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사이에 딱지치기가 다시 유행인가 봅니다. 유행이 돌고돌아 몇 십년전의 놀이가 또다시 인기를 끕니다. 달라진건 예전엔 종이를 접어 네모지게 만든 딱지를 쓰던 것이, 동그랗고 화려한 모양으로 바뀐 것 뿐 입니다. 아이들의 딱지치는 모습을 구경하는데, 냉엄한 승부의 세계는 딱지치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더군요. 어른들의 도박과 하나 다를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1. 딱지 하나로 시작만 하면 다 딸 수 있을거야! 본전을 몇 배로 쉽게 키울거라는 착각.
컴퓨터 게임 고스톱을 치더라도 만원가지고 시작해서 몇 백만원을 따서 고수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덤벼들게 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도 "딱지 하나만~" 해서 간신히 친구한테 딱지 하나 얻어놓고는 그걸로 다른 아이들 딱지 다 딸거라며 욕심을 내며 덤벼듭니다.
"이거 하나만 있으면 금방 딱지 잔뜩 모을 수 있어요!"
2. 딱지 없음 끼지마! 얻을 것이 있는 상대를 선호하는 태도.
고스톱도 상대가 돈이 없으면 안 칩니다. 딸 것은 별로 없는데, 행여나 상대가 운이 좋아서 따가면 가진 쪽만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아이들도 상대방이 가진 딱지가 적으면 상대를 안합니다.
"너 몇개나 있는데?" "니가 가진 딱지는 나도 다 있어."
승자의 부유함
3. 딱지 많이 딴거 보니 부러워서 시작~ 남의 행운에 덩달아 시작하게 되는 상황.
남의 것을 따고, 잃고 하는 도박성 오락거리는 나쁘다는 것을 하도 배워서, 그런 것은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나는 안 해, 그런거 싫어해." 라고 하더라도, 옆에서 도박으로 많은 돈을 벌었거나, 뽑기에서 500원 넣고는 몇 만원짜리 물건을 뽑았거나 하는 모습을 보니 솔깃한 마음에 시작해보게 됩니다.
아이들도 딱지를 잔뜩따서 넘치는 딱지를 주체 못하는 부자들의 모습을 보면, 나도 많이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합니다.
4. 딱지 하나라도 잃으면 딸 때까지 계속! 본전 생각에 계속 빠져드는 마음.
도박이나 게임 등에 빠져들어 발을 못 빼게 되는 것 중 제일 큰 것이 '본전생각'입니다. 실제 돈도 아닌 온라인 게임상의 머니도 본전생각에 쉽게 못 끝내고 잃어버린 것을 다시 복구할 때까지 하게 되기도 하는데, 실제 돈이나 딱지가 걸린 경우는 더 한것 같습니다.
딱지 하나라도 잃으면 다시 딸때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그러다가 남은 것 마저 잃기도 하는데, 그러면 생떼를 쓰고 돌려달라고 하기도 하고, 딱지를 따간 친구가 나쁜 놈이라며 욕을 하고 다시는 안 논다고 하기도 하고, 다시 다른 친구에게 딱지를 따서 복구하겠다며 또 딱지치기를 하기도 합니다.
5. 딱지치기에도 요령은 필요해! 타짜와 같은 기술
도박은 운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이어도 타짜처럼 확실히 더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화투나 카드의 돌아가는 패를 잘 읽는다거나, 게임의 특성을 잘 분석해서 알고있다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딱지도 어느 부분을, 어느 높이에서, 어떻게 치면 잘 뒤집어 지는지에 대한 스킬이 있었습니다.
6. 틈만 나면 딱지치기! 무서운 중독증세
도박중독은 정말 무섭습니다. 도박성 게임을 한번 해보면, 쉽게 돈이 오가고, 재미있고, 매혹적인 요소가 많아서 대부분 사람들이 몇 시간이고 빠져들어서 하게됩니다.
아이들이 물 마시러 갔다 온다고, 화장실 간다며 교실을 빠져나갔는데, 멀리서 '짝! 짝!"하는 명쾌한 딱지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사이를 못참고 나가서는 딱지를 치고 있는 겁니다. ㅡㅡ;;;;
참으로 어른들과 똑같은 아이들의 딱지치기 세계를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따라하여 똑같은 걸까요?
어릴적부터 이렇게 놀아서, 커서도 도박성 게임들을 좋아하게 된 걸까요?
도박을 좋아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인걸까요?
무엇이 답인지는 헷갈리지만,
어리거나 나이가 들었거나 상관없이, 도박성 오락거리들은 똑같이 재미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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