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아줌마들이 불친절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음식점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 가운데에도 친절한 서비스 정신으로 중무장하시고, 너무나 친절하게 해주시는 분들도 참 많으십니다. 하지만 불친절하고 퉁명스런 태도로 음식점에 간 손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분들도 상당 수 됩니다.
저는 이러한 것이 그 아줌마 개개인의 문제이며, 관리를 못한 식당사장의 탓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식당에서 일을 해보게 되자, 그런 이유 뿐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많았습니다.

 


1. 법과는 거리가 먼 근무조건

주 5회근무, 1일 8시간 근무, 최저임금 시간당 4천원?
이런 이야기는 대부분 식당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 였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의 경우에는 한 달에 두 번 쉬고, 하루 12시간 정도 일하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150만원 정도 받습니다. 주방장 역할 아줌마는 좀 더 받으시지만, 찬모나 서빙을 해주시는 분들은 이 정도 임금이었습니다. 지역과 가게, 일에 따라 차이는 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에서 오신 아주머니들의 활약으로 인하여 점차 임금이 낮아졌습니다.
제가 있던 식당만 해도 처음에는 150만원에 한국인 아주머니를 쓰다가, 얼마 뒤 130만원에 중국인 아주머니를 채용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20만원에 12시간 이상 일해주실 아주머니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아주머니들은 일정기간동안 한국에 오셔서 벌어가고자 하는 목표금액이 분명하시고, 비자문제가 찔리는 분들이 많아서 무조건 한국 아주머니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일을 하십니다. 식당사장님들 입장에서는 일은 똑같이 하는데 돈은 싸다면 외국인 아줌마를 고용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일 겁니다. 그렇다보니 한국인 아주머니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그 금액에 맞추어서 일을 해야 해서, 자꾸 월급이 다운되더군요.

또한 보통의 식당은 일년내내 안 쉬는 곳도 꽤 됩니다. 그래서 손님이 적은 요일에 일하는 사람들을 번갈아 가며 쉬게 해 주는데, 다른 아줌마가 쉬는 날이면 일하는 사람은 죽어납니다. 손님이 100명이 오거나 200명이 오거나 해야 할일은 비슷합니다. 그릇 날라주고 치우는 것 정도가 차이가 있을 뿐 밑준비는 거기서 거기인데, 누군가 쉬게 되면 일이 아주 힘들어지는 것 입니다.

하루에 8시간씩 주 5일 일하고 주말내내 쉬어도 피곤한데, 몸으로 하는 일을 하면서 거의 쉼없이 일하다 보면, 점점 피로에 찌들게 됩니다. 오래 일하신 아줌마들은 이골이 나서 괜찮다면서 버티시고, 꼭 돈을 벌어야 하기때문에 버티신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아줌마들이 집에서 쉬셔도 몸의 여기저기가 아파오고 힘들어지는 나이에 식당의 고된 일을 하시기에 몸이 많이 안 좋으셨습니다.



2. 잘해봤자 보상이 없는 일

엄청나게 큰 식당이라 매니저와 팀장 등의 직급체제가 있고, 승진과 보너스가 있는 곳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보통의 식당은 승진같은 것은 없습니다. 손님이 많다고 보너스 주는 곳도 별로 없습니다.
다른 보상이 없어도 스스로 마음의 보상을 가져가면서 일하면 좋겠지만,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일이 발전적인 것도 아니고,  열심히 일해도 아무런 보상이 없으면, 사람들은 맥이 빠집니다.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면 차라리 몸이나 챙겨가면서 설렁설렁 대충 일하는 것이 본인에게 이득일 수도 있는 것 입니다.

아줌마들의 힘든 점을 이해하고 복지나 처우에 신경을 써줌으로써 친절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사장님도 계시지만, 무조건 손님에게 친절하게 하라고 윽박을 질러가면서 아줌마는 원래 한 두달 일하면 일이 고되서 그만두는 일이 많고 언제든 구하면 일하려는 사람이 널려있다면서 소모품처럼 여기는 사장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아줌마들도 아무때나 그만두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별다른 소속감이나 애착이 없이 일하시는 분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3. 손님들의 무시

손님들도 보통 사람을 들들 볶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돈을 내고 사 먹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 입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입맛이 다르며, 보통의 식당은 집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식성에 꼭 맞는 음식을 해내는 곳이 아니라 무난한 입맛에 맞춥니다. 그러나 자신이 좀 짜게 먹거나, 싱겁게 먹거나, 맵게 먹는 식성에 따라 화를 내는 손님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제가 일했던 곳이 백반을 판매하는 곳이다보니, 집음식처럼 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집에 따라 된장찌개도 더 자작하게 끓이는 집도 있고, 더 맵게 끓이는 집도 있고, 모두 다른데, 식당에 오셔서 자기 마누라나 어머니가 해준것 같지 않다고 화를 냅니다. 몇몇 손님들은 자기 당뇨있는데, 왜 음식에 설탕을 넣었냐고 화를 내기도.... ㅠㅠ
김치도 직접 담근 것이었는데도, 손님들은 "이거 중국산 아니냐?" 면서 괜히 트집을 잡으시기도 하고, 정신이 없어 작은 실수라도 하면 벼락같이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별다른 이유없이 식당에서 일하는 아줌마라고 해서 무시하시면서  막 대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그런 손님보다 조금 불편한 점이 있어도 이해해주시고, 힘들겠다고 배려해 주시는 좋은 손님이 훨씬 많긴 했지만, 여기서도 80대 20의 법칙처럼 20% 정도의 아줌마를 달달 볶는 힘든 손님들로 인해 진이 다 빠져나가게 만듭니다.



4. 집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

열심히 경험을 쌓아서 식당을 차릴 거라는 희망이나 꿈이 있으신 분들은 그래도 조금 버티기도 쉽고, 친절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식당에 오시게 되는 아주머니들은 빚에 쫓기거나 상황이 좋지 않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도 계속해서 빚이 쌓여가는 상황이신 분들도 많고, 일을 하는 족족 남편이나 가족들이 와서 돈만 수거해가는 처지이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어서 일은 하지만, 돈을 버는 낙이 있는 것도 아니고, 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꿈을 꾸기조차 힘드신 상황이라.... 뭔가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친절하게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 보였습니다.




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모두 상황이 똑같으신 것은 아니겠지만, 그다지 좋은 조건이나 상황이 아닌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아줌마들이 불친절 할 때.... 손님 입장에서는 정말 불쾌하고 화나는 일이지만,
한번쯤 그 분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빨리 빨리 서비스 안해준다고 폭발하고 싶을 때 한 번은 참으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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