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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만 타면 느끼게 되는 죄책감 3가지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일상 이야기 : 지하철에 타면 느끼게 되는 죄책감

지하철이 시간약속 지키기와 만날 약속정하기도 좋고, 지하철에 타면 눈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책을 읽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특히나 운 좋게 자리가 있어 앉아서 가는 날은 더욱 행복합니다.
그런데 지하철에 있으면 상당히 불편한 것 중 하나가 이상하게 제가 죄인같은 느낌이 듭니다. ㅡㅡ;;



1. 자리 양보에 눈치보게 만드시는 어른들

노약자석에서 텃세부리시는 고약한 할아버지 때문에 호되게 당한 적이 있습니다.
노약자 석에 자리가 텅 비어있고 짐이 너무 많길래 앉았는데 옆의 할아버지가 제 옆에 바짝 붙어앉더니 허벅지를 자꾸 부비면서 제가 한쪽으로 붙어앉자 점점 더 옆으로 다가오면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으셨습니다. 젊은 여자에게 어떻게든 허벅지라도 부벼보실 생각인 것인지, 자리도 넓은데 왜 그러는지 몰라, 왜 그러시냐며 일어났더니 "젊은 년이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꼴이 마음에 안드셔서 그랬다."고 합니다. ㅡㅡ;;
노약자석은 비어있어도 앉으면 안 된다고...
 
그 고약스러운 할아버지의 텃세를 겪고 난 뒤로는, 노약자석이 비어있는데 일반좌석에 앉아있는 젊은 사람 앞에 턱하니 서시는 어르신이 얄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그러시는 것은 아니겠지만, 노약자석은 노약자석이라며 비어있어도 절대 앉으면 안 된다 하면서, 노약자석을 비워놓고 다른 자리에 앉아있는 젊은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모습에 삐딱한 마음이 드는 것 입니다. 어르신들을 우대해 드려야 되는것이 맞긴한데, 그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공경심이 아니라 젊은이들은 다리 아프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고 무조건 양보하는 사람이라는 식이 괜히 마음이 꼬였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제 앞으로 또는 반경 1m 이내에 어르신이 서계시면 미치도록 불편합니다.
컨디션 좋은 날은 선뜻 일어나겠지만, 다리아파 죽겠어서 자리가 없다면 바닥 한 쪽이라도 웅크리고 앉고 싶고,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택시타고 싶던 날은 정말 일어나기 싫습니다. 안 일어나도 그 어르신이 다른 자리에 앉거나 내리거나 할 때까지 마음이 심히 불편하면서, 제가 "지하철의 싸가지없는 젊은 것"이 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2. 도와야만 될 것 같은 불우이웃

지하철에서 또 마음을 몹시 불편하게 하는 분들은 너무 많은 도움 요청입니다.
바로 옆을 지나며 도움을 청하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 한 켠이 짠하면서도 티끌모아 태산일지도 모르지만, 저 분들도 직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그런 분들 볼 때마다 기부했지만 그런 분들은 줄어들지를 않고, 알고보면 그 분들이 지하철로 출근하신다는, 저보다 부자라는 흉흉한 괴담만 늘었을 뿐 입니다.
게다가 쓸모없는 허접한 손수건이나 볼펜을 떠 안기며 돈을 요구하는 순간에는 또 삐딱한 감정이 듭니다.
 
도움도 돕고 싶어서 우러나서 해야되는데,
왜 도움이 마지못해서라도 해야되는 의무가 되어야 되고, 마음이 안 기쁜 일이 되어 버렸는지 또 떨떠름해집니다.
그렇게 지하철에서 제 옆을 지나치는 도움의 손길이 많아질수록, 못 본 척 한 횟수가 늘수록 죄책감도 늘어갑니다.


3. 쫒아버리고 싶은 지하철 꼴불견

저도 친구와 아는 사람과 함께 지하철을 타면 신바람나게 수다를 떨고, 가끔은 혼자 음악에 취해 헤드폰 밖으로 음악소리가 새는 것도 모른 채 듣기도 하고, 정말 늦어서 눈썹이 휘날리는 날에는 지하철에서 화장도 해 봤습니다.
그러나 제가 할 때는 모두 정당한 이유가 있는 행동이지만, 남이 하면 모두 꼴불견이라 눈 뜨고 못 보겠습니다.
특히 혼자서 관찰자 시선이 되어 볼 때, 다른 사람이 주위 신경도 없이 듣기싫은 수다를 떨고, 듣기싫은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상관없이 혼자 음악에 취해 있고, 앞에서 신부화장을 하고, 옆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면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그 보기 싫은 꼴을 견디면서 혼자서 마음이 뒤틀립니다.
우선은 꼴불견을 보면서 마음이 뒤틀리니 짜증이 나고,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나 역시 그러면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인지, "똥묻은 개가 재 묻은개 나무란다."는 것처럼 내가 하는 꼴은 보지 못한 채 나에게는 자비롭고 남에게는 엄격한 것은 아닌가 싶어 이래 저래 기분이 상하면서 제가 남탓만 하는 나쁜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듭니다.


이래서 지하철에서는 안 보고 안 들을 수 있도록 음악과 책이 필수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귀를 막고 안 듣고, 눈을 막고 동영상이나 책만 보면 괜히 나도 모르게 나쁜 사람이 되는 상황을 조금은 피할 수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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