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빨리 잊는 법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헤어지고 빨리 잊는 법

헤어지고 빨리 잊는 방법, 이딴게 있을리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헤어지고 빨리 잊는 묘약이나, 더러웠던 일 빨리 털어내는 방법, 트라우마 털어내는 획기적 방법이 있다면 대박 났을텐데 없으니까 지금껏 "시간이 약이다" 라는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어왔어요. 그러나 겪어본 사람은 다 알듯이 시간이라는 것이 효과 빠른 약이 아닙니다. 죽도록 아프고 나서야 낫는것이라 약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제가 저를 대상으로 탐구해 본 결과, 헤어지고 최대한 빨리 잊는 법이 있긴 했습니다. 아주 뾰족한 방법은 아니나, 고통의 시간을 압축해서 줄일 수 있습니다.



절대 잊지 마세요, 계속 생각하세요.

헤어지고 빨리 잊으려고 들면 코끼리 효과가 납니다.

"지금부터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세요. 코끼리 말고 다른 동물을 떠올리세요." 라고 하면 코끼리만 생각이 납니다.

코끼리 뿐인가요, 밤에 냉장고에 넣어놓은 야식거리가 생각날 때 '참아야지, 지금 먹으면 안 돼. 음식 생각하지 말아야지, 딴 생각해야지.' 라고 하면 냉장고에 있는 야식거리만 생각이 납니다.

헤어진 사람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자체가 되레 헤어지고 절대 못 잊게 만드는 것 입니다.


반대로 "난 절대 잊지 않을거야" 라면서 계속 그 사람만 생각하고, 잠도 자지 않고 그리워하고, 밥도 안 먹고 계속 헤어진 사람 생각만 하면 다릅니다. 개인의 체력에 따라 다르나, 한 일주일 정도 잠 한 숨 안 자고, 안 먹고 (일부러 안 먹지 않아도 잠을 안 자면 입맛이 떨어집니다), 그러면서 매일 출근해서 일하면 몸이 못 버팁니다.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또는


'이러다 내가 짤리겠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도 사정을 이해해 주는데, 한국의 업무 구조상 어떤 사람이 멍때리고 제 몫을 못하면 옆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며칠 지나면 회사 사람들도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정신차리라고, 언제까지 멍때리고 그러고 있을거냐고,

좀 더 지나면 냉정한 소리도 나옵니다.


"사정은 알겠는데, 그 사람이 너더러 잠 자지 말고 계속 생각하라고 한 것도 아니잖아? 니가 니 마음 못 다스리는거지. 응?"

"정신차려. 너만 실연 당했니? 다 그런 경험 있는거지. 실연 당했다고 다 너처럼 굴면 망해."


물론 순화된 말이고, 현실에서는 쌍욕을 듣기 십상입니다.

절대 헤어지고 잊지 말고, 잠도 자지 말고, 밥도 먹지 말고 생각하다 보면 회사에서 짤릴 것 같아 애인보다 내 앞가림이 걱정이 되거나, 회사보다 앞서 나의 저질체력 몸뚱이 버티지 못해 진짜로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가 찾아 옵니다. 아주 저렴한 체력인 경우 2~3일 정도만 잠을 못자도 미칠 것 같고, 1일 굶기도 힘듭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생각하세요. 이러다 죽겠다거나 짤리겠다는 각오(?)로 계속 그리워 하세요.

절대로 잊으면 안 돼요! 오로지 헤어진 그 사람만 생각하세요.



할 수 있는건 다 하세요.

게임을 끊는 방법도 비슷합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게임을 해보면, '내가 미친놈이구나' 하는 깨달음이나 배고픔, 기력없음 등의 생리적 문제가 먼저 발생합니다. 어느 순간 눈을 감아도 눈 앞에 게임 영상이 둥둥 떠다니고, 게임 음악이 귓가에 맴돌고 뭔가 정신이 이상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미드나 애니에 미칠때도 며칠동안 계속 그것만 보노라면 어느 순간 머리가 아플 지경에 이릅니다. 이처럼 지치도록 울고, 친구 붙잡고 이야기하고, 전화도 해보고, 할 수 있는건 다 해보는 겁니다.


먼저 펑펑 울어 보세요. 이거 생각보다 힘듭니다. 특히 엉엉 소리내어 오열하는건 10분 이상 지속하기 힘들어요, 보통 체력이 아니더라고요. 소리없이 눈물만 졸졸 흘리는 것도 30분 이상 지속하기 힘들어요. 눈이 따가워지거든요. 그래도 울면 해결될 것처럼 울어 보세요.


