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아파할까?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이별 후 더 아파하는 여자
헤어지고 나면 남자와 여자, 누가 더 아플까요? 누가 더 아픈 게 어디 있냐고, 똑같이 아프다고 하지만, 한 쪽이 더 아파 보일 때가 많아서요. 몇 년 전에는 좀 더 열심히 사랑했던 사람이 오히려 덜 아픈 것 같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헤어진 후 더 아픈 사람은?)
그러다 남녀 차이가 있는지, 이런 연구도 있는지 문득 궁금해져 찾아보았습니다.
이별후 남자 여자의 고통 차이
저만 궁금했던 것이 아닌지, 연구가 있었어요.
뉴욕주립대학교 모리스 교수와 연구진이 영국런던대와 함께 96개국의 5,705명을 대상으로 헤어진 후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에 대해 조사를 했습니다. (96개국, 5705명이라니 표본이 상당합니다..)
응답한 사람들은 한 번 이상 헤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30세까지 평균 3번 정도 헤어져 본 사람들 이었습니다.
연구 결과, 헤어진 뒤에 여자가 남자보다 좀 더 아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신적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여자가 더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의외였습니다. 흔히 헤어지고 여자는 빨리 털어버리고, 남자가 더 고통스러워 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별 후 느끼는 감정에서도 남녀 차이가 컸습니다.
여자는 헤어진 뒤, 우울, 불안, 공포 등과 같은 부적 정서를 느끼지만, 남자는 무감각해지거나 집중력을 잃어 무능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나타났습니다.
더 고통을 느끼기 때문일까요? 헤어진 뒤에 정리가 잘 되는 쪽도 여자라고 합니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여자는 헤어진 뒤에 우울, 불안, 공포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며 아파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이 지나면 전남친에 대한 감정이 말끔히 정리되는 편이라고 합니다. 반면 남자는 헤어진 뒤에 무감각해지거나 멍해지기 때문에 전여친에 대한 감정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한 편으로 미뤄두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아파진다고 합니다.
흔히 남자가 더 못 잊는다고 생각했기에, 결과는 이해가 되지만 여자가 헤어지고 더 아파서 정리를 잘한다는 것은 의외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여자가 더 아플까?
헤어지고 더 아파하는 것도 여자요, 더 빨리 잊는 것도 여자라...
세계 96개국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지만, 정확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니 한국인들은 다르지 않을까요?
한국에서는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찾기 힘들었고, 참고할만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2015년에 2~30대 미혼남녀 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자와 여자가 헤어진 뒤에 정리하는 시간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남자 24.4% 영원히 못 잊는다.
남자 13.7% 잊는데 3년 이상 걸린다.
남자 41.6% 잊는데 1~2년 걸린다.
남자 20.2% 정리 시간 필요없다. 몇 달이면 된다.
여자 24.5% 영원히 못 잊는다.
여자 19.4% 1~3년 정도 걸린다.
여자 30.6% 석 달 정도면 잊는다.
여자 19.4% 한 달이면 잊는다.
남자의 80%는 헤어지고 잊는데 몇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55%의 여자들은 몇 달 내로 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남자들은 약 20% 정도만이 몇 달 내로 잊을 수 있다고 한 것과 차이가 크네요.
여자는 이별에 특화된 강철 심장이라도 갖고 있는 걸까요?
잊는데 걸리는 시간 차이는 남녀의 이별 대처방법 차이 때문
어떻게 여자는 더 빨리 잊을 수 있을까요?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는 대처 방법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설문조사에는 '왜 그런다'는 해석이 없지만, 논문에는 왜 그런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와 있어서 그 부분을 참고했습니다.
모리스 교수와 연구팀은 여자들이 관계를 통해 고통을 극복하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남자는 헤어지고 멍하게 있거나 덤덤히 솔로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다가 뒤늦게 헤어진 전여친을 대체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느껴 괴로워 한다고 합니다. 반면 여자는 괴로우니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풀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등, 관계를 통해서 아픔을 극복을 하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이별의 고통에서 빠져나온다고 합니다.
듀오의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긴 했습니다. 남녀의 이별 대처 방법이 많이 달랐어요.
남자는 이별 대처 방법으로 일이나 공부에 매진한다는 응답이 35%,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귄다는 응답이 27.4%였고, 그냥 있는다거나 술을 마시고 취미생활을 한다는 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여자는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응답이 33.8%이고, 일이나 공부에 충실한다는 것이 21.8%로 두 번째였고, 그냥 있거나 전남친의 단점을 떠올린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남자나 여자나 헤어진 뒤에 일이나 공부에 매진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1, 2위라는 점은 비슷하나, 여자는 전남친 단점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밀어내려 애쓰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대화로 풀려 한다는 동굴이론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헤어진 뒤에 남자는 혼자 끌어안고 있기에 상처가 더 오래가고, 여자는 터트리며 풀어 버리기에 후유증이 조금은 적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헤어지고 남자와 여자 중에 누가 더 아플까 하는 것은 고약한 호기심일 뿐, 둘 다 아프겠죠.....
‘엄지손가락을 깨물면 더 아파, 검지손가락을 깨물면 더 아파?’ 같은 못된 질문은 아닐지. 애초에 안 깨물면 안 아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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