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묵자흑, 친구 잘 사귀어라, 오히려 성인들이 생각해봐야 할 말 아닐까?

라라윈 하루하루 사노라면 : 근묵자흑, 친구 잘 사귀어라, 오히려 성인들이 생각해봐야 할 말이 아닐까?

어린 시절에는 엄마들이 알게 모르게 친구들을 골라주곤 했습니다. 욕 잘하는 아이, 나쁜 아이와는 어울리지 말라고 하시거나, 그 친구와 논다고 하면 달갑지 않은 기색을 보이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부모님들 말이 옳았습니다.


순진하게 친구는 가리지 않고 사귀어야 한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대체로 제가 어울리던 아이들은 조용하고 착한 아이들이었는데, 중학교 2학년 무렵이던가, 날라리 같은 아이들과도 조금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친구도 몇 명 없는데 저와 놀아주길래 고마운 마음에 저희 집에 놀러오라고 하며 더 친해지려고 애를 썼습니다.


미애와 현정이라는 아이였는데, 이 아이들은 초등학교 졸업 앨범을 보여달라고 하더니 김국종이라는 아이의 사진을 오려달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사귀던 아이들은 졸업앨범을 잘라 달라거나 하는 부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책을 자르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착한 아이들만 사귀다가 이 아이들과 어울리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도 책을 자르면 안되는 줄 아는 아이 중 하나 였으니까요. 졸업앨범을 자르는 것이 마땅치 않아서 싫다고 했는데, 계속 잘생겨서 반했다며 김국종 사진을 잘라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마지 못해서 알았다고 하자, 커터 칼을 꺼내어 졸업앨범에서 그 아이 사진을 도려냈습니다. 그 사이 저에게 물 좀 가져다 달라고 하더군요. 물을 가져다 주고, 엄마가 친구들 왔다고 간식 주셔서 가져갔는데, 미애와 현정이는 갑자기 일이 있다며 갔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말았는데, 그 아이들이 가고 난 뒤에 동생이 용돈 저금하겠다고 보니, 돼지 저금통 배가 갈라져 텅 비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둘이 털어간 거지요. 졸업 앨범을 보니 잘라낸 김국종 사진도 다시 그 자리에 붙여져 있었습니다.

애초에 그 아이들은 커터칼을 쓰려고 졸업앨범 핑계를 대고, 저금통 털려고 저에게 물을 가져다 달라, 뭘 가져다 달라 하면서 방에서 쫓아내고 그들끼리 있었던 겁니다.


그 아이들이 털어간 돈은 만원이 좀 넘었던 것 같은데, 당시 저에게는 그 돈이 큰 돈이기도 했고, 친구랍시고 데려왔는데 도둑들이라 너무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저금통만 털어간 것이 아니라 옆에 있던 동생 저금통까지 털어가서 제 동생은 펑펑 울고요... 저도 울고요. 사람은 평등하다거나, 누구와도 친하게 지내라는 말이 참 덧없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습니다.


그 뒤로 손버릇 나쁜 아이와는 가능한 멀리 했는데, 아이들 중에는 미애와 현정이처럼 남의 집에 와서 직접 돼지저금통 배를 갈라가는 못된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손으로 돈을 가지고 나오게끔 만드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노래방 좋아하던 친구를 사귈 때가 제일 쪼들렸습니다.

저는 음치라 노래방을 싫어하는데, 노래방을 사랑했던 친구와 어울리면서는 거의 매일 노래방에 따라가면서 노래방 비용을 n분의 1씩 냈거든요. 엄마한테 노래방 간다고 용돈 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 때 처음으로 문제집 산다며 용돈을 삥땅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만나면서 스트레스 받고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친구들은 과감하게 그만 어울렸어야 하는데 그 때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 무리에서 빠지게 되면 왕따가 될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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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보다, 성인이 되어 주변 친구에 대해 누구도 말을 해주지 않을 때 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인지도 모릅니다.



[주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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