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커플은 '깨진다'는 말을 쓸까?

영어 공부나 한자를 할 때는 어원이며 그 뜻을 분석하곤 한다.
문득 같은 방식으로 우리 말, '깨지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깨지다. 보통 연인관계가 끝나거나, 사랑이 깨지다, 헤어지다. 이럴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깨진다는 것은 본디 유리, 도자기 같이 부서지는 물체에 쓰는 말이다.

왜 사랑도 유리, 도자기들처럼 깨진다고 했을까?
유리, 도자기들은 본디 모래, 흙 낱알이 고온의 열을 통해 뭉쳐져 단단한 하나가 된다.
그러나 어느 큰 충격에 의해 금이 가고 나면 다시 붙이기 어렵고, 심하면 산산조각이 나기도 한다.


어찌보면 사랑도 참 똑같다 싶었다.
낱알같던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의 열정이라는 고온의 열을 통해
마치 하나인듯 뭉쳐져 단단한 하나가 되나  큰 충격이 생기면 깨지고 금이 가 다시 붙기 어려우며
다시 붙인다 하여도 그 깨어진 금이 없어지지 않아 상처로 남아있게 된다.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 신뢰, 사랑 등의 말에는 "깨진다"는 표현을 쓰지만,
친구관계, 부모자식관계에는 그 말보다는 '끊다'라는 표현을 쓴다.
친구관계를 끝낸다는 '절교(切交)'라는 말도 사귐을 끊는다는 뜻 아닌가.


끊다. 이 말은 줄이나 연결되어 있는 것들을 단절시킬때 쓰는 말이다.
즉, 친구관계는 둘이 함께 줄을 잡고 가는 관계, 부모자식관계는 끈으로 연결된 관계처럼 보았던 것 같다.  그 끈을 끊게 되면 관계가 끝나는 것이나, 다시 끈을 이어 붙이면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랑과는 다른 것이다. 사랑은 하나가 되어 버려 부서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친구나 가족은 애초에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라 연결이 끊어진다 하여
다시 붙이기 힘들고 붙여도 상처가 크게 남고 못쓰게 되는 것은 아닌것이다.

옛부터 이렇게 말 하나에도 그 성질을 살펴 써온 것인 것 같다.

사랑은 깨지지 않았을때는 그 아름다움이 크지만 그만큼 깨지거나 손상되기 쉬운 것인가보다.
너무 예쁜 유리 용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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