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공항 새벽, 면세점 카페 영업하지만 줄서느라 갈 시간이 없음

라라윈 바다건너 여행가기 : 세부 공항 새벽, 면세점 카페 열었으나 줄 서느라 갈 시간이 없음

10시 반에 다이빙샵에서 출발해 11시 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오래전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새벽 비행기를 타기 전에 면세점 음식점 카페가 죄다 문닫아 무척 우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홍콩 새벽 비행기 탈 때 조심할 점, 제주항공 새벽 비행기 후기)

세부 공항도 홍콩 공항처럼 새벽 비행기 타려고 가보면 면세점이고 카페고 다 문닫아서 갈 곳이 없는 것 아닌지 걱정했는데, 세부 공항은 24시간 영업이라도 하는지 새벽 1시 넘어서도 다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카페, 음식점, 기념품 가게 등이 문을 즐비했어요.


세부 공항 새벽


항공사에 따라 동쪽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서쪽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나뉘는데 저는 진에어를 타서 서쪽으로 가서 체크인 했습니다.


세부 공항 새벽


기념품 가게에는 200페소(4천원)짜리 티셔츠도 팔고, 건망고, 깔라만시 원액 등 한국인들이 세부 오면 꼭 산다는 것들을 잔뜩 팔고 있었습니다. 바깥에서 사는 것에 비하면 비싸다고 하나, 한국 가격에 비하면 쌉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빨리 입국심사 마치고 남은 페소로 기념품 몇 개 살 생각이었습니다. (2시간 후 헛된 꿈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부 공항 새벽


카톨릭 국가라서인지 공항에도 예수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스타일 이었습니다.


세부 공항 새벽


새벽에도 세부 공항 면세점도 열었고, 카페, 음식점, 기념품 가게는 다 영업중이나 제주항공 진에어 등의 항공사 라운지는 전부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줄서기가 1시간 정도면 끝나고 1시간 남짓 공항 안에서 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징글징글한 세부 공항 수속 시간, 3번의 검사, 2시간 이상 대기줄

세부 공항 새벽 수속 시간


이 때 앞에 뒤에 서 있던 사람들과 2시간을 부대끼며 서 있고, 비행기도 같이 탈 줄은... 이 땐 몰랐어요.

공항 입구부터 공항세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세부 공항은 특이하게 국제선 비행기 이용객은 공항세를 750페소(15,000원 정도)를 냅니다. 전 입국할 때 내는 것인줄 알고 한국에서 페소 환전해 왔었는데, 출국할 때만 내는거라 페소 환전을 해 올 필요는 없었습니다.


한참... 오래... 줄을 서다가 짐 검사를 받았습니다.


세부 공항 새벽 수속 시간


발권받는 줄도 한참 입니다. 뒤의 과정을 보니, 그나마 여기까지가 괜찮은 것이었습니다. 진에어 창구가 여러 개 열려 있어 빨리 빨리 빠졌거든요.


발권 받고 나니 공항세 내라네요. 공항세 내는 줄은 그나마 아주 짧았어요. 앞에 2명 있어서 공항세 750페소 (15,000원) 내고 나갔습니다.


가방 검사, 신체 검사도 받았고, 발권도 받고 공항세도 냈으니 끝인가 했더니, 짐검사를 또 합니다.

이 쯤 되니 줄 서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우리 비행기 탈 수 있을까? 1시 비행기잖아. 지금 30분 밖에 안 남았어.."


네. 꼬박 1시간 반을 서 있었습니다. 캐리어 아니었으면 죽을 뻔 했어요. 제 앞에 승객은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1시간 반 서 있으니 죽을 맛이었는지 배낭을 다 벗어서 질질 끌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쯤 되니 면세점에서 쇼핑은 물 건너 간 듯 했습니다. 비행기나 제 시간에 탈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가장 끔찍했던 것은 마지막 출국심사였습니다. 짐검사 2번, 발권, 출국세 납부, 티켓 확인 등은 그나마 빠른 것이었고, 출국심사는 헬이었습니다. 이미 2시간 정도 서 있는 상황이 되니 아이들은 구석에 난민처럼 앉아 있거나, 엄마 아빠 품에 매달려 있고, 어른들도 죽을 맛이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이 모든 줄의 절대 다수는 한국인 입니다. 거의 한국인 95% 정도. 제 바로 앞에 필리핀 아저씨가 있었는데 공항 직원과 왜 이렇게 한국인이 많이 오는거냐고 이야기하는데, 사뭇 우리가 중국인 관광객을 대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세계속의 한국 만세!?


세부 공항은 새벽에도 면세점 영업하고, 기념품 가게도 엄청 많고, 남은 페소와 돈도 있고, 카드도 되는데.... 다 되는데.... 시간이 없어요.... ㅠㅠ

어떤 분들은 이 지경이면 30분 정도 지연되고, 발권 받으면 한국 비행기는 안 놓고 간다며, 느긋하게 살거 사고 먹을거 먹으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강심장이 아니라서....


