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뎬무, 30년간 비피해 없던 우리 동네에서 물난리 참사

라라윈의 일상이야기: 태풍 뎬무로 30년간 비 피해가 없던 동네에서 물난리 참사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정말 하늘에 구멍이 난 것 처럼 비가 왔습니다.
뉴스에서 서울 은평구 일대에서 세 명이 죽었다는 보도와 마포 상암 근처에서도 차가 침수되고 한 명이 죽었다는 뉴스에 깜짝 놀랐습니다.

태풍 뎬무가 오기 무섭게 바로 우리 동네에서 참사가 벌어졌다니 더 놀라고 겁이 났습니다.
더 놀랐던 이유는 은평구 쪽은 지대가 약간 높아서, 그동안 비 피해가 거의 없었거든요.
서대문구 무악재쪽을 지나면 오던 비도 그치기도 했고, 비가 많이 오더라도 배수가 잘 되서 물난리를 크게 실감 못하고 살았습니다. 보통은 서울 시내가 잠기고, 상습 침수지역에서 난리가 나고 수재민들의 모습이 연일 보도되어도, 딴 동네 이야기 였을 뿐 저희 동네와는 좀 동 떨어진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폭우소식에 걱정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 저희 동네가 태풍 뎬무의 첫번째 피해지로 보도되니 정말 놀랐습니다. 이제는 안전지역이 없는 것일까요?
점점 스펙타클해지면서 파워업되는 태풍과 자연재해 앞에 두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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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사람을 초라하게 만드는 태풍 뎬무의 파워 ㅠㅠ

아무래도 동네에서 태풍 뎬무로 인한 피해소식이 들려오자, 저희 집은 안전할 것인가하는 저부터 살고 보자는 걱정도 앞서면서, 피해를 입은 이웃 걱정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다지 기억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몇 년 전에 저도 혼자 살때 화재를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출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연락을 받고 돌아와보니, 집이 다 타고 없었어요.... ㅜㅜ
제가 놀랄 것 같아서였는지, 동네분들이 가지 말라고, 보지 말라고 하시며 말리시는데, 그렇다고 제 집이 어떤 꼴이 됐는지 안 볼 수는 없는 일 이었습니다.
아....!
소방관 아저씨들이 가시고 난 집의 꼬라지는 정말 저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차라리 다 타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면 마음이 쓰라리지라도 않았을 것 같은데, 타다 남은 제 물건들의 조각이 가슴을 미어지게 만듭니다. 눈에 안 보였으면 생각도 못 했을텐데, 곳곳에 그림의 조각, 옷들의 조각, 책들의 조각, 타다남은 추억들의 조각이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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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아예 사라져서 눈에 보이지라도 않으면 기억조차 못 할텐데....


사실상 지원이 별로 없을 수도 있어 더 힘들어..

이런 하늘 무너지는 일 뒤에 사람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것 입니다.
저도 제가 직접 화재를 겪기전까지는 사회복지제도가 있기 때문에, 화재, 수해 등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위한 지원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재해에 대한 지원 따위는 없었습니다.
제 경우는 부모님이 계시고, 생활보호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나 단체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10원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쭤보니 지원을 받는다해도 최대 200만원, 보통은 위로비 10만원 안팎이니, 지원을 기대하며 괜한 수고하지 말고, 다니던 직장이나 열심히 다니고 돈 열심히 버시라는 따뜻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ㅡㅡ;;

다행히 저는 혼자 나와 살 때였기 때문에, 가족과 친지들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고, 딸린 식구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생각보다는 빨리 복구가 되었습니다. 후유증이라면 겨울에 화재가 났는데, 이듬해 여름도 무척 추웠던 정도입니다. 이듬해 여름까지도 몸이 으슬으슬 떨려서 한 여름에 겨울 가디건을 입고 다니는 이상증세 쪼금 있던 것과, 제가 갖고 있던 물건들만 보면 자동반사적으로 눈물 고이는 증상 정도 있던 것 빼고는 그럭 저럭 견뎠습니다.


재해를 입었을 때는, 집에 굴러다니는 컵 하나, 양말 하나만 갖다줘도 고마워,..

화재로 한 순간에 집이 싹 날아가고 보니, 당장에 양말, 속옷, 옷, 아무 것도 없어서 새로 장만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마트에서 식재료 조금과 생황용품 쪼금 담아도 금세 10만원 훌쩍 넘어가는 것처럼, 별거 아닌 양말 하나, 당장 없어진 볼펜이나 필기구 조금, 속옷 몇 벌, 갈아입을 옷 몇 벌, 칫솔, 화장품 이런거 최소한의 것들만도 돈이 상당하고, 손톱 깍으려고 보면 손톱깍기가 없고, 머리 빗으려고 보면 빗이 없고, 물 마시려고 보면 컵이 없어 매번 아주 작은 것들을 다 사 들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양말 하나, 안 쓰는 컵, 집에 처박아 두신 샴푸린스 선물세트 같은거...
이런거 하나라도 주시면 그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주위에서 화재, 수해를 입어 한 순간에 집을 잃게 된 사람이 있다면, 집에서 안 신는 양말 한 켤레라도 도와주시면 평생의 은인이 되실겁니다. 작은 도움이 뭐 필요있을까가 아니라, 정말로 손톱깍이 하나, 빗 하나, 물컵 하나, 밥그릇 하나도 없기 때문에 집에 안 쓰는 것들만 담아다 주셔도 정말 정말 고마웠습니다.


