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한으로 오해 받아보니, 남자심정 이해돼

라라윈의 일상다반사: 골목길에서 치한으로 오해받아보니, 남자 심정이 이해돼..

동네 편의점에 가려고 나왔습니다.
동네에 가는 것이라서 별 생각없이 트레이닝 복에 운동화를 신고 나왔습니다. 편의점으로 가는 길을 보니, 여전히 눈이 쌓여있어서 질퍽질퍽 합니다. 그런데 옆의 좁은 골목길을 보니 눈이 깨끗히 치워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자기 집 앞은 다 치워서 그런가 봅니다. 마침 골목길에는 앞에 아주머니 한 분이 가고 있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 혼자 가면 무서운데, 아주머니도 있고 눈도 치워져 있어서 그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별 생각없이 걷고 있는데, 느낌이 이상합니다.
제가 걸어갈수록 앞에서 걸어가는 아주머니가 티나게 빨리 걸어가는 겁니다.
이런...ㅡㅡ;;; 아줌마 혹시 나를 치한으로 오해한거야?
아주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뒤에서 나는 발소리에 저를 이상한 남자로 오해한 것 같았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점점 빨리 걷습니다.
ㅡㅡ;;;
덩치는 저보다 훨씬 큰 건장한 아줌마가 저를 치한으로 오해하며 뒤도 안 돌아보고 자꾸 속도를 올려서 경보를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억울합니다. 차라리 뒤를 돌아보고 확인이나 하면, 치한이 아니란 것을 알텐데.. 뒤도 안 보고 가니 더 답답합니다. 그렇다고, "아줌마! 저 여자에요!" "저 치한 아니에요!" 하고 소리지르기도 뭣 합니다.
아줌마는 골목 끝에서 사람 많은 큰 길에 들어서자 그제서야 뒤를 흘깃 돌아보더니, 안심한 듯 한 숨을 쉬시고 갈 길을 가십니다. 잠깐이었지만 괜히 아줌마 혼자 오버를 하시며 사람을 치한으로 모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불쾌합니다.
저도 뒤에 누군가 발소리가 날 때, 괜히 겁이 덜컥나서 경보한 적이 많았는데, (전 경보가 아니라 육상을 하기도..) 막상 제가 오해를 받아보니 무척 기분 상하는 일 이었습니다. 이제야 남자들이 여자들의 오버에 억울하다고 하는 심정이 쪼금 이해가 됩니다.

억울해... 그냥 뒤에 간 것 뿐인데...


제가 주변에 있는 낯선 남자가 신경쓰이고 무서워서 빨리 걷을때는 그것을 상대방이 못 느낄 줄 알았습니다.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이 못 느끼게 살짝 빨리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이상한 기류만으로도 "나를 치한으로 오해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더군요....ㅡㅡ;;

괜한 사람을 치한으로 만드는 상황은 골목길 외에도 더 있습니다.


1. 골목길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길을 간 것 뿐 인데, 앞에서 뒤를 의식하며 돌아보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빨리 가면 뒤에 있던 남자분은 황당하다고  합니다. 거기에  뒤를 돌아보고 얼굴을 본 뒤에 더 빨리 경보하기 시작하면 남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 됩니다.

2. 엘리베이터
여자들은 밀폐된 엘리베이터에 낯선 남자와 타게 되면 경계합니다. 괜히 이상한 사람은 아닐까 의심하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이 나쁜 짓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괜히 엘리베이터 벽에 찰싹 달라붙어 있거나 상대를 의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수상한 눈초리를 받는 남자분도 불편하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3. 각종 좌석

남자분들 입장에서는 이상형의 예쁜 여자가 아닌 이상, 옆자리에 오버쟁이 여자가 앉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고 합니다. 일부러 자리를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덩치가 커서 옆 자리까지 다리가 넘어간 것 뿐 인데, 변태라서 허벅지라도 닿아볼려고 그러는 줄 알고 오버하면 억울하고,  정말 관심 없는데 자신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까 촉수를 곤두세우고 있는 것을 보면 당황스럽다고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너 안 건드려.." "절대 관심없다!" 라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남자분 입장에서도 그 자리가 고역이라고 합니다. 특히 장시간 함께 타야 하는 기차나, 영화관 등에서 옆자리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여자분이 있으면 힘들다고 합니다. 


세상이 흉흉해서 괜히 더 주위 사람들을 치한으로 오해하게 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정말 남자분을 치한으로 여겨서가 아니라 여자가 겁이 많아서 그럴 뿐일 수도 있는 것이라 이해는 되면서도, 괜한 오해를 받게 되는 사람의 불쾌감과 억울함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변인들과 생기는 일들- 차를 들이받더니 차 한 대 사준다는 아줌마
- 내 옆자리에 누가 탈까하는 기차의 낭만
- 어른에게도 필요한 착한일 스티커
- 왜 지하철에서 화장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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