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치아교정 턱수술 과정: 수술 날짜 결정 앞두고 심숭생숭 혼란
지난 주 월요일, 드디어 교정치과 선생님이 "다음 약속은..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상담하시고 수술날짜가 결정되면 다시 정하도록 해요." 라고 하셨습니다. 우와아아아아아! 그토록 기다렸던 수술전 교정 완료라니!
올해 5~6월이면 수술전 교정이 끝나고 수술을 받을 수 있을거라 예상했기 때문에, 수술 날짜를 지난 몇 달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치아교정 전반기 과정이 끝나니 감격에 겹고, 처음 상담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보살펴준 선생님께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수술받아도 된다는 사실에 신났던 것은 정말 순간일 뿐이고, 온갖 걱정이 몰아닥쳤습니다.
환상이 현실로
1년전 치아교정 상담을 받고 난 뒤,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상담을 받았을 때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 마냥 신기했습니다. 전혀 모르고 살아왔던 치아, 혀, 턱뼈, 호흡 등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배우니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큰 변화가 없는 경우, 수술 후 드라마틱하게 변한 경우를 모두 보여주었는데, 수술 후 연예인 얼굴같이 변한 경우만 뇌리에 남았습니다.
1년 후, 현재, 이번에 가서 다시 상담을 받으니, 1년 전의 막연한 기대가 현실로 바뀌었습니다. 양악수술을 했다고 공개한 연예인들 - 신은경, 강유미, 이파니, 김지현, 김지혜, 임혁필 등 -의 사례를 보더라도, 원래 얼굴에서 다소 예뻐지거나 인상이 좋아진 정도이지 갑자기 지구 제일의 미녀로 바뀌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즉, 턱수술을 통해 인상이 많이 바뀌기는 하나, 눈코입을 건드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연예인 미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에 눈이 뜨였습니다. 기왕이면(?) 치료 목적이라도 미모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이제서야 현실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돈 걱정도 현실로
1년 전에 상담 받을 때야 먼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막연했습니다. 다행히 차를 바꾸려고 조금 모아두었던 돈이 있었고, 수술 받기 전까지 6개월 정도 열심히 모아서 수술 받겠다는 야무진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수술을 위해 새로 모은 돈은 거의 없고, 차사려고 모아두었던 돈을 빼서 수술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빚을 내야 되는 것은 아니니 얼마나 다행이야!' 라고 생각하다가도, '차는 샀다가도 되팔 수도 있고, 자산의 가치가 있지만 수술비는 한 번 쓰고 나면 자산이 그만큼 훅 주는 거잖아... ㅠㅠ' 라는 걱정도 됩니다. 저에게는 큰 돈이라서요... ㅠㅠ
더불어 수술 후 생계도 걱정되었습니다. 수술 후 한동안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보통 2주 정도 휴가 낸 뒤에 회사에 복귀한다고 하는데, 2주 정도 퉁퉁 부어있고, 실밥도 뽑아야 하고 후 치료도 해야 하여 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4주 정도는 유동식만 먹기 때문에 기운이 없어서 활동이 힘들다고 합니다.
2~3달 정도는 코 밑도 부어있고, 입도 잘 안 벌어지고, 회복이 되는 과정이라 쉽지 않고,
최소 6개월 정도는 지나야 붓기도 빠지고, 뼈와 근육, 신경들이 제자리를 잡아간다고 합니다.
1년 전에 생각할 때는 2주 푹 쉬고, 더 열심히 일을 하면 되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계산해 보니, 수술 후에도 몇 달은 평소처럼 일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즉.... 수술비로 목돈이 지출된 이후, 빠른 복구(?)가 어렵고, 잘 먹고 잘 쉬어야 하는 상황에서 줄어드는 잔고를 보며 마음이 불안할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수술 앞두고 돈걱정을 해보니, 이제서야 엄마 아빠들이 자신의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치료비도 문제이지만,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수입이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것이 더 심란하고 무섭습니다.... ㅠㅠ
유동식만 먹어야 하는 것도 걱정
턱수술 후에 적어도 2주~4주 정도 유동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입을 크게 벌릴 수도 없고, 치아로 꼭꼭 씹어 먹을 수도 없으니 물처럼 된 것들만 먹는 것 입니다. 문제는 제가 유동식을 몹시 싫어한다는 점 입니다.