미웠던 점이 있으면 욕이란 욕은 다 해보고, 잘못한거 서운한거 진짜 싫은거 다 적어보고, 좋았던거 그리운거 다시 만나고 싶은거 등등도 다 생각해보세요. 막연하게 헤어지고 그리워 할 때는 기억력이 대폭발하면서, 연애소설 수 십권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힘들었던 것, 좋았던 것 적어보면 허탈할 정도로 별거 없습니다. 그냥 생각하지 말고 꼭 적어보세요. 그냥 생각하면 막연하게 다 좋았던 것 같고, 추억이 엄청난 것 같은데, 적으면 달라요. 심하면 욕할 것은 열댓개 있으나, 좋았던 것은 3개 적기도 힘들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천천히 다 적어 봤는데, 좋았던 것이 너무나 많다면 바지 가랑이라도 붙잡고 매달려야 합니다. 막연히 "너 없으면 못 살 거 같다" "내가 다 잘못했다." 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좋았던 일을 하나 하나 짚어서 말하는 것이 상대의 마음을 돌리는데 쬐금이나마 효과가 낫습니다.


정리고 뭐고 붙잡고 싶으면, 상대가 되레 튕겨 나가지 않을까, 나에게 영영 질려버리지 않을까 걱정하지 말고, 맨날 전화해서 널 못잊겠다고 하고, 카톡 차단했어도 혼자서 장문의 글 써서 보내고, 선물도 보내보고 (카톡 차단해도 선물함을 볼 수는 있으나 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메일도 써보고, 찾아도 가보세요.


헤어진 사람 마음 돌리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다면 친구라도 괴롭히세요. 친구 붙잡고 맨날 얘기하세요. 헤어진 사람에 대해서. 저의 실험 결과는 굉장히 참을성 있는 친구, 마음이 바다 같은 친구도 보름 넘기기 힘듭니다. 지긋지긋하게 계속 이야기를 하면 "고만 좀 해. 그렇게 못 잊겠으면 연락을 하던가. 아니면 잊어 버리던가. 아 쫌, 그만해. 지겨워!" 라며 성질을 냅니다. 한 친구가 지치면 친구를 바꿔가며 또 다른 친구를 붙잡고 하소연 하면 됩니다. 매일같이 얘기를 하다 보면 한 달 정도 하면 레퍼토리도 없고, 말하는 스스로도 지겨워 집니다. 똑같은 말 100번 하니 스스로 짜증나요.


내가 생각해도 미쳤다


싶을 정도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나면, 내려놓게 됩니다. 할만큼 해도 안 된 거잖아요.

헤어지고 못 잊는 사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사귀는 동안에도 한 것이 없고, 헤어지고 나서도 한 것이 없다는 것 입니다.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 때 내가 빨리 전화했으면 다시 사귀게 되었을까?' '그 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고 정말 시간을 준게 문제였을까' 같은 가정법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상상)만 하며 후회하는 겁니다.


미쳤다 싶을 정도로 다 해보세요.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만큼요.



이 방법의 효과

좀 허무하게도 잠 안 자고 생각하고, 밥 안 먹고 생각하면서 '이러다 내가 죽겠다' '이러다 회사 짤릴지도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드니까, 제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헤어지고 빨리 잊는법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가 되니, 에너지도 없고, 저의 사랑이란 저의 목숨보다 귀중하진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죽고 나면 사랑이 다 무슨 소용이에요. 아니, 그보다 앞서 나 싫다고 간 사람, 내가 아프고 괴로워하던 말던 발 뻗고 편히 자고 있을 사람을 위해 죽는다는 것 자체가 바보 같습니다. 목숨을 바칠만한 데다가 바쳐야지, 아무데나 바치면 너무 가치가 없어 보이잖아요.

헤어지고 못 잊는 쪽은 상대방의 마음도 자신과 같기를 바랍니다. 때론 상대도 같은 마음일거라 착각도 하고요. 현실은 다릅니다. 헤어지자고 한 쪽은 미리부터 마음의 준비 또는 새로운 인연 준비가 끝나 있습니다. 덜 아파요.

이토록 힘든데 상대는 잘 지내고 있을 생각하면 약이 오르기까지 합니다. 너무 힘드니까 다시는 연애 안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런 마음을 '알아 줄' 사람을 만나 제대로 사랑 한 번은 해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즉, 이 방법은 헤어지고 '쉽게' 잊는 법이 아니라, 오랫동안 고통 받고 괴로울 것을 한방에 당겨서 몸과 마음을 혹사시켜 빨리 털어내는 것 입니다. 잔잔하게 오래도록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그리워하고 잊는 겁니다.

잊지 마세요.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때까지, 스스로 생각해도 미쳤다고 생각이 들 때까지, 안 해 본 방법이 없다 싶을 때까지 적극적으로 그리워 하세요. 절대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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