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생각거리: 곳곳에 문닫는 은행, 은행 지점 폐쇄 이유는 뭘까?
오랜만에 수술 치과에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목 좋은 논현역 1층에 자리잡고 있던 은행이 사라지고 그 곳에는 "임대" 라는 글자만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은행 합병으로 지점이 없어지는 것은 봤어도, 멀쩡히 있던 은행 지점이 갑자기 없어지는 경우는 처음 봐서 의아했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임대업 계산할 때 1층에 은행이 있으면 노다지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은행 점포나 ATM은 거의 이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따박따박 돈을 내는 최고의 세입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은행이 빠지고, 넓은 1층이 휑하니 새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이상했습니다.
다음으로 깜짝 놀란 것은 이대역이었습니다. 이대역 4거리의 더없이 목 좋아 보이는 자리의 우리은행 ATM 지점도 나가고 임대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이대역 4거리에는 이용하는 손님도 많았을 것 같은데, 왜 우리은행 ATM 지점 폐쇄를 한걸까 갸우뚱했습니다.
다른 동네 이야기가 아니라 저희 동네에도 새마을금고 지점 하나가 사라졌었네요. 벌써 3월에 문 닫았던 모양입니다.
유리 안쪽을 기웃거려보니 ATM기가 있던 자리가 휑하게 남아 있습니다. 여기도 임대문의만...
강남역 인근 지나면서 삼성전자 옆 건물에 '임대료 할인'이라며 강남역 사거리 임대료까지 큼지막하게 붙여 놓은 것. 종로2가 YBM 옆의 4층 건물을 다
쓰던 할리스 커피가 예전 맥도날드 자리로 이사하고, 전체 건물이 휑하니 새 주인을 기다리는 것. 등도 충격이었는데, 곳곳에서 은행이
없어지는 것이 제일 놀라웠습니다.
수 년전 수업시간에 향후 전망 이야기 할 때 "은행이 위험할 수 있다, 비대면 업무로 바뀌면 일자리가 줄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는 지점 없는 은행도 있다" 등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냥 학자들의 예측이라 생각되었을 뿐, 설마 은행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제 눈으로 은행지점폐쇄하고 휑하게 임대문의만 나부끼는 것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은행 지점 폐쇄,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던...
저는 최근에 갑자기 은행들이 없어진 것처럼 느껴졌는데, 검색해보니 이미 은행 지점을 줄여나가기 시작한지 3~4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시티은행의 경우 2014년도에 매주 수요일마다 5~10개씩 은행 지점을 없애서, 근로자들이 은행 지점 폐쇄 금지를 법원에 신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은행 지점 폐쇄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벌써 3~4년 되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대체 은행이 없어지는 이유가 뭔지도 궁금했습니다.
출처 : 아시아투데이. 2015. 4. 3. 저금리 후폭풍 "지난해 은행 지점 141곳 폐쇄"
저금리로 인해 수익이 악화되어 비용이 많이 드는 은행 지점을 없애서 수익성 개선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시대적 핀테크 흐름에 맞춰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대신 얼굴보고 처리하는 은행을 줄이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2014년도에도 141개 지점이 없어졌고, 계속 없어지다가 제가 지나다니던 목 좋은 곳에 있던 은행까지 없어지자 '은행들이 없어진다'라는 것이 체감된 것인가 봅니다.
비대면 은행, 기계가 통장개설, 카드 발급도 해주고, 명절 연휴에도 근무?
올해 12, 13 임시공휴일 지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부는 이미 12, 13일에 쉬기로 했다고 합니다. 오늘 은행 갈 시간을 놓쳐서 혹시 은행도 12, 13 임시공휴일인거 아닌가 싶어서 검색을 해봤더니 "신한은행은 추석 연휴에도 영업한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 뉴시스. 2016. 9. 1 "신한은행 추석 명절에도 은행 업무 보세요"
은행이 없어지는 것도 의아한데 원래 칼같이 쉬는 날 지키던 은행이 명절에 영업이라니 더욱 의아했습니다. 기사를 천천히 읽어보니 은행원이 근무하는 것은 아니고 디지털키오스크라는 기계가 명절에도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생긴것만 봐서는 기존의 ATM기와 큰 차이를 느낄 수가 없는데, 주요 서비스를 보니 기계에서 통장,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기계에서 통장이월, 체크카드 신규 발급, 추가 발급, 보안카드 발급이 가능하다니! 심지어 시간도 밤 9시까지 가능합니다. 4시 전까지 헐레벌떡 뛰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은 몇 개 지점에만 설치된 것 같으나, 기계가 직원을 대신하는 날이 점점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머잖아 제가 어릴적부터 그 자리에 있던 은행이 사라지고, 대신 명절에도 일하는 기계 은행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주 전에, 수강신청 때문에 뜻밖의 세대차이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40대이신 분이 제게 "수강신청 기간이냐?" 라고 물으시길래, 저는 이제 수료했으니 남의 일처럼 "그런가보죠." 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근데 수강신청을 왜 인터넷에서 찾아? 우리땐 종이에 적어서 냈는데..." 라는 겁니다.
제게 수강신청은 컴퓨터에서 신청을 하는 것으로, 스피드를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수강신청 서버 열리는 날 시작과 동시에 들어가지 않으면 인기있는 교양수업 같은 것은 들을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수강신청을 종이에 써서 사무실에 낸다니. 정말로 문화충격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말을 못하고 있는데, "우리때는 학교 홈페이지도 없었어." 라고..... ;;;;;
어쩌면, 십여년 후에는 "예전에는 은행가서 서류 다 적어 냈어." 라는 이야기를 하면 세대차이가 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이 됩니다....
- 대체 돈은 누가 버나? 조물주 위 건물주 수입도 별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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