줄 서면서 봤던 4천원 짜리 세부 면 티셔츠가 하나 사고 싶었는데....

다음에 오게 되면 세부 공항은 출국 3~4시간 전에 올거에요....



1시 비행기인데 1시에 탑승

줄만 2시간 서고, 1시 비행기인데 달려와 1시에 탑승했습니다. 발권을 받으면 저를 놓고 가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진에어 세부 새벽


빠빠이. 세부공항. 곧 또 보자.

전 1시에 비행기에 올라 탔으나, 못 나온 분들이 대부분이라 1시 30분 넘도록 기다렸습니다. 계속 안내 방송에


"우리 비행기는 출발 준비가 완료되었으나, 아직 탑승하지 못하신 승객을 기다리는 관계로 출발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공항에서 LTE속도는 잘 나왔습니다. 그러나 새벽 1시 (한국은 2시)에 할 일이 없어요. 그보다 졸려요.....

잠깐 동안 제 옆자리 비어 있는건가, 혹시 저도 팔걸이 올리고 누워서 올 수 있는건가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두근거렸는데, 30분 되니까 다 찼어요. 발권 받을 때 도떼기 시장이었는데 빈 자리가 있을거라는 상상을 하다니.. 나중에 보니 공항 입구부터 같이 줄서 있던 분들이 우르르 타시더란.


졸려서 이륙하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습니다.

이륙하니 목베개가 더 부풀어 올라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과정에서 열심히 배웠던 압력과 부피의 상관관계에 대해 체험했어요.

한참 자다가 도착 한 시간 전 정도 (아마도 새벽 6시 30분 정도?)에 기내식 먹으라고 알려줍니다.


옆 자리 일본인 승객들 중 한 명이 자다 깼는데, 타국 승무원이 어려운 것은 똑같은가 봅니다. 둘이 속닥속닥, Hello 라고 해볼까, 뭐라고 하지, 그러고 있길래 승무원께 옆자리에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저한테 감사하다고 했어요. 급 국적기 모국어 부심이 생겼어요.

이후 비몽사몽...


인천공항 입국 신고서


당초 6시 반인가 도착 예정이던 비행기는 7시 반이 넘어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나눠준 입국신고서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썼습니다. 세부 공항에서 3~40분 이상 늦었고, 중간에 잠깐 기류도 안 좋았던 것 같고, 꽤 걸렸어요. 인천공항에서 남양주가는 공항버스 첫 차가 7시 30분이라 6시 반 정도 도착하면 너무 오래 기다릴까봐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인천공항 도착

검역소에 건강상태 질문서 내고, 탑승동에서 버스 타고 넘어왔습니다.


인천공항 새벽 도착


비몽사몽한 사람들... "역시 인천공항이 제일 좋다. 그지..?" 이러는데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인천공항 자동 출입국 심사


자동입출국 심사를 받고 나오니 정말 편했습니다. 세부 공항에서 진빠지는 출국 절차를 거치고 와서 더 좋게 느껴졌어요.


인천공항 옷 갈아입는곳


탑승동에서 열차 타고 오면서 샤랄라한 원피스 입은 사람, 반바지 입은 사람들을 보며 밖에 나가면 추울텐데 괜찮을지 걱정했습니다. 짐 찾는 곳 근처에 옷 갈아입는 곳이 있었네요. 음.... 다음에는 여기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가도 되겠어요.


인천공항 옷갈아입는곳


못 찾을까봐 16번 근처라고 찍어놨어요.


인천공항 입국신고서


우리나라 인천공항 쵝오! 수 많은 나라 언어로 된 입국신고서가 있습니다. 정말 친절해요.

관세청 종이 내고, 그냥 가방 끌고 나오니 끝이었어요.

왜 가방 검사도 안 하나 싶은데, 언젠가 보니 그 종이만 보고도 잡아내는 듯 했습니다. 출국 시에 쇼핑 많이 한 사람을 걸러내는 듯 했어요.



인천공항 공항버스 티켓 사는 곳

인천공항 공항버스 티켓 구입


7번 출입구 근처에서 공항버스 티켓을 샀어요. 이때는 교통카드 아니라 아무 카드나 사용 가능합니다.

어느덧 8시 10분이라 8시 30분 티켓을 사고, 화장실 갔다가 밖에서 줄을 섰습니다. 어차피 좌석 번호가 있어서 서둘러 줄 설 필요는 없었어요.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 찍고 남양주로 오는 버스라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나와 늘어지게 잤습니다. 다들 꿀잠 자고 골아 떨어져 있으니 기사님이 우렁차게 깨워주셨어요. "도농역! 도농역 입니다!" "금곡역! 금곡역 입니다!" 이렇게요.

