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있는 여자는 도를 아십니까 작업 대상?

라라윈 일상 이야기 : 혼자있는 여자는 도를 아십니까 도인들의 작업 대상?

종로 파고다 어학원에서 강의를 들어서 주말이면 종로에 갑니다. 종로에는 주차시설도 여의치 않고, 학원 가는거라 여유롭게 버스타고 가서 산들산들 걸어서 현란한 종로거리를 활보해주고 있는데, 주위에 스마트 디바이스 잔뜩 있는 랏츠샵도 있고, 4층짜리 다이소도 있고, 눈요기거리들이 많아 행복합니다.
혼자 걸어도 왠지 분주한 도심을 걷고 있는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저의 행복한 산책을 잡치는 분들이 있어요.
종로 길바닥에 도를 아십니까.. 하는 분들만 수십명이 깔려있는건지.. 종각부터 종로2가까지 걷는 동안도 두어명 이상은 만나게 됩니다.

혼자있는 여자는 도를 아십니까 타겟?


고전적인 "얼굴이 밝아보여요. 얼굴에서 광채가 나요."는 이제 지겹고요.
하도 자주 만나서 그런지 그분들의 야릇하게 흔들리는 눈빛과 "저기요.." 만 들어도 알것 같습니다.


더욱이 요즘은 날씨도 무덥고 혼자 있어도 끈적끈적해서 연인이라도 스킨십이 싫을 판에,
때때로 주먹 날리고 싶은 스킨십 시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ㅡ,,ㅡ;
종로 길바닥에서 덥썩 팔목을 잡으면서 저기요.. 얘기좀 하실래요? 라면서 도인님들 특유의 이상야릇한 시선으로 쳐다보는데, (사람에게 이러면 안되지만) 그 손길이 몹쓸 병균이라도 옮는 기분입니다.
홱 뿌리치면서 보는 앞에서 불쾌하다는 표시로 잡았던 곳을 탈탈 털어내봐도, 상대의 온기가 약간 남는 것 조차 상당히 불쾌합니다.

바쁜 일이 없어도 바쁜 것이 도시인의 삶인 것인지.. 매일을 쫓기며, 뭔가 해야되는데 하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에 쫓기면서 살다가, 잠깐 종로의 길을 걸으며 여유에 잠기는 그 시간조차 방해받는 자체가 분노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들과 마주친 그 30초도 안되는 시간 이후로 혼자 10분은 부글부글 짜증이 나는 것 같습니다. (뒤끝 백만단... ㅜㅜ)

그리고, 도인들도 점점 진화 합니다.
집에 찾아오는 도인의 진화는 이미 눈치챘는데, (- 설문조사인 척하며 집으로 들어오는 "도를 아십니까?")
길에서도 도를 전파하는 멘트가 나날이 진화하네요.


초보 레벨 : 도를 아십니까?

이건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죠. 여기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저는 절다니는데요. 교회다니는데요." 등도 있고, 도를 아십니까 여자가 예쁘면 더 설명해달라며 꼬신다는 이야기도 있고,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있죠.


다음 레벨 : "인상이 너무 좋으세요. 얼굴에서 빛이 나세요."

이제는 "네. 저도 알아요." 라고 하면서 쓱 지나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지겹죠.


상위레벨 : "저 OO동 가는 길 아세요?"

친절한 라라윈씨 한 번 되어 보겠다고, 이런 질문에는 대답을 해주려고 애쓰는 편 입니다. 제가 죽음의 길치이기 때문에 동변상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 다음 말이 이상합니다. 보통 길치는 자기 목적지 가는데 혈안이 되서 진땀 흘리기 때문에 길 설명 듣느라 정신이 없는데, 이 냥반들은 목적지 가는 법을 듣는 것이 아니라 되려 질문을 하며 대화를 시도합니다.

"어디 가세요? 그쪽 사세요?"

(뭐지.. 길 물어보더니 남의 신상은 왜 털까요? ㅡ,ㅡ;)

"이렇게 저렇게 가시면 되요. 안녕히 가세요."

"저기요. 가는 길에 얘기 좀 해요."
(뭘까요.. 남자면 작업거나 싶어 공주병 출동하며 좋아라도 하겠지만 아줌마 왜 이러심. 전 아줌마 취향은 아닌데..)


길을 모른다고 했을 때도 가관이었습니다.
"OO동 가는 길 아세요?"
"죄송해요... 잘 모르겠어요. 저도 길치라... ^^;;"
"왜 몰라요?"
(ㅡ,,ㅡ; 뭐임. 너는 왜 몰라서 묻는데.)

"이 동네 안 살아요?"

(그럼 종로 상가에 살겠냐? 여긴 상업지구라고. 거주지역이 아니라고.)

"네. 죄송합니다."
라며 수상해서 재빨리 가던길을 틀어 그 사람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어디 가세요?" 라면서 따라오면서 말을 시킵니다. ㅜㅜ
이런 도인들 몇 번 만나니, 그 다음에는 길 물어봐도 대답하기가 머뭇머뭇 거려질 때도 좀 있었습니다. ㅜㅜ


변형된 상급 레벨

그리고 어제는 또 새로운 버전의 도녀를 만났습니다.
친구가 안오길래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뒤쪽에서 부릅니다.
"저기요. 남이라서 이런 얘기 안 해주려고 했는데.. "
라면서 제 뒤를 슬쩍 쳐다봅니다.
혹시나 옷에 뭐가 묻었나 싶어서 무슨 얘기인지 귀기울였습니다.
여자들 사이에는 가끔 상대방 여자의 칠칠치맞은 어떤 점을 그냥 못 넘기고 알려주는 분들이 계시길래, 그런 경우인가 싶었어요. 엉덩이에 뭐 묻었나. 등에 뭐 붙었나 라면서 저도 두리번 거리는데, 여자가 좀 더 은밀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저기.. 그냥 얘기 안하고 지나칠까 했는데... "

잠시 생각에는 엉덩이나 제 몸에 뭐라도 묻은 줄 알았습니다. ㅡ,,ㅡ;
생리기간은 아닌데 혹시 엉덩이에 생리혈이라도 묻히고 있어서 남사스러워서 조심스럽게 얘기하나 잠시 고민했죠. 그리고 성질이 급해서 빨리 다음 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말만 세 번은 더 합니다.
"이런 얘기 해줄까 말까 하다가 해주는건데..."
"네, 그러니까 뭔데요?"
라고 했더니 몹시 뜸을 들이더니
"지금 본인이나 가족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에요.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알.아.요."

라며 돌아서 버렸더니, 오히려 그 도녀가 더 기분나빠합니다. ㅡㅡ;
왜 가만히 서있는 사람에게 습도 높고 더운날 짜증나게 해놓고는 자기가 기분나빠 하는 건지... 적반하장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었습니다. 친구가 늦게 나와 한 30분을 서 있는데, 그 사이 그 도녀는 수십명의 사람을 따라다니며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둘이 있을 때면 도인들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는데, 유난히 혼자 다닐때나 혼자 기다릴 때 도를 아십니까의 도인, 도녀들의 접근이 많은 것을 보면, 그들도 혼자있는 여자가 상당히 만만한가 봅니다. ㅠㅠ
아니면 혼자있는 여자가 도를 아십니까의 주요 타겟인걸까요? ㅜㅜ
길 다니기 무섭다는... (무서운것 보다는 짜증이....)


살다보니 만나는 독특한 사람들- 설문조사인 척하며 집으로 들어오는 "도를 아십니까?"
- 차를 들이받더니 차 한 대 사준다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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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 소리에 울컥했던 이유 - 여자가 싫어하는 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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