 일어날 과거 사진들을 삭제해주시는 자비를 베풀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한장당 500원씩 받아도 부자될지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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