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후기 :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날 팀 내한공연, 총체적 난국을 헤쳐낸 배우의 힘
티켓 오픈되고 바로 구매했는데도 C열 좌석은 거의 매진이라 맨 앞줄 D1, D2 좌석을 예매했거든요.
티켓 가격이 ㅎㄷㄷ해서 몇 번을 망설이다가,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팀 내한공연을 볼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니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맨 앞자리가 남아있을 때 냉큼 질렀습니다.
과연 좌석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인터파크 예매할 때 보이는 것은 무대에서 거리가 꽤 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실제로는 무대에서 큰 걸음으로 두 걸음 정도로 가까워서 바로 앞에서 잘 보였습니다. 다만 무대가 약간 높아 계속 올려다 보아야 해서 생각처럼 1등석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앞자리 예매하길 참 다행이었던 점은 자막과 무대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비행기처럼 앞좌석 등받이에 모니터가 달려있고 거기에서 자막이 나오더라고요.
맨 앞좌석은 무대 아랫쪽에서 자막이 나오고요. 그래서 무대와 자막이 한 눈에 들어와서 편하긴 했어요.
의역과 오역 자막 + 유럽식 영어발음의 앙상블
몇 몇 발음이 잘 들리는 배우들 대목에서는 자막에서 의역과 오역이 상당히 많아 거슬렸어요. 분명 훌륭한 번역가께서 잘 번역한 것이겠지만 상당히 문어체적인 느낌으로 의역을 하셔서, 장면의 격정적인 느낌을 자막이 확 잡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노트르담 드 파리의 클라이맥스 중 하나인 "나를 위해 단 한 번만 춤을 춰주오." 라는 대목은 "조금 더"로.. (조금 더와 단 한 번만 더는 어감이 몹시 다르잖아요.. ㅠㅠ) 그리고 에스메랄다와 신부님의 격정적인 다툼 장면도 언어를 몹시 순화하셔서 그 느낌 전혀 안나고요...
작년에 로즈큐리님이 들려준 노트르담 드 파리 ost에 완전히 빠져서 전곡을 외우다시피 했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 ost 한글판은 시적이면서도 감정이 확 전달되는 아름다운 가사로 번역이 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가사 번역도 너무 어색하고용...
유럽식 영어발음으로 할 때는 어차피 안 들리고 배우도 힘들거 차라리 원래대로 불어로 공연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좀 영어발음이 들리면 자막이 왜 요따구냐며 불만을 품게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안 들리면 안 들려서 짜증, 들리면 자막 의역 오역을 금방 알 수 있어서 짜증나는 난감한 상황이었어요.
배우 가창력 잡아먹는 MR
마지막 무대인사의 MR없이 라이브로 부를 때가 더 소름끼쳤습니다.
현대적인 안무, 소박한 무대의상
배우들이 옷도 거의 안 갈아입는데다가, 노트르담 드 파리 스타일이 몹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현대무용같은 느낌이라 무대의상도 상당히 소박합니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라는 단어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맨 앞줄 좌석을 확보해서 너무나 기뻐했는데, 무대미술이나 무대의상이 그냥 그래서 앞자리 메리트가 적었어요. ㅠㅠ
나중에 찾아보니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원래 그런 작품이라고 하네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송스루 뮤지컬(노래로만 진행되는 작품)이다. 시대를 빗댄 시적인 가사와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작품은 한 편의 시와 같은 은유적 표현과 함께 운율의 리듬감을 적절히 이용해 언어의 음악성을 강조하고 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형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무대 대신 간결하지만 스케일이 큰 무대 세트를 사용한다. 텅 빈 무대에는 역동적인 안무를 소화하는 댄서들과 폭발적인 가창력의 배우, 조명 등이 공간을 채운다.
출처 : http://www.playdb.co.kr/magazine/magazine_temp_view.asp?kindno=2&no=41089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형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무대 대신 간결하지만 스케일이 큰 무대 세트를 사용한다. 텅 빈 무대에는 역동적인 안무를 소화하는 댄서들과 폭발적인 가창력의 배우, 조명 등이 공간을 채운다.
출처 : http://www.playdb.co.kr/magazine/magazine_temp_view.asp?kindno=2&no=41089
"노래로만 진행되는.."
"텅 빈 무대.."
네.. 딱 그거에요.
굳이 20만원짜리 VIP석을 살 이유가 없었어요. 멀리서도 아크로바틱한 안무는 충분히 보일테고, (오히려 바닥을 굴러다녀서 가까이서는 안 보이는 부분도 있었어요) 노래는 어디서든 들리잖아요... ㅜㅜ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는 배우의 힘
오케스트라 없는 MR
현대적이고 아크로바틱한 안무, 소박한 무대의상..
마지막이야 제 수준 탓이지만, 아무튼 총체적인 난국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오로지 배우만 보고 배우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는데, 놀라웠던 것은 언어의 벽을 넘어서 관객에게 전달되는 가슴 뭉클한 감정이 있었다는 것 입니다.
신부님의 절규, 콰지모토의 절규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전율이 있었어요.
특히 신부님 완전 멋있었습니다. +_+
그리고 차력쇼를 방불케하는 아크로바틱한 고난이도 안무를 소화해내는 배우들도 놀라웠습니다.
안무가 너무나 힘들 것 같아서 배우들이 아주 많은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무대인사 하는데 보니 몇 명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안무 하시던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역동적인 안무를 소화해낸 것 같은데, 소수의 인원으로 그 힘들어 보이는 안무를 다 소화해 내다니 놀라운 체력이에요.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배우들은 훌륭. but...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비싸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어요...
덧, 세종문화회관 주차 할인권도 비싸요. 7시간 5천원인데, 다른 공연장의 2~3천원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시간이 길어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볼 때는 미리감치 와서 주차해두고 광화문 산책도 하고 놀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작은 서비스가 하나 있었는데, 주연배우 사인회가 있었어요.
하지만 줄이 너무 길기에 그냥 나왔습니다.
옆 문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가는데, 조연배우들은 바로 집에 가고 있었어요. 무대의상이 아니라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담배 한 대 피우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큰 일을 끝내 홀가분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제 기분이 너무나 기대하던 노트르담 드 파리가 기대같지않아 씁쓸하기도 하고, 마지막의 가슴 벅찬 터질것 같은 절규에 쿵쿵 뛰었던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 무대의 흥분도 남아있는 그런 느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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