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흘리는 개인정보, 버스에서 커피숍에서 한 얘기 누군가 듣고 있을거에요.

라라윈 생각거리 : 스스로 흘리는 개인정보, 버스에서 커피숍에서 한 얘기 누군가 듣고 있을거에요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계속 통화를 했습니다. 본격적인 일중독인지 잠깐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누군가를 쪼고 확인을 했습니다. 버스에서 업무를 본건데, 그 사이 저는 그 사람의 직업, 위치, 관계자들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버스 업무 전화


공공장소 수다는 비매너이지만 업무전화는 괜찮아? 버스에서 흘리는 회사 기밀 누군가 듣고 있어요.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수다 전화만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 업무 전화도 시끄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뭐든 '일'이라고 하면 굉장히 관대합니다. 바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일이 너무 바빠서 명절에 못가요' '명절에도 출근해야 돼요' '주말에도 바빠서 일 때문에' 같은 말에 아주 너그럽습니다. 어찌보면 평일 일과 중에 일을 못 마친 것이 무능한 것이나, 주말이나 휴일까지 일하는 것이 꽤 유능한 사람처럼 대우합니다.

그래서인지 공공장소에서 업무 전화를 하는 것도 유능하고 잘나가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수다가 아니라 업무 전화니까 시끄럽지 않다고, 그래도 된다고 착각을 단단히 합니다. 주위 사람들 입장에서는 수다나 업무전화나 둘 다 소음입니다.

그보다 큰 문제는 전화 통화 사이에 스스로 흘리는 개인정보와 기밀이 엄청났습니다.


"ㅇㅇㅇ 본부장님, ㅇㅇㅇ 부장님은 명단에 넣었어? 어제 이야기한 거 어디까지 진행됐어?"

"**제 있잖아. 그거 훈련 강사 넣는거랑, 그래, 그 부분이 우리 매출에서 제일 중요하잖아. 그런데 **제도 통과되면 매출 잡을때 ㅁㅁ 까지 넣고 매출을 계산해 아니면 빼고 계산해? 아, 그것까지 매출로 포함되는거야? 그러면 매출이 크게 잡혀 버리잖아. 그거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아봐."

"응. 알아봤어? **제 통과되면 매출 잡을 때 이렇게 돌리면 된다고? 알았어요."

"참, 내가 10분 뒤에 도착하는데 우리 X시에 회의하기로 했잖아. 좀 늦을거 같아서. 그래요, 어차피 우리는 5분 PT하고 질문 한 시간 할거잖아. 그래, 그래 회의는 30분 미뤄서 시작하는걸로."

"ㅇㅇ 업체 있잖아, 거기 ** 서류 보내달라고 신청한거 어떻게 됐어? ㅇㅇ업체에다 연락해서 이렇게 이렇게 처리해 달라고 해요."

"아 그리고 XX 공무원, 거기 기관에 알아보라고 한거 그거는? **제도가 정말 우리 매출에서 제일 중요하잖아. 그 **제가 통과가 되야지."


등의 이야기를 쭈욱 듣노라니 실명이 계속 나오고, 업체 이름이 나오고, 핵심 사업이 나옵니다. 아마도 회사 내에서는 그 사업 로비하고 제도 통과되게끔 하느라 보안 철저히 하라고 (몹시) 지랄했을 지도 모르는데, 담당자가 버스에 앉아서 근사한 워커홀릭처럼 미친듯이 통화하는 사이 줄줄 새나옵니다. 그 분 입장에서는 버스에 탄 사람들이 전부 무지몽매하여 자신이 하는 업무처럼 대단한 일에 대해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뭐 실명 말한다고 누가 알겠어? 제도 이름 말한다고 누가 알아듣겠어? 여기 동종업계 사람이 있을리가... 라고 생각하면서 떠벌렸을지도 모르나, 다 알아들었습니다.



커피숍에서 수다, 누군가 듣고 있을지도 몰라요.

버스나 지하철 뿐이 아닙니다. 커피숍에서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에 대해서는 더 무딘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만나서 수다떨려고 하는 장소니까요. 그러나 누가 듣고 있을지 모릅니다. 

어떤 커피숍에서 예비신부의 대화를 어떤 분이 들으시고, 고심하시다가 한 인생을 구제해 주고자 "5월 20일에 결혼할 32살 예비신랑 찾아요"라는 제목으로 올리신 글 입니다.


커피숍 개인정보


출처: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737&l=584495


혹시 자신의 여자친구가 아닌지, 자기가 아는 사람 이야기 인 것 같아 댓글을 남기거나, 쪽지를 보내는 사람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자신의 신부가 저렇다고 생각해도 끔찍하고, 지인의 일이라고 해도 답답하니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글 쓰신 분도, 주위 사람들도 한 사람이 불행해지지 않도록 미리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강력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 예비신부나 친구들은 커피숍에서 서른두살, 중소기업 대리, 연봉 3천, 디아블로 하고,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만 강원도에서 배추농사 짓고, 5월 20일에 서울에서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질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누가 듣겠어? 또는 듣는다고 뭐 알아보지 못할거라 생각했겠지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옛 속담을 되새길 때 인 것 같습니다. 더욱이 요즘은 인터넷 덕분에 몇 개의 실명, 몇 개의 키워드만 있으면 금방 찾아낼 수 있기에 더 무서운 세상입니다.

제가 흠칫했던 것은, 저는 누군가 제 통화 내용이나 수다 내용을 듣는 것에 대해 상당히 신경쓰는 편이나, 제 주위에 이렇게 별 생각없이 버스나 지하철에서 커피숍에서 줄줄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섬찟햇습니다. 버스에서 '라라윈 있잖아. 그래 걔, 걔를 이렇게 해가지고 저렇게 해.' 같은 통화를 하거나, 커피숍에서 이야기하는 가운데 여러 정보가 주루룩 새 나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 조심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곳곳에서 주룩주룩 흘리고 다니는 개인정보 관리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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