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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백성현 차승원 황정민 주연에도 불구하고 구름낀 듯 답답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이 본 영화: 황정민, 차승원, 이준익,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황정민, 차승원, 이준익 감독님이라는 믿음직한 구성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원작 만화가 있고, 시사회를 보신 분들의 평도 괜찮은 듯 했고, 안 볼 이유가 없는 영화였습니다. 개봉 전부터 이번 주 개봉일에 볼 영화로 찍어두었고, 아리랑 시네센터라는 아주 괜찮은 극장까지 발견하여 보러갔습니다. 아리랑 시네센터는 시설도 좋고 쾌적한데다가 사람이 없었습니다. 친구와 둘이 전용관처럼 앉아서 보는 기분, 아주 좋았습니다. 앞으로 애용하게 될 듯 합니다. ^^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장인물 출연배우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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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알고보니 이 현대적인 얼굴의 모델간지를 내뿜는 청년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저는 황정민과 차승원까지 보고 영화 시놉시스나 줄거리 한 번 안 읽어보고 주저없이 갔는데, 주연이 황정민, 차승원이 아닌 한견주 역의 백성현이었습니다. 후줄근한 옷을 입어도 옷태가 나는 타고난 기럭지를 가진 듯 하고, 캐릭터가 나름 매력적이기는 한데, 이 분은 사극보다는 드라마에서 수트입고 매력적인 나쁜남자 캐릭터로 나오면 정말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눈을 즐겁게 하는 외모이기는 했지만, 영화의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써의 연기력이나 사극 발성, 감정선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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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던 황정민!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황정민은 정말 끝내주는 인물이었습니다. 봉사이나 도대체 어떤 비밀을 움켜쥐고 있는 인물인지, 속을 알 수가 없고, 또 어떤 능력이 있는 지 궁금하게 만드는 인물이었습니다. 혹시나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알고보면 눈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냥 봉사라기에는 특별했습니다. 영웅문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님이면서도 무술고수였던 캐릭터가 떠오르게 하는 무술 고수이자, 유쾌하고 즐겁게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웃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드는 황처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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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아쉬웠던 이몽학 역의 차승원입니다.
축복받은 기럭지의 잘생긴 외모를 넘어서서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던 차승원의 또 다른 매력을 기대했는데, 영화에서의 차승원은 참으로 평면적인 인물입니다. 국어책에서 배우는 고전의 전형적인 인물로 나오는 "성격이 일관되고, 상황에 따라 변함이 없는 평면적 인물" 딱 그대로 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고민도 없이 늘 같은 방식을 택하는 지루한 캐릭터입니다. 다음 상황에서 어떻게 할 지 너무 뻔해서 궁금하지도 않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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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기는 백지역의 한지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지혜는 언제 나오는거야? 싶더니만, 중간에 나와서 상당히 청승맞은 병풍역입니다.
한 마디씩 던지는 한지혜의 대사와 목소리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비중이 참 작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완벽한 병풍역할이나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마지막 대사에서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결국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출연하는 주조연급 배우들이 비주얼만 100점입니다. 감칠맛나게 제 역할을 해낸 것은 황정민 뿐이다 보니, 영화가 전반적으로 밋밋합니다.  배우들이 맡은 인물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를 않습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인상적인 칼싸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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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밋밋하고 평면적인 캐릭터들과 이어져,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내용이 상당히 읽힙니다. 원작 만화를 안 봤어도, 대충 다음에 이런 장면이 나오겠다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지루해집니다. ㅡㅡ;;
그러나 영화 중간 중간의 배꼽잡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동서인이 싸우는 조정의 골때리는 모습이나 (류승용씨의 변신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황정민이 세상을 조롱하고 짖궂은 모습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런 장면에서는 코믹영화 못지않게 웃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아주 볼만한 것은 전투장면입니다. 검을 겨루는 장면이 아주 실감납니다.
진검 결투 장면이 아주 생생하게 제대로 나옵니다. 진검에 관심이 많은데, 영화에는 나무지팡이 속에 검이 숨겨져 있는 호신용검, 손잡이가 어피로 되어 있는 검, 하얀 가죽이 아름다운 검 등, 탐나는 진검들도 가득 나옵니다.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칼싸움 장면이 아주 멋집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참 많은 의미를 품고 있는 영화입니다.
정치적인 색도 많이 보여지고, 중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 결국 마지막 결말이나, 각 세력간의 권력다툼에서 요즘의 현실이 싱크로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영화학 수업시간처럼 한 장면 한 장면을 뜯어보고 분석하는 입장이 아닌, 편안히 즐기고자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보니 영화가 구름낀 것처럼 답답합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의도는 대충은 알겠는데, 제대로 전달은 안 된 것 같습니다. 많은 것들을 전달하려면 인물들이 좀 더 매력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졌어야 할 것 같은데 밋밋하고, 이야기 구성도 말끔하지가 못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토론 필요한 맥빠지는 결말에, 중간중간 작은 웃음과 잔재미는 줬지만, 큰 웃음, 큰 감동이 없습니다.
가볍게 즐기려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생각하면서 보려면 생각할 거리는 정말 많은 영화인 듯 합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소원성취한 김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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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씨는 산울림의 가수이자,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편안하고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역할을 주로 해 왔습니다. 언젠가 김창완씨의 인터뷰를 보는데,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왕이 해보고 싶어요." 라는 답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폭군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왕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에 인터뷰를 진행하던 진행자나 관객들이 웃음을 터트렸었죠. 김창완씨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소망같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그런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김창완씨는 드디어 그 소망을 이루었습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보면서 계속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느끼게 해주었던 부분이었습니다. ^^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 라라윈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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