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갈등의 시작, 반찬 하나 때문에 시어머니에게 서운하고 빈정 상해?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시어머니에게 서운할 때, 반찬 하나 때문에 빈정 상해?

얼마 전 이혼을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혼에 앞서 친구가 스트레스 때문에 몹시 아파서 수차례 입원까지 한 터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5년여의 결혼생활을 반추하며 친구가 풀어놓은 이야기는 무척 의외였습니다.


"시어머니랑 같이 살면 가장 힘든게 뭔지 알아?"


음... 저희 엄마도 시집살이 경력이 화려합니다. 시어머니도 모자라 시이모도 모시고 살고, 제가 어릴적에 시고모 (저에게 고모할머니)들이 두어달씩 저희 집에 번갈아 묵으셨으니, 시집살이의 다채로운 국면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그 중에 무얼 이야기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가 하나 던져보았습니다.


"사람을 피곤하게 달달 볶는거?"


"아니야."


친구의 시어머니는 그렇게 며느리를 쥐잡듯 잡는 못된 시어머니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착하고 좋은 분이래요. 그런데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요? 시어머니랑 같이 사니까 아무래도 눈치보이는게 스트레스 였을까요?


"나 사실 밥 먹을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 받았어."


"응? 밥? 왜? 식성이 많이 달라?"


"식성 문제가 아니야. 아, 식성은 당연히 다르지. 그거야 어쩔 수 없고."


제 친구는 저처럼 요리고자가 아니라 요리를 무척 좋아하고 잘 하는 아이입니다. 그 친구가 저희 집에 놀러오면 저에게 뚝딱뚝딱 맛있는 것들을 한 상 만들어 주곤 했습니다. 그랬던 친구이니 시집가서는 얼마나 잘 만들었을까요.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시어머니와 많이 부딪혔다고 합니다.


우선 시어머니는 친구가 식사 시간에 요리 솜씨를 발휘해 뚝딱뚝딱 반찬을 만들어 내는 자체를 싫어하셨다고 합니다. 돈 아깝다고요.. 돈 아깝게 왜 매번 새로운 반찬을 만드냐고, 있던 반찬부터 다 먹으라면서 나무라셨나 봅니다. 여기서 있던 반찬이란 한 달 된 짱아찌, 김치, 젓갈 등의 장기 보관 숙성 반찬들을 말한다고 합니다.

제 친구는 집에서 자랄 때부터 매 끼니 전 또는 찜이나 찌개같은 메인 요리 하나, 샐러드 하나, 국을 만들어 먹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끼니에 메인 반찬, 샐러드, 국을 끓이는 것을 못 마땅하게 여기신 겁니다.


처음 며칠 간은 어머니에게 맞춰 짱아찌에 김치에 밥을 먹었다고 합니다. 먹고 싶은 음식들은 출근해서 점심에 사먹으며 버텼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힘들어 진 것은 친구가 임신을 하면서 시어머니와 계속 밥을 같이 먹게 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임신을 하니 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매 끼니 먹고 싶은 것을 챙겨먹으면 시어머니가 못 마땅하게 '얘는 참 사치스럽구나...'라고 조용히 한 마디씩 하셨다고 합니다. 먹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나 갈비찜이 너무 먹고 싶어' 같은 소리를 하면, 남편은 먹고 싶은거 있으면 해서 먹으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요.

친정 엄마에게 말하니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엄마가 해서 보내줄테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도닥이셨나 봅니다.


그래서 임신 중에 간장 게장이 너무 먹고 싶어서, 친정 엄마에게 해달라고 해서 받았다고 합니다.
친정 엄마가 넉넉히 해서 보내주셨는데, 시어머니는 간장 게장을 턱 김치냉장고에 집어 넣더니 점심 때 꺼내지를 않으셨다고 합니다. 귀한 반찬이니 아들오면 저녁에 같이 먹자고 하셨데요. 친구도 신랑오면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다고 합니다.


저녁에 드디어 간장게장을 꺼내자.

시어머니는 "이거 우리 OO이가 참 좋아하는데." 라면서 간장게장을 신랑 쪽으로 쓱 밀어 놓으시더랍니다.

그리고 게 딱지들을 부지런히 발라 죄다 신랑 밥그릇에 얹어 놓으셨다고 합니다.



'나도 간장게장 좋아하는데... 게딱지에 밥 비빈거 엄청 좋아하는데..... ㅠㅠ'


라는 생각에 그 게 딱지 하나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친정 어머니가 해 준 간장게장이 여러 마리라 게 딱지 하나는 먹었으나, 자신은 안 중에도 없고 신랑 반찬만 챙기시는 모습에서 정말 서러웠다고 합니다. 임신중인데다가 그 간장게장은 친정엄마가 친구 먹으라고 보내주신 것인데, 친구는 먹거나 말거나 친구 신랑만 챙기시는 것에 몹시 속상했다고 합니다.


물론... 친구가 그 게딱지 하나 때문에 5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낼 결심을 한 것은 아닐겁니다.

그러나 게딱지가 가장 결정적으로 수 년이 지나도록 기억에 남는 맺히는 일이었을 뿐이고, 반찬 하나 때문에 서운하고 빈정상하는 일은 늘 벌어지는 일이었나 봅니다. 시어머니, 신랑, 친구 이렇게 셋이 먹으려고 넉넉히 계란말이를 했어도 상차려놓고 잠시 정리하고 와보면, 어느 틈엔가 전부 신랑에게 주고 시어머니 드시고 나서 친구 몫은 없었다고 합니다.

밖에서 해결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집이라는 곳에서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는 매 순간이 스트레스 였다면.. 그 것이 어떨지 상상도 안 됩니다...


종종 우스개소리 반 진담 반으로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라는 말을 합니다.

제 친구는 먹고 사는 낙이 없이 어떻게 견뎠을까요...

고부갈등, 스트레스라는 것이 의외로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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