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연애 시작도 못하고 차이는 이유
그러자, 미란다 왈
"제가 마음에 안 드셔서 그런거죠. 저도 다 느끼고 있어요."
"아니에요.. 당신이 맘에 들어요."
"그냥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남자답게."
"저..."
"괜찮아요. 제가 마음에 안드셔도 어쩔 수 없죠. 뭐. 솔직히 말해주세요. 이해할 수 있어요."
라고 하자...소개팅남은
"설사났어요!"
라고 하더니 도망가 버렸습니다. ㅡㅡ;;;
둘이 소개팅을 한 장소가 매운 음식점이어서 남자의 장이 부글부글해서, 호감가는 소개팅녀에게 이미지관리하고 헤어진 뒤 다음을 기약하려고 했던 것인데, 지나치게 쿨한 오바로 데이트 시작도 전에 산통을 깬거죠. ㅠㅠ
난 쏘~ 쿨해요..
그러니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를 분명히 해달라며 선수치는 것이 상당히 멋있어 보인다고 (혼자서) 생각할 수도 있긴 합니다. 이렇게 하는 편이 최소한 자존심은 덜 상하니까요.. ㅜㅜ
상황상, 미란다의 경우도 소개팅한 남자에게
"우리 커피 한 잔 더 할까요? 골목끝에 괜찮은 커피점 아는데.."
라고 했는데 남자가 바쁜 일이 있어서 오늘은 들어가 봐야 한다고 하니
"소개팅남의 바쁜 일 = 여자가 맘에 안 들어서 도망가는 일" 이라고 단정짓고
상처받은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지키기 위해서 더 쏘~ 쿨한척 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니가 괜찮긴 했지만, 너는 내가 별로였나 보구나.
난 이 정도 이해하는 쿨한 여자야. 훗.
이번 소개팅도 아님 말고..... ㅜㅜ
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번 소개팅도 망했구나.." 하면서 울지도 모릅니다.
소개팅이라고 해도 소개팅에 목숨걸고 이후 스케쥴을 싹 비워놓고 나왔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중간에 바쁜 일이 생겼을 수도 있고요.
그렇기에 상대방이 뭔가 둘러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서, 바로 공격 들어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둘러대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지만, 그게 솔직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쿨한척이 아니라 사람 말을 못 믿는 의심 많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별로인가봐요. 솔직히 말해주세요." 라는 소리를 듣는 입장에서도 곤란한 말입니다.
상대방이 완전히 별로였는데 직설적으로 말하는 성격이었다면, 별로냐고 묻기전에 이미 별로라고 말하고 집에 갔겠죠. 그런 말을 못하는 성격이기에 별로여도 집에 못가고 이미지관리 중인데, "별로냐? 솔직히 말해라" 며 몰아붙이면 더 싫어집니다.
그보다 고민스러운 것은 어떤지 잘 모르겠을 때 입니다.
첫 만남에서 종이 울리고, "운명의 이상형이 나타났다." 는 소개팅도 있다고는 하는데, 대체로의 소개팅은 백마탄 왕자와 여신 정도 나타나 줘야 눈에 찰까말까한 엄청난 기대치를 안고서 소개팅 자리에 나가서, 왕자도 공주도 아닌 서로에게 살포시 실망을 한 뒤에 조금씩 현실과 타협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 소개팅이 안되는 것은 기대감 때문?)
'완전 괜찮은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네...'
라면서 우선은 솔로탈출이 시급한 외로운 자신의 현실과 끊임없이 타협중일지도..
그렇기에 점점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중에, "별로냐? 솔직히 말하라"고 하면, 성급하게 입장을 정리해야 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천천히 더 만나보면서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볼 틈도 없이,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다."면서 연애도 바로 칼같이 정리하려고 드는 상대방의 감정선이 불편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로 별로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수도....
상대방이 무척 좋았는데, 그런 소리를 들어도 고민스럽습니다.
"내가 뚱했나?" 나는 상대가 마음에 들었는데 별로였냐고 묻는거 보니까 내가 별로인가봐." 하면서 되려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음에 안들면 바로 이야기하라는 말.
쿨하고 멋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런 말을 한다고 자존심이 지켜지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아니에요. 첫눈에 반했어요." 라면서 고백을 하는 대반전이 일어날 것도 아닌...
괜히 스스로 무덤파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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