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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어정쩡한 5인가족

· 댓글개 · 라라윈
저희 집은 원래 아빠, 엄마, 자녀 둘로 구성된 대한민국 표준 4인가족입니다. 그러다가 동생이 결혼을 하자 제부가 생겨 5인가족이 되었습니다.  새 식구가 생기니 가족 분위기가 바뀌면서, 더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예전보다 식구들이 더 자주 모이고, 더 자주 나들이를 다니고, 더 많은 일을 함께 합니다.그러나 4인가족일 때는 몰랐는데, 5명은 뭘 해도 어정쩡할 때가 많았습니다.. ^^;;;;



5인승 자동차라도 한 명 자리는 어정쩡..
 
저는 훈훈하게도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앉아 다닙니다... ^^;;;;


식당은 대부분 4인기준이라 너무나 어정쩡..


대부분 식당은 4인기준으로 좌석이 마련되어 있고, 셋트메뉴를 판매하는 음식점의 경우는 4인 기준으로 주문을 받기도 합니다. 성인 다섯명이 식사를 할 때는 참 애매하더군요..

성인 다섯명의 경우 테이블을 두 개를 잡고 2명, 3명 나눠앉기도 하지만,  음식을 먹는 것보다 식구들이 모여앉아 이야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났을 때나, 두 테이블로 나눠 앉기 어려운 상황일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 테이블에 앉게 되면, 참으로 훈훈하게 저는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도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서 어딜 다니거나, 자거나, 밥 먹거나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릴 적에도 그래 본 적이 없는데,  다 커서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앉아 있으니 참 어색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한 쪽 귀퉁이로 가면 안쓰러워 보이는지 굳이 저 자리에 앉으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어린애마냥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


제가 혼자 있거나, 귀퉁이에 있으면 유난히 안쓰럽고 외로워 보이나 봅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저를 혼자 두지 않으려고 애를 쓰시는 것 같습니다.  커서 가족 모두에게 챙김을 받고 있으니 갑작스레 애기가 되고 막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원래 그런 상황이면, 시집 안간다고 구박받고, 놀림당하는데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하는 분도 계십니다. 덧붙여서  "그런 상황이 싫으면 빨리 시집가..ㅋㅋㅋㅋ" 하는 따뜻한 덕담(ㅡㅡ;;)도  해주시곤 합니다. 다섯 식구가 된 덕에 더욱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아빠의 생신을 맞아, 가족여행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식구들 모두 시간이 일치되는 날이 한 주밖에 없었는데, 저만 시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부와 동생, 엄마, 아빠만 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그렇게 네 분이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길래 저 신경쓰지 말고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빠지면 안된다며 식구들이 난리였습니다. 동생은 계속 전화가 와서, 어떻게든 시간을 내 보라며 "언니 빠지면 다 안간다고 하셔. 언니가 빠지면 가족여행의 의미가 없어...." 하며 저를 설득했습니다. 저도 상황이 어쩔 수 없었어서 그냥 그렇게 가족여행은 무산되었습니다.
그 주말쯔음  엄마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이번 주에 서울 와?"
저 때문에 가족여행이 무산된 것이 죄송스러워서 일 마치고 늦게라도 집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뒤 이어 들려오는 엄마의 말씀...
"이번 주에 너무 멀리 여행가서 밍기는 못 데려가는데... 그러면 주말 내내 밍기 혼자 있어야 되잖아.. 너 일끝나고 서울 와서 밍기랑 같이 있으면 좋겠어서..."
".................................. ㅡㅡ;;;;"
음.... 저 신경쓰지말고 아빠 생신기념 가족여행이니 꼭 다녀오시라고는 했어도, 정말 저를 빼고 가신다니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늦게라도 여행지로 합류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은 벚꽃보러 가시고, 저는 강아지와 함께 집을 보라니........ OTL
제가 빠지면 다시 4인가족으로 짝이 딱 맞게 되는 상황이 되니, 저도 짝을 만들어 짝이 잘 맞는 6인가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5인가족은 짝이 안맞는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4인가족이었다가  5인가족이 되니, 재미있는 일도 있고 여러가지 느끼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 체감한 것 하나는, 장소나 상황에서 성인 다섯은 참 어정쩡한 상황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원래 가족이 다섯명이신 분들은 다섯식구의 어정쩡한 상황들을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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