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위치추적 어플
저희 아빠는 칸트같은 스타일이십니다. 몇 시에 끝나서 집에 오겠다고 하시면, 딱 그 시간에 오십니다. 사람들과 어울리셔도 늦어지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아빠가 뺑소니 교통사고로 연락두절이 된 이후로 저희 가족들은 위치추적의 허와 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보면 실종신고와 동시에 위치추적을 해서 딱 찾아내던데,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 일이 있고나서는 위치추적의 달인이라도 될 기세로 위치추적 방법들을 알아두고 있습니다. 위치추적 어플 좋은거 나왔다고 하면 써보고요..
최근에는 교통사고 후유증인지, 아빠가 종종 길이 생각나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근래 며칠처럼 날이 궂고 비가 오는 날이면 산책가셨다가 여기가 어디인지 잠깐씩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으시다고 했습니다. 인간 네비게이션처럼 길을 잘 찾던 아빠가 그런 이야기를 하시니, 또 엄마는 가슴 철렁하시며 걱정을 하셨습니다. 예전에 설치해드린 위치추적 어플은 단순히 아빠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만 보이고, 그나마도 가끔 위치추적이 안되는 날이 있었다고 합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걸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헬프존 업데이트 알림에서 "치매노인/미아찾기 기능 업데이트"라는 말이 아주 확 들어왔습니다. 엄마에게 헬프존 어플에서 치매노인 위치추적 기능이 생겼다고 말씀드렸더니, 사용법을 자세히 다시 알려달라고 하셔서 엄마와 헬프존 위치추적 어플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치매노인 / 미아찾기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와 둘이 치매노인 찾기 기능에 반색을 하면서 들여다보고 있을 줄이야...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제가 나이들어가는 만큼 부모님도 연세가 드신다는 사실이 문득 실감이 났습니다.
헬프존 치매 노인 위치추적 & SOS 기능
먼저 기본 SOS 기능부터 다시 설명을 드렸습니다.
헬프존 어플 화면에 있는 SOS 버튼을 누르면, 무섭게 정확한 주소가 바로 날라갑니다.
엄마는 "이거 잘못 누르면 어떻게 하니? 겁난다. 근데 이 버튼을 누르면 누구한테 SOS가 가는거니?" 물어보셨습니다. 혹시 잘못 누른 경우에는 전송중지를 누르면 되고, SOS 요청 번호는 다시 등록을 했습니다.
어플 하단의 설정 - SOS 수신자 설정에서 등록하면 됩니다. 112, 아빠, 제 전화번호를 수신자로 등록해 놓았습니다. 아빠 폰에는 112, 엄마, 제 폰을 등록해 놓고요. 다음으로 치매/미아 SOS 기능을 알려드렸습니다.
하트 옆에 치매/미아 SOS 기능을 누르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누르니까 실종아동찾기센터, 경찰서로 연결이 됩니다.
치매/미아 SOS 설정을 보니 기본적으로 경찰서로 지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치매/미아 SOS 요청을 하기 위해서는 사진, 이름, 나이, 연락처, 특징 등을 적으면 되나 봅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한 달 전 쯤에 치매로 자꾸 이상한 곳에 가셔서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그 때 치매노인 위치추적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치매 노인 위치추적 기능을 보니 할머니 생각에 괜히 울적해졌습니다. 엄마도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아빠를 여기에 등록해야 된다고? 그건 좀 그렇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정말로 치매환자셨으니까 해야 됐겠지만.."
아빠가 가끔 깜빡하시기는 해도, 아빠를 치매 노인으로 등록하기는 좀 그래서.... 아빠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그만두었습니다.
대신 진입/이탈 설정을 해두기로 했습니다.
위치추적 진입 / 이탈 추적 알림
설정 - 진입/이탈 설정을 누르면 진입/이탈 알림, 진입/이탈 추적 알림, 근접/인접 추적 알림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걸 설정해 두면 아빠가 집 근처에 오셨을 때, 멀리 가셨을 때 알림이 온다고 했더니 "아빠가 혼자 멀리 가실 때도 있는데..." 라며 걱정을 하시길래 "아빠가 집 근처 오신거 알면 식사 준비할 때 도움이 되잖아." 라고 했더니 설정해 보라고 하셔서 했습니다. 아빠를 선택하고, 범위를 정하면 됩니다. 반경 100m, 300m 등 숫자를 직접 입력하면 됩니다.
진입시, 이탈시 메시지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을 마치면 목록에서 설정 내역이 나옵니다. 물론 이런 설정은 아빠가 동의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무전기 기능
아빠 위치추적, SOS 기능을 설정해두니 마음이 놓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안 좋은 일이 자꾸 상상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전기 기능 덕분에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헬프존 위치추적 어플에 무전기능이 없었던 것 같은데 무전기능이 있더라고요.
사람을 선택하고 무전기 모양 버튼을 누르면 무전기능이 시작됩니다. 마이크를 누른 채로 이야기를 하면 상대의 폰에 이야기가 들립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되나 안되나 해보라며 "여보, 내 목소리 들려요?" "응, 잘 들려" 라고 하시더니, 이내 엄마는 거실에 있고 아빠는 방에 들어가셔서 "지금도 들려?" "응, 잘 들려." 라며... 60대 어른 두 분이 이 방 저 방을 뛰어다니며 무전기 놀이를 하셨습니다. ^^;;;
무전기 기능이 재미있으셨는지 한참 하시더니, "근데 이거 아빠가 켜놓았을 때 밖에 안 되는거니? 아빠가 헬프존 어플인가 이거 안 켜놓고 있으면 안 되는거야?" 라는 중요한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빠 폰에서 헬프존 어플을 끈 상태에서 엄마가 무전을 보내보았습니다. 꺼놓은 상태에서도 무전을 치면 아빠폰에 알림이 울리고, 무전기처럼 "여보 들려요?" "이거 재미있네. 호호호" 라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위치추적 어플의 무전기 기능에 엄마 아빠가 이렇게 좋아하실 줄이야.... ^^;;
지금껏 깔아드린 어플 중에 가장 재미있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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