아침을 자꾸 걸러서 아침식사로 유동식을 시도해 본 적이 수없이 많은데, 며칠만 먹어도 두유, 미숫가루, 선식, 토탈소이 등이 쉽게 질렸습니다. 씹을 거리 없이 마시기만 해서는 출렁거리는 것 같고 먹은 것 같지가 않았어요. 그딴 걸 (ㅡㅡ;) 한 달 내내 먹어야 한다 생각하니 끔찍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차라리 녹즙, 주스가 낫겠다 싶어 주서기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검색요정이 강림하사, 며칠 사이 주서기, 믹서기, 녹즙기, 원액기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되고, 온갖 제품 후기를 다 읽고 가성비 좋은 원액기도 하나 찾아 두었습니다. (이런 검색 능력만 좋은 듯... ㅜㅜ)
제가 배고플 때 매우 포악하고 예민하다는 것을 알기에, 무려 한 달을 못 먹는다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고민거리 많아서 햄볶...
돈 걱정하다가, 먹거리 걱정하다가, 걱정거리가 떨어지면 과제를 합니다.
구강악안면외과 선생님과 상담을 할 때, 선생님이 수술의 최대 부작용은 환자가 생각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불만족한 채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하시며, 제가 원하는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라고 하셨거든요. 수술 결과에 대해 고민하노라면, 다시 과정이 걱정되고, 막연히 뭐가 무서운지도 모르게 겁납니다.
그리고... 잠이 안와요.... ㅠㅠ
새벽까지 말똥말똥...
출근해야 되는데, 이런 걱정들 하다가 해가 뜨는 것을 보고는 아아아아... 이러며 잠들었다가 따끔따끔한 눈을 부비며 출근을 해서 진한 커피를 들이키고, 밤이 되면 진한 커피의 효과 + 걱정으로 또 잠이 잘 안 옵니다... 수술 받으려면 컨디션 조절 잘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 하셨는데, 컨디션 조절에 앞서 마음 조절이 안되고 있어요....
해답은 전문가와 상담을..
걱정인형이라도 만들어서 저 대신 돈걱정, 먹거리 걱정, 아픈 것 걱정, 회복 걱정 등등을 시키기라도 해야 되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뒤숭숭하여 새벽 6시까지 잠을 못 이루던 날, 전신마취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원장님과 실장님을 뵌 김에, 수술 날짜가 정해지니 마음이 몹시 불안하여 잠이 잘 안온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장님이 웃으시며, 수술 전까지 걱정 때문에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성인 본인이 수술을 받는 경우보다, 자녀를 수술시키는 어머니들은 저보다 더욱 걱정을 하신다고 합니다. 자신이 수술받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수술을 받기 때문에 정말로 걱정이 태산이시고, 자녀가 수술받으러 들어간 동안도 우시는 어머니도 많으시다고 합니다...
저만 걱정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뼈가 부러져 본 적이 있거나, 성형수술을 해 본 적이 있거나 하면, 경험이 있어 좀 덜 걱정을 하는데, 저처럼 수술이라고는 사랑니 발치 '수술' 밖에 안 해본 사람들은 유난히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첫 경험이니까요...;;;;
원장님께도 다시 (이미 설명해 주신 부분들임에도..) 여쭤보면서 걱정되는 부분들에 대해 하나 하나 확인하며 정리를 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잘 모르겠어서, 막연하게 불안해서 걱정이 될 때는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답인가 봅니다..... ^^;;;
이제 마음이 좀 편해져서 방실방실 웃고 있으나, 또 언제 마음이 심숭생숭하다며 걱정을 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30대 후반에 치아교정과 턱수술을 하는 사람의 혼란한 과정을 생생히 지켜보고 계십니다...>
[후기]
[짧지만 험난한 치아교정 과정]
- 치아교정 100일 후기, 먹는 것에 따라 지킬앤하이드처럼 변하는 심리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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