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드 여파로 문닫은 중국인 전용 식당

라라윈 생각거리 : 메르스 사드 여파로 문 닫은 중국인 전용 식당

아송회관은 경복궁에서 자하문 가는 길 사이에 있던 중국인 관광객만 받는 중국인 전용 식당이었습니다. 4개층 전부가 식당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마어마한 규모였어요. 늘 관광버스가 잔뜩 서 있고, 식사를 마치고 나온 중국인들이 뿜어대는 담배연기와 굉장한 소음때문에 여기를 지날 때면 중국인 인파에 주눅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곳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무단횡단을 많이 해서 무단횡단 하지 말라는 현수막도 나부꼈습니다. 중국인관광객은 계속 늘어나니 이 곳은 계속 잘 될 것만 같았습니다.



메르스 사태 때 임시휴업한 중국인 전용 식당

중국인 전용 식당


문전성시.

문 앞에 시장이 생긴 것처럼 붐빈다는 말이 꼭 들어맞던, 엄청나게 장사가 잘 되던 집이 메르스 사태 때 중국인 한 명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임시휴업을 했습니다. 아송회관 앞을 지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던 곳이 하루 아침에 휴업을 하니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아마도 돈도 갈쿠리로 긁으시지 않았을까 싶은데 갑자기 수입이 뚝 끊길 수도 있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2015/07/22 - 메르스 여파, 2달간 지켜본 북촌 경복궁 인근의 중국인 관광객 현황


중국인 전용 식당


건물 전체를 거의 다 썼는지 건물에는 오로지 "아송회관" "외국인 전용 식당" 이라는 안내만 있었던 곳 입니다.

메르스 사태가 잠잠해지고 중국인 관광객이 보이기 시작하자, 다시금 아송회관 앞에 관광버스가 서며 고비를 넘긴 듯 했습니다. 장사가 정말 잘 되는 곳들도 메르스 같은 초유의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접경험했습니다.



메르스 & 사드 콤보에 문 닫은 아송회관

2017년 연말 서촌에 갔다가 아송회관이 아예 문을 닫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건물에 큼직하게 붙어 있던 아송회관 간판도 다 떼고, 임대 및 매매를 한다는 현수막만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중국인 전용 식당


어쩌다 아송회관처럼 문전성시를 이루던 중국인 전용식당이 문을 닫은 걸까요?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들으니 메르스 때 힘들다가 괜찮아지나 싶던 차에 사드 문제가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결국 메르스와 사드 콤보에 떡실신을 당해 가게를 내 놓았으나, 덩치가 커서 그런지 임대를 하는 사람도 없고 매매도 이루어지지 않아 계속 비어있다고 합니다.



사업과 정치, 운

저는 정말로 아송회관이 문 닫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나면서 늘 사장님 일수입을 부러워하던 곳이었거든요. 관광버스 꽉꽉 채워 수 십대가 오는데 1인당 만원씩만 받아도 하루 매출이 수 백만원일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하루에 수 천만원을 버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발 빠르게 중국인 전용 식당을 큼직하게 내신 안목에도 감탄했습니다. 저는 누군가 사업이 엄청나게 잘 될 때, 그제서야 부러워할 뿐 미리 그런 사업 아이템을 찾아내는 눈이 없거든요. 그렇게 잘 되던 중국인 전용식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폐업까지 이르게 될 줄이야....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중국에 유학가 있던 분들이 갑자기 장학금 지원이 끊겼다거나, 중국과 무역하는 분들이 힘들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렇구나...' 라고 하지만, 제 눈에 직접 보이는 것은 아니라 덜 와 닿았습니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곳이 '임대 및 매매' 현수막이 나부끼는 것을 보니, 사업할 때 정치적 상황이라는 것도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좀 더 운명론적으로 보면 '운'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아무리 애를 써도 시대적 상황, 사회적 상황, 정치적 상황 등등이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우니까요.


수 년 째 친구들을 만나면 '앞으로 뭐 먹고 살아야 되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년이 나날이 짧아지고 정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곳들이 많다 보니, 너 나없이 불안한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취업 걱정을 하고 나이 먹어서는 퇴직과 제2의 취업 걱정을 하는 것 뿐 늘 뭐해서 먹고 살아야 되나 하는 고민을 하는 것은 똑같은 것 같기도 하고요. 누구는 뭐 해서 잘 되었다더라, 누구는 뭐 시작한다고 하는데 사업 아무나 하냐 잘 안 될 것 같다더라 같은 이야기를 하다가 결론은 로또 아니면 아송회관 사장님 같이 성공한 사업가에 대한 부러움으로 끝납니다.

"야, 우리도 빨리 세상을 읽어서 뭘 했었어야 되는데..." 같은 (이루어지지 않은 일에 대한) 가정법 문장만 남발했어요.


사업 성공을 하려면 세상을 읽고, 너무 앞서 나가도 안되고, 약간만 먼저 앞서서 준비해서 시대에 딱 맞춰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참 어렵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업이 엄청나게 잘 되다가도 정치 상황이나 사회적 상황 때문에 어려워 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니, 사업이라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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