정신없다고 신고를 잊어버리면, 다 잃고 고지서만 남아..

이 황망한 상황에서 더 속이 터지는 것은, 갑작스레 화재가 나니 당장 갈 곳을 알아봐야 하고, 당장에 입고 나온 옷 말고는 양말 한 짝, 속옷 한 벌 없기 때문에 다 다시 사야하고, 내 몸 하나말고는 아무 것도 없어 정신이 없는데, 기간 내에 지원이나 신고들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각종 요금은 요금대로 다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화, 인터넷 같은 것들을 뒤 늦게 신고하면 절대 사정봐줄 것 없이 없어져버린 모뎀도 물어내야 합니다. 그 밖에도 집이 불이나서 쓸 수 없던 많은 요금도 고스란히 부담해야 됩니다. ㅠㅠ
전기, 수도, 인터넷, 전화, 가스, 렌탈해서 쓰는 것이 있으면 그런 요금 등...
한 순간에 다 잃어버린 사람에게 고지서만 남아있을 때, 사람을 두 번 죽여요...


재해를 입었을 때, 지원을 받기 위해 신청하는 방법

저는 너무 정신이 없고 어리버리해져서 뭘 제대로 처리를 못 했는데, 기간 내에 잘 신고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부에서는 자연재해대책법 제51조 (복구비의 선지급) : 시장·군수·구청장은 자연재난으로 인한 주택, 농경지 등 피해복구비와 이재민구호비에 대하여 복구이전에 선 지급과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9조(재난지원금의 지원 등) 에 따라 지원을 해 준다고 합니다.
피해신고 방법은 지원을 받기 위해서  재난이 종료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피해사실을 신고해야 합니다.
피해 사실 확인서를 작성한 후, 시장·군수·구청 또는 읍·면·동에 직접 방문해 신고하거나,  인터넷 홈서비스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제 경우는 저 혼자 나와서 살 때라서 별 혜택이 없었지만, 가족이 재해를 겪은 경우는 혹시 모르니 꼭 기간 내에 잊지 말고 신청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LG u+에서는 이번에 집중호우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통신요금을 감면해 준다고 하네요. 통신비와 인터넷 요금을 깍아주고, 피해로 인해 인터넷 이전하는 비용도 없애준다고 합니다.
LG u+ 사용자였다면, 8월달 안으로 신분증과 집중호우 피해사실 확인서를 가지고 LG 유플러스 지점을 방문하면 된다고 합니다. 요금 감면도 해주고, 요금 납부를 유예도 해준다고 하니, 경황없는 시기에 도움이 좀 될 것 같습니다. ^^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을 당하면 최소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정신줄 놓게 되기 때문에 주변에서 일을 겪으셨다면 주위에서 대신 이달 안에 신청하게 챙겨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LG 유플러스 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이런 배려에 적극 나서주면 좋을 것 같아요.
피해 입어서 정신이 없기 때문에 바로 다음 날 해지할 생각을 하지도 못하고, 한동안 갈 곳이 없어 다른 곳에 얹혀 지내거나 이사할 곳도 마땅치 않아 바로 인터넷 같은 것을 옮길 수도 없거든요.
그리고 곳곳에 알아보고 물어보고 신청할 것들도 너무 너무 많아서 전화 쓸 일도 많고요.
어쩌면 크게 뭉텅이 돈을 기부하는 것 보다도 개인에게는 실질적인 큰 도움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피해지원 신고를 할 때는 사실 확인원이 필요합니다.
화재는 소방서에서 화재사실 확인원을 발급해주는데, 수해의 경우는 동사무소에서 집중호우 피해 사실 확인서를 발급해준다고 합니다. 간혹 전화로 사정을 하면, 재해 사실 확인원이 있으면 약간의 감안을 해주는 경우도 있고, 곳곳에 신고를 하려면 이런 재해 사실 확인서류가 무척 많이 필요하니, 한 번에 잔뜩 발급받아 놓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이런 피해신고 방법 같은 것은 평생 모르고 사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나도 내 주위사람도 아무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아서, 재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그 후폭풍이란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는 편이 가장 행복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ㅜㅜ
태풍 뎬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빨리 마음의 상처도 물질적 상처도 회복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안타까운 일은 없을 수 있다면, 제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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