전 종점까지 가는거라 편히 잤어요. 혹시 차산리까지 갈까봐 평내호평 지나서 깨어 있었는데, 마석에 도착하니 종점이라고 깨워 주시더라고요.

10시 20분 정도에 도착했습니다. 갈때는 김포공항도 안 들렸는데 시간이 꽤 걸리더니만 올 때는 되레 더 빨리 왔습니다. 갈 때는 출발지에서 10분씩 승차시간을 지키느라 그랬던 것 같고, 올 때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만 시간을 지킨 뒤, 그 뒤는 쌩쌩 달려서 그런가봐요. 기사님 차이인 것 같기도 하고요.


내리니까... 아... 추워요.

실감이 납니다. 이제.


왠일로 28% 남은 배터리가 세부공항부터 지금까지 28%에서 떨어지지 않길래 카카오택시를 부르려고 했는데, 추워서 아이폰이 꺼지셨습니다. 카카오택시 불러놓고 배터리 나갔으면 정말 난감할 뻔 했어요. 아이폰이 추워서 꺼지는 것을 보니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의 한국으로 돌아온 실감이 났습니다.



귀가

집에 도착하니 1층에서 관리비 안내, 각종 요금 고지서가 저를 반겨줍니다. 신경쓸 것 많은 현실로 돌아왔네요. 월말이라 이체할 고지서들이 우편함에 잔뜩 꽂혀 있는 것은 속상했으나, 기다리던 디어러 무선 이어폰이 해외배송되어 있던 것은 아주 기뻤어요.


디어러 무선 이어폰


무선 이어폰이 왔으니까 조깅도 시작하고, 스쿼트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쿠버 다이빙 해보니까 허벅지 근육이 좀 있어야 겠더라고요. (무선 이어폰 없어서 조깅 못했던 것이 아니지만.... 핑계 김에....)


배고프니 중국요리 시켜놓고, 일주일 치 빨래 돌려놓고, 밥 먹고 설거지를 했습니다. 좀 누워있으려고 보니 바닥 먼지가 보여 대충 닦고요. 일주일 동안은 허물 벗듯 빠져 나가면 방이 다 치워져 있고, 밖에 나가면 맛있는 식사가 차려져 있었는데.....

빨래, 청소, 설거지와 마주하니 일상으로 돌아온 실감이 납니다.......

가정부 있는 분들은 일상이 여행같을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도 해보다가, 피곤하길래 샤워하고 한 숨 잤습니다.


한 숨 푹 자니 좋긴 했지만, 아, 토요일 저녁이다. 내일 지나면 월요일이네, 월요일날 이거 하고, 화요일엔 이거 해야 되고... 같은 생각들이 몰려들어 마음이 편치 않아졌습니다.


스쿠버다이빙할 때 정말 아무 생각없이 흡.... 뽀글뽀글뽀글.... 흡.... 뽀글뽀글뽀글.... 물고기 예쁘다, 우와,,, 무섭, 예쁘다... 이러면서 머리를 싹 비워서 그런지, 이번에는 유독 일상이 몰려들었어요.

시끄러운 음악을 일시정지 시켰다가 다시 재생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벌써 바다가 그리웠어요. 평화롭고, 무섭고, 아름답고... 강제적으로라도 생각을 멈추고 툭 털어낼 수 있던 곳.

더불어 사람도 그리웠어요. 중학교 때 수련회 갔다 올 때면 교관 선생님이랑 헤어지기 싫어 눈물나던 그 감성이 이 나이에도 되살아 나네요. 중학교 때는 연락할 길이 없었지만 지금은 페이스북도 있고 인스타도 있으니, 저 혼자 샘들 페이스북 스토킹 했습니다.

한나샘 페이스북부터 샘들 페이스북 다 보면서 클클 거리고, 아는 분 얼굴이 나오면 좋아하고....


처음으로 해외여행 가면서 일정 안 짜고, 해외여행에서 카메라 안 메고 다니고, 지도도 안 보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바다에서 허락해주는대로 몸을 맡기다 와서 그런지.... 몹시 그립습니다.

다시 가고 싶어요. 정말로 쉬러.



이번 여행에서 해 보고 싶은 여러가지 중 하나가 매일의 여행일기를 쓰는 것이었는데, 드디어 다 썼습니다. 생각보다 어렵네요......

그래도 혼자 해외여행을 잘 다녀왔고,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행일기 쓰기까지 완료해서 몹시 뿌듯합니다.



#1 필리핀 세부 막탄 여행 첫날

#2 세부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첫날

#3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세부 앞바다 첫날

#4 세부 씨홀스 다이빙샵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후기

#5 세부 해양공원 후기, 스쿠버다이빙 어드밴스드 첫날

#6 필리핀 세부 스쿠버다이빙 여행 마지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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