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사탕에 밑지는 기분이 드는 여자들

매월 14일은 무슨 데이입니다. 하도 많아 다 알기도 힘든데, 내일은 무심한 사람도 이름쯤은 알고 있는 화이트데이입니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무조건 주고받는 것이 아닌,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는 날이어서 이런 날의 설레임이 엄청났습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에 선물을 두 세개 받는다는 것은 두 세명의 이성에게 고백을 받았다는 뜻이라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순정만화의 단골소재이기도 합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당당한 스타일의 여자는 친구들 앞에서 대놓고 선물을 주며 공개적으로 고백을 하고, 소극적으로 짝사랑하는 여자는 뒤에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아려하는데, 알고보면 남자주인공은 뒤에 숨어있던 여자를 좋아했다'는 내용... 그런 장면.. 많이 봤습니다.. ^^;;  

하지만 요즘의 데이들은 그런 가슴설레는 의미따위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냥 초콜릿, 사탕, 빼빼로를 돌리는 날로 변해 사람을 괴롭히는 날이 되었을 뿐 입니다. 솔로들도 예의로 이웃들에게 초콜릿이나 사탕  한 봉지라도 사서 돌려야 하고, 연인이 있는 경우는 의무적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된 것입니다. 그저 좋은 마음으로 주고 받았다 해도, 주고 받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비교가 됩니다. 여기서 여자분들이 조금 서운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곤 합니다. 

발렌타인데이에 많이 눈에 띄던 정성가득한 수제초콜릿


여자들이 선물에 정성을 쏟는 것에 비해, 남자들은 너무 정성이 없는 것 같아 서운해진다.

발렌타인데이에 여자들은 선물에 상당한 정성을 쏟습니다. 요리와 담쌓은 여자들도 그 날만큼은 남자친구에게 수제초콜릿을 만들어 주겠다고, 문화센터 특강이라도 듣고, 인터넷의 각종 레시피를 뒤져가며, 있는 솜씨 없는 솜씨를 다 부려 정성껏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와는 달리 화이트데이에 여자친구를 위해 사탕을 만드는 남자친구는 거의 없습니다. (사탕을 만들 수 있긴한걸까요?) 물론 자신만의 솜씨로 정성어린 선물을 준비하여 뭇 여성들의 시기어린 부러움을 가득 받는 남자분들도 계십니다. 대부분은 당일에 돈으로 해결합니다. 지나가다 눈에 띄는 거 하나 사서주는 것이죠.
가격은 비슷할지 몰라도 선물을 준비하며 상대를 생각한 시간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직접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아도 남자친구가 기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참을 준비한 여자친구의 마음에 비해,  대충 하나 사주고 마는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 서운해지는 것 입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비교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선물을 준비한 마음과 생각한 시간을 비교하여 서운한 마음이 들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비싸면서 쓸모없어 속상한 선물


가격대비 실속없는 선물이라, 한 번 더 짜증이 난다.

이 사탕바구니는 무성의함 뿐 아니라 가격에서 한 번  더 여자친구의 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저런 포장만 엄청난 사탕바구니들이 보통 3~4만원을 호가하고, 인형 한개, 꽃 한다발이라도 더 들은 것은 십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속에 들은 것은 몇 천원 어치도 안되는 간식과 싸구려 사탕 몇개가 전부입니다. 판매하시는 분들의 말로는 바구니 자체가 비싸서라고 하지만, 저 바구니는 들고다니느라 귀찮고, 집에 가져가야 쓰레기일 뿐 입니다. 가격대비 최악의 선물 중 하나인 것 입니다.
사실 남자분들도 사탕바구니를 사면서 돈 아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합니다. 준비를 못해 어쩔 수 없어 사긴하지만, 포장만 거창하고 속에 들은 것이 없다는 것은 알기에 바가지 쓰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남자분도 헛돈 쓰는 기분에 씁쓸해지고, 받은 여자분이 좋아하는 것도 아닌 참 우울한 선물입니다.


화이트데이에 어떻게 해줘야 여자들이 좋아하는걸까?

여자들이 남자들도 자신이 한 것과 똑같이 초콜릿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남자분들이 여자들에 비해 선물을 준비하고, 정성쏟는 것이 익숙지 않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똑같이 정성을 들이고 준비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한 번만 더 생각해 봐 주기를 바라는 것 입니다.
사탕바구니 가격 정도의 돈을 들일 생각이라면, 같은 값에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것 하나를 해주면 더 좋겠다는 것이죠. 미니어처 향수, 화장품, 악세사리 같은 것이나 가깝게 두고 보거나 쓸 수 있는 아이디어 소품 처럼, 나중에도 그 선물을 보며 남자친구를 떠올리며 행복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화이트데이인데 사탕은 꼭 선물해야되는 것 아닌가 싶다면 예쁜 막대사탕 하나만 곁들여도 여자친구분들은 충분히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 챙기자니 신경쓰이는 날, 화이트데이

이런 기념일들은 많은 사람에게 스트레스가 됩니다. 챙길 사람이 없어도 스트레스, 있어도 스트레스.
업체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 같아 불쾌하고, 신경쓰이면서 돈도 들어 짜증스러운 날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앞서 이야기한 경우처럼 서로 챙겨도 정성이나 내용물이 비등하지 않으면 그것도 또 하나의 문제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싫으면 이런 날을 과감히 무시하고 안 챙기면 됩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이런 날의 불합리성에 백배 공감해도, 감정적으로는 이런 날을 안 챙기면 뭔가 서운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남들이 뭐라하든 '쳇, 화이트데이따위'하는 사람도 왠지 기분 심숭생숭하게 만드는 이상한 날입니다.
이상한 날이지만, 챙길사람이 없다면 돈 안 들고 신경쓸 것 없어 좋은 날이라 생각하시고, 연인이 있어 챙겨야 한다면 함께 할 연인이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즐거운 화이트데이 보내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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