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여자친구가 성형미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요즘 버스 지하철이나 인터넷 광고창에는 성형수술 광고들이 넘쳐납니다.
정말로 수술만 하면 저만큼 예뻐질 수 있을까 하면서, 겁나서, 결과물이 걱정되어, 지금도 그럭저럭 만족해서, 성형수술에 별 관심없었던 여자들조차 마음을 동하게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광고에 나오는 분은 가히 페이스오프 수준인지라, 약간의 공주병을 기반으로 자신감이 충만해진 여자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저 지경(?)에서 꽃미녀가 된 것을 보면, 나는 좀만 고치면 연예인 얼굴이라도 될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원래 광고가 가장 심각한 상태에서 극단적으로 좋아지는 것을 보여주어 소비자를 현혹하는 면이 있긴하지만, 이만하면 광고는 대성공인것 같습니다.
나도 성형수술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더 쉽게 드는 것은 연예인들의 자수도 한 몫했습니다. 과거에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고쳤다며 부득부득 우기던 연예인들이 요즘은 '조금' 고쳤다며 자수하여 광명찾는 분위기죠.
페이스 오프 수준의 성형 대성공 사진들에, 연예인들의 비포 애프터 확실한 결과물, 성형에 관대해진듯한 사회적 분위기까지 더해지니 성형수술이 여자 입장에서는 더 호감으로 다가오는 면도 큽니다.
막연히 예뻐지고 싶다는 원초적 욕구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컴플렉스를 없애버릴 수 있고, 그러면 성형으로 예뻐지는 것도 좋지만 자신감도 더 생겨 성격에도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예뻐지고 자신감이 넘치게 되면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받게 될 것만 같습니다. 고로 성형수술만 하면, 개인의 콤플렉스와 스트레스의 근원을 없애고 자신감을 찾고자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구도 충족되고, 인간의 본능인 사랑받고 싶다는 사회적 욕구도 충족된다며 설득력있게 들리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대상에는 여러 사람들이 포함되지만, 그중에는 분명 이성도 포함이 됩니다. 남자가 입에 달고 사는 이상형이 "예쁜 여자" 라니, 성형수술을 해서 예뻐지면, 남자친구도 생길 것 같고, 다다익선일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이런 참으로 긍정적이기만한 꿈과는 달리, 남자는 여전히 성형미인 여자친구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입장인 사람도 많은가 봅니다.
여자들과 이야기할 때는 성형 뭐..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는거지.. 라면서, 시샘과 부러움이 얼룩진 수다거리로 애용하곤 하는데, 어느날 성형한 여자친구에 대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여친이 성형수술을 하여 상당히 예뻐진 성형미인이었는데, 여자들은 대부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남자친구는 몰랐었나 봅니다. 자기 여자친구가 진짜 예쁘게 생겼는데, 알고보니 다 뜯어 고친것이었다고, 성형 전 사진을 봤는데 너무 놀라서 몸서리가 쳐진다며, 여자친구에게 사기당한 기분이라, 여자친구를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듣는 제 3자 입장에서는 "고쳤어도 예쁘면 됐지, 바라는 것도 더럽게 많다.. ㅡㅡ;;" 는 생각이 들어,
여자들 화장발 이런거 다 알지 않느냐는 이야기로 위로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일시적인 화장발 보다 영구적인 성형이, 여자 얼굴의 진실에 대한 충격이 적지 않을까...
친구야, 여자의 화장발 너도 알잖아... 라며 이야기를 시작했죠..
대략 화장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이 정도...? ^^:;;;
니가 홀딱 반했다는 그녀의 긴 속눈썹은 대조동 공장 장인이 한땀한땀 수놓아 만든 인조 속눈썹.
그녀의 호수같은 눈동자는 써클렌즈...
물론 여자친구의 생얼이 이 정도.... 이기를 간절히 바라겠지만, 현실적으로 민효린같이 보송보송하면서 이목구비 또렷한 자연미인이 너와 사귈 확률은 로또보다 희박하다는 현실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화장발에 비하면, 네 여자친구는 성형을 해서 원판이 바뀌었기 때문에, 화장을 지워도 지금 그 미모 그대로다, 화장발로 잠깐 예뻐지고, 아침이면 다른 여자와 누워있는 것 보다 아예 원판 자체를 아름답게 바꿔준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헛소리 신공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친구는 생각보다 충격이 상당히 컸나 봅니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또렷한 쌍꺼풀이 알고보니 신의 창조뮬이 아니라 압구정 모 선생님 작품이었다는 사실이나, 홀딱 반했던 옆선이 실리콘 라인이었다는 사실에 상당한 배신감을 느끼나 봅니다.
(성형 전 얼굴이었으면 안 좋아했을거면서....)
성형 전 얼굴이었으면 안 만났을거잖아...
성형을 했건 안했건 예뻐서 좋아한거 아니냐고 되물으니 또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건 그렇다고 합니다. 성형수술을 했다고 다 예뻐지는 것도 아닌데, 자신의 여친은 정말 예쁘긴 하다며 좋답니다. 물론 얼굴을 떠나 성격도 좋고, 정말 좋은 여자라는 것도 안다고..... 그러나 2세가 걱정이라고 합니다.
한편 공감이 되다가 의아해졌습니다. 요즘은 결혼적령기에 만나서 사귀다가도 헤어지는 커플이 수두룩한데, 결혼할 생각도 없다면서 2세 걱정은 왜 갑자기 튀어나오는 걸까요.... "성형하면 지금은 괜찮은데, 2세가 걱정이지.." 라는 말은 농담처럼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성형으로 이만큼 예뻐졌으면, 2세가 엄마의 원판을 닮는다해도 성형후 결과물이 엄마만큼 예뻐질 수 있다는 보장일 수도 있습니다... ^^;;;;
하지만 무슨 말을 해도, 여자친구의 예전 사진을 본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충격을 이해해주기보다 저는 친구 탓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여자라 더욱 친구보다는 친구 여친 편으로 기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외제차에 돈을 잘 쓰기에 홀딱 반했는데 알고보니 외제차도 할부에 카드값은 태산이어서 완전히 속았다며 억울해 하는 경우, 분명 외제차나 돈 잘 쓰는 남자에게 반한 속물같은 자신의 탓도 있기 때문에 마냥 남자친구만 사기꾼으로 몰아가기는 어렵습니다. 어쩌면 분명 여자친구의 예쁜 얼굴에 상당히 반해서 사귀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성형미인이었다면 속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맞겠지만, 여자의 마음의 얼굴보다 손바닥만한 얼굴을 가장 많이 보았던 자신의 탓도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길가는 여자 얼굴을 보면서는 어떻게 저 낯짝으로 돌아다니냐며 성형이라도 하라고 10점 만점에 1점을 주면서도, 자신의 여자친구만큼은 자연미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인걸까요....
아니면 요즘은 성형을 했거나 안 했거나 별로 상관없다는데, 유독 그 친구가 유난을 떤 것일까요....
성형미인 여자친구...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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