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소리에 울컥했던 이유 - 여자가 싫어하는 호칭

라라윈 일상 이야기 : 누나 소리에 울컥했던 날...

때때로 뜬금없는 전화들이 일상을 방해할 때가 있습니다.
원치않는 상품안내. 원치않는 보험안내.. 이런 것들이 달갑지 않은데, 얼마 전에는 부동산 안내 전화도 왔습니다. 저희 동네 대형마트에 입점하라는 안내였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OO마트 아시죠? 이번에 저희가 미분양 분을 어쩌고 저쩌고..."

부동산 정보라서 귀에 안 들어오는 것보다...
이미 "어.머.니." 라는 세 글자에 속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ㅡㅡ;
처음에야 무조건 어머니라며 말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제 목소리를 듣고도 계속 어머니 어머니 거리자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보통 부동산 정보 안내전화 하는 남자라면 20대 후반일터.. 저랑 몇 살 차이도 안나거나 저보다 나이도 많을터인데 그러는 것에 짜증이 났습니다.
이미 중요한건 마음에 안드는 호칭뿐... 그래서

"관심없고요. 저 어머니 아니거든요."

라면서 울컷 쏘아붙였습니다.
그랬더니

"목소리가 어머니신데요... 어머니 그러지 마시고요, 한 번 들어보세요. 어머니 이번 기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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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라고... ㅡ,,ㅡ;;;

당시의 전투력으로는 그 남자가 제 앞에 있었으면 상대가 누구던 간에 싸울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눈치라고는 약에 쓰려고 해도 없는 듯한 놈(어느새 남자 --> 놈으로.. ^^;;) 은 뒤이어 때려주고 싶은 소리만 골라합니다.

"어머니가 싫으시면.. 저기 여사님이라고 할까요? 여사님~"

갈수록 태산입니다 ㅠㅠㅠㅠ
아무래도 지금 목소리가 스무살 애기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청력을 잃지 않고서야 여사님 목소리까지는 아니었는데...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죠. 성질이 나서 "어머니 아니라고요!" 라면서 확 끊어버렸더니 다시 전화가 옵니다.
이번에는 친절하고 정중하게...

"사모님, 이 전화는요. 아무한테나 거는게 아니고요."

어머니. 여사님에 이어 사모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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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식.. 날려버리겠어 ㅡㅡ+++++++++++++++

이건 저를 분노에 불태워 죽이려는 수작같았습니다.
그냥 끊어버렸으면 될텐데, 이미 어머니 여사님 사모님 3단 크리에 저도 이성을 잃어서 헛소리를 퍼부었습니다.

"아저씨는 몇 살인데 자꾸 저보고 어머니라는거에요? 딱 봐도 아저씨가 저보다 나이 많을거 같은데요."
"스물 여덟인데요."

음.. 저보다는 어리긴 했습니다. ^^;
그렇다고 저에게 어머니라 부를 군번은 아니었는데, 제가 잠시 머뭇거리자, 그 사이를 놓치지 않고 그 놈은 또 다시 능글거립니다.

"저보다는 많으시죠? 그렇죠~? 그럼 누님..."

ㅡ,,ㅡ;;;;;
OO마트 분양사무실에 쫓아가서 때려줄까보다.... 라고 말은 하지만, 겁많은 라라윈...
이렇게 호칭 한 마디 한 마디에 히스테릭한 자체나,
별 뜻없이 하는 말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자체가 나이먹은 반증같아 더 서글퍼질뿐...
기분은 그놈을 찾아가 날려버리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분노의 부동산 상담을 마치고 한동안 그 후유증으로 피부에 영양크림을 열심히 쳐발쳐발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스마트폰 개통을 하러 갔습니다.
상담하는 직원이 과하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운좋게도 저도 스마트폰을 많이 써봐서 그렇게까지 얘기 안해도 되는데, 개통이나 해달라고 했더니 자꾸만 딴 소리를 합니다.
바쁜데 아는 내용을 다시 들으려니 짜증이 슬슬 나기 시작해서 제가 먼저 설명을 해줘버렸습니다.
그러자 이 직원 나름의 스킬을 구사하는데, 그것이 저를 몹시 거슬리게 만들었습니다.

"누나가 말씀하신게 맞아요."
"누나도 아시다시피.."

(이자식이... 언제 봤다고 누나야. ㅡㅡ;;;)
그보다 더 우울한 것은 그 속에 깔린 것이,  제가 개통이나 빨리 해달라는 듯이 표정이 안 좋으니  "아줌마한테 누나라고 해주면 기분 좋아하겠지..' 하는 듯이 눈치보고 있는 표정이었습니다. ㅡ,,ㅡ ^
그리고 나오는 뒤통수에 대고 하는 말...
"다음에 오시면 제가 어플도 몇 개 깔아드릴께요."

상황을 조합해보니, 웬 아줌마가 스마트폰 알아보러 와서, 모르면서 아는척 하니까 누나누나 하면서 비위 맞춰준답시고 맞췄지만, 결국 그 직원은 저를 어플 하나 못까는 컴맹 아줌마로 봤던겁니다. (스마트폰 많이 써봐서 안다는 얘기는 뭘로 들은거냐! ㅡㅡ++)

어흑... 어느새 저에게서 누나라고 하면 좋아할듯한 여사님 포스까지 풍기나 봅니다..
전화 상담에서는 '나를 못 봐서 그렇지.. 보면 어머니 소리 못했을거라며 빠르게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는데, 실제로 보고는 이런 소리를 들으니 이건 핑계거리도 없네요... ㅜㅜ


예전에는 "아줌마" 소리만 아니면..
그리고 "어머니" 소리만 아니면 괜찮다 싶었는데,
사모님에게 립서비스하는 듯한 "누나" 소리도 이렇게 우울할 수 있었나 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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