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척 하려해도 나이에 예민한 서른

라라윈 생각거리 : 쿨한 척 하려해도 나이에 예민한 서른

얼마전 일 때문에 자주 뵙는 분이 절 보시더니 몇 가지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헉!! 연세 연세 연세 !! 나 아직 연세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닌데...ㅠㅠ
나이에 대한 섬세한 신경들이 곤두서는 가운데, 선생님으로 알게 된 사이라 존칭쓰느라 한 말일거라며 애써 위안을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아직 예민해진 신경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데, 연이어 충격파를 날리십니다.

"결혼은 하셨어요?"


헉... 뭐야... 지금껏 도대체 멸 살로 본거야?? ..ㅡㅡ^
"애인있으세요?"도 아니고 결혼하셨어요 결혼하셨어요 결혼하셨어요?ㅠㅠ
아... 머릿속이 멍해지고 있는 가운데 친절하시게도 혼처를 소개시켜 주시겠답니다. 정중히 사양하고 나오는데... 연세.. 결혼이 머리에서 계속 맴돕니다..
혼자 생각에는 나이를 잘 받아들이고 쿨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작은 단어 하나에 이렇게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보니 실제로는 전혀 아니었나봅니다....ㅠㅠ


저도 어릴 적에 30대에 접어든 언니오빠를 무척이나 약올리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그 때 당시는 TTL이 24세까지만 가입이 되어서 "이제 실버요금 쓰셔야 겠네요~ 난 아직 TTL인데..ㅋㅋㅋㅋ" 하면서도 놀렸고, "계란 한 판" "30대 아저씨, 아줌마" 별의 별 소리를 다 하며 놀렸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배운 점 하나가, 그러한 놀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의연한 수긍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을 약올리는 즐거움은 상대의 발끈하는 반응입니다. 그 맛에 놀리는데, 너무도 태연하게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재미가 없었습니다.
또 하나는 언니오빠들의 궁상맞은 변명을 보며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생일이 느려서 실제로는 28이야. 아직 서른이 아니라고." "호적이 잘못된거야." 하는 구차한 변을 늘어놓는 모습이 참 안쓰럽고 구질구질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른이 되면 그런 소리 안하고 그냥 서른이라고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저도 11월생이라 아직 만으로는 20대인데..ㅋㅋ 비겁한 변명..ㅋㅋ)


그래서 쿨하지 못한 성격이지만 나이에 대한 태도만큼은 쿨하려고 무척이나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저 혼자의 생각이었을 뿐 사실은 누구보다 예민했나 봅니다...ㅜㅜ

나이 예민 서른


어쩔 수 없이 나도 나이에 예민했었다며 자책하고 있는데, 싸이에서 한 학생의 방명록을 보고 피식 웃게 되었습니다.

초딩 호칭


이 인사를 보니.. 저 뿐 아니라 초등학생도 나이에 예민한가 싶어 웃음이 났습니다.
제 눈에는 너무 귀여운 애기들이라 아이들을 '애기'라고 자주 부르곤 합니다. 그런데 이 호칭에 대한 반응이 어른들의 나이에 대한 반응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실제 애기취급을 받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그 말을 싫어합니다. 자신은 애기가 아니라 '어린이'임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애기'소리를 듣지 못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은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 나이에 딱 맞는 호칭보다 그 나이에서 쉽게 듣기 힘든 한 단계 낮춘 어린 호칭을 좋아하는 것은, 애나 어른이나 똑같은가 봅니다..... ^^



- 군대다녀오면 무조건 '아저씨'라고 부르는 이유는?

- 부모님이 부르시는 애칭이 따로 있으세요?

-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듣고 싶은 애칭

- 세 살 꼬마를 혼란에 빠트린, 언니와 이모의 기준

- 30대 미혼녀에게 아줌마 따위와 비교도 안되게 기분 나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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