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보니 이해되는 자전거 라이더들만의 세상

라라윈 운동 즐기기 : 자전거를 타보니 이해되는 그들만의 세상

자전거를 타고 보니 그동안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던 자전거 라이더들의 세상이 조금 이해가 되었습니다.



1. 이유있는 라이더 패션


자전거를 타지 않을 때는 화려한 자전거 라이더 패션이 이상해 보였습니다. 에어리언 느낌의 헬맷, 파리 눈 같은 고글, 화려하고 쫙 달라붙는 쫄쫄이 수트를 볼 때마다 자꾸만 외계인이 떠올랐습니다....(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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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전거를 이틀 타보니, 토시, 고글, 헬맷, 장갑이 왜 필요한지 금방 알게 되었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미녀들처럼 선글라스 끼고 가벼운 반팔에 긴머리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면, 얼굴의 눈 외의 부분이 벌겋게 타 있고, 팔은 반팔 자국대로 타 있습니다. 야구 모자를 쓰고 나갔더니 모자에 가려지는 이마를 제외하고 콧등부터 뺨, 턱이 벌겋게 탄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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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동안은 멋지지만, 뒷감당은......;;;)


고로 팔을 가려주는 팔토시나 래쉬가드 필요합니다. 장갑은 손바닥이 아파서 필요합니다. 마스크는 얼굴 하단을 가려야 해서 필요합니다. 고글은 눈이 부셔서 필요합니다. 헬맷은 자빠졌을 때 다칠까봐 필요합니다.

알고 보니 자전거 라이더의 꽁꽁 싸맨 화려한 패션은 멋보다 실용성이었더라는.....



2. 라디오, 스피커도 OK


종종 횡단보도 같은 곳에서 자전거에 라디오를 매달아 우렁차게 들으며 지나는 사람을 보면 눈쌀을 찌푸렸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닌데 민폐라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불광천, 한강에 가보니 자전거를 타며 스피커로 라디오와 음악을 듣는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어르신들 뿐 아니라 청년들도 화려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달고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사람을 자주 마주칩니다. 자전거를 탈 때는 빠르게 스쳐지나가기 때문에,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다 해도 크게 민폐가 아니었습니다.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뒤에서 달려오면, 경적을 울리지 않아도 음악소리를 통해 뒤에서 다가오는 것이 파악되어 편리한 점도 있었습니다. 

놀라운 사실 하나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들으면 다른 사람의 경적 소리나 주변 소리를 못 듣기 때문에, 되레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주변 소리를 듣는 것이 안전한 면도 있다고 합니다.


공공장소에서 스피커가 웬 일이냐 생각했는데, 자전거 타는 사람에게는 별 일 아니었습니다....;;;;



3. 온라인과는 달리 무심한 자전거 장비병


인터넷에서 자전거와 용품을 찾아볼 때는 자전거도 아무나 못 타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그 가격대의 자전거는 탈 것이 아니다", "이 정도 장비가 없으면 자전거 타면 안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뒷산가면서도 히말라야 가듯이 입고, 자전거 타면서도 싸이클 선수처럼 갖춘다."등등의 높은 자전거 장비 기준을 접했는데, 현실은 별 상관없었습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일일히 살피며 비교할 겨를이 없습니다. 자전거 도로에 사람이 많은 것 같아도, 스쳐가는 사람이 많을 뿐 함께 탄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일행이 아닌 이상 둘이 나란히 계속 달리는 경우가 없으니까요. 혼자 타기 때문에, 남이 뭘 하던, 뭘 타던 관심이 없습니다.


가끔 '잘탄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체력과 근육이 부러운 것이지, 장비가 부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싼 자전거를 탄다고 하루 아침에 제 다리근육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속도계를 단다고 갑자기 빨리 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장비를 업글하고 싶은 마음보다, 체력을 업글해서 좀 더 멀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보고 싶고, 헉헉대지 않고 평온하게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4. 날씨에 민감


비가 오면 자전거 타러 갈 수 없어서, 날씨 어플을 열심히 들여다 봅니다. 비가 오긴 해야될텐데, 비 온다고 했다가 비가 안와서 자전거 타러 가면 몹시 행복합니다. 낮 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지더라도, 저녁에 그치면 자전거를 타러 갈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비오는 시간대, 비올 확률을 자주 확인하고 있습니다.



5. 잔디밭의 낭만


한강에 나와본 적이 없던 저는 처음 보는 광경인데, 작은 돗자리나 담요를 하나 가지고 나와서 자전거 옆에다 깔고 누워서 뒹굴거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외국에서나 보던 풍경 아닌가 싶은 장면이 곳곳에 펼쳐집니다. 돗자리에 도시락을 싸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누워서 책을 보거나 살랑 바람에 한숨 자거나, 그냥 쉽니다. 저도 돗자리 하나 사서 따라해 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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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도심 속 자연, 곳곳의 아지트


인공적으로 잔디밭이 예쁘게 꾸며진 곳도 있지만, 이름 모를 시골길처럼 풀이 무성한 곳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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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빽빽한 곳과 달리 풀냄새도 나고, 나무 그늘도 있고, 계절이 변함에 따라 무성한 풀도 달라집니다. 6월에 보이던 풀과 달리, 요즘은 벌써 가을 느낌 물씬 나는 풀들이 가득합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무더위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곳에 오면 계절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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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만에 하늘도 봅니다.

잠시나마 시골로 바람쐬러 온 것 같은 기분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잠시 동안 조용히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강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무척 많은데,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은 주로 편의점 근처이고, 곳곳에 아무도 없이 혼자 앉아서 한강을 멍하니 바라볼 수 있는 명소가 꽤 많았습니다. 자전거 타고 지나다가 사람 없는 조용한 곳을 찾아내고, 그 곳이 제 아지트인양 찾아가 혼자 조용히 쉬노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어디선가 '실내 자전거 운동효과와 야외 자전거 운동효과는 같다'는 주장을 듣고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으며, 실내 자전거나 야외 자전거나 운동효과 차이가 없는데 뭣 하러 땡볕에 나가 고생스럽게 자전거를 타느냐고 묻던 때가 있었습니다. (죄송..;;)

그런데... 자전거를 타러 나와보니, 제가 몰랐던 그들만의 세상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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