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설레고 혼자 사귀고 혼자 끝내는 사람의 특징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혼자 설레고 혼자 사귀고 혼자 끝내는 사람의 특징
혼자 설레고 혼자 사귀고 혼자 끝내는 홀로 연애형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세상 다 가진 듯 "나 어디 갔다가 이런 사람을 만났는데 느낌이 너무 좋은거야. 그런데 그 사람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라며 사랑에 빠진 것 같습니다.
사랑에 빠져 세상 다 가진 사람 같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화 주인공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다 얼마 후에 "그 사람이랑은 어떻게 됐어?"라고 물으면...
말도 말라며... 그 사이 헤어졌다고 합니다. 주변인으로 보자면, 제대로 사귀고 헤어진 것이 아니라, 혼자 설레고, 혼자 사귀다 혼자 헤어진 것 같아 보이는데, 아무튼 본인은 심각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매번 이런 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늘 혼자 설레발치고 사랑에 빠졌다가 혼자 깨지고 혼자 우울해해요. 대체 이런 유형의 사랑을 하는 사람은 무슨 심리인지 궁금했습니다.
연애하고 싶지만 두려운 회피 애착?
부모, 또는 특정한 대상 (연인, 친한 친구 등)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애착'이라고 합니다. 주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형성된 애착유형이 평생 간다고 하는데, 애착 유형은 네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안정 애착
안정애착은 "엄마가 나갔다 올게 할머니랑 있어" 하면 그러려니 하면서 잘 있는 아가들 입니다. 안정 애착인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타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사람들이라, 누굴 만나도 안정적으로 오래 잘 사귑니다. 안정애착형이 같은 안정애착형을 만나면 가장 좋고, 다른 유형과 만나도 안정애착형이 잘 참아내기 때문에 관계가 유지가 됩니다.
불안 애착
불안애착은 엄마가 잠깐 나갔다 온다고 하면 가지 말라며 엄마 옷자락 붙들고 울고 불고 하는 아이 입니다. 엄마가 나갔다가 안 돌아올까봐, 자기를 버릴까봐 불안해 합니다.
불안 애착형은 타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데 자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 (자신감이 없고, 자존감 낮고..), 상대에게 많이 의존하거나 집착하는 스타일 입니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라서 '왜 나를 좋아하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아' 같이 불안해 한다거나, 언제든 자기를 버릴지도 모른다며 초조해 합니다. 상대방이 굉장히 못되게 구는데도 헤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사람들이 이 유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계속 바람피우는데도 안 헤어지고 있는다거나, 상대가 돈 빌려달라고 하고, 사고친 후 뒷수습만 맡기는데도 계속 사귀고 있거나, 심지어는 때리는데도 안 헤어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피 애착
엄마가 나가는 것이 싫어서 울면서도 엄마 바짓가랑이를 잡는 것이 아니라 엄마를 때리고 밀치는 아이가 있습니다. "가지마. 엉엉" 하면서도 손은 엄마를 때리고 밀치거나, 반대로 "가버려. 나가! 가라구"라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도 엄마 옷자락을 잡고 울기도 하고요. 진짜 바라는 것과 행동이 좀 다릅니다.
회피애착형은 상대와 가까워지고 싶지만, 가까워지는 것 같으면 밀쳐냅니다.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상대에 대해 부정적이라, 재빨리 상대의 단점을 찾아내서 빨리 끝내버립니다. 누굴 사귀고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있기에 처음엔 괜찮은 것 같았는데 콧털이 삐져나와서 확 깼다거나, 아침에 머리 안 말리고 젖은 머리로 나와서 깼다거나 하는 사소한 것을 꼬투리 삼아 끝내버리기도 하고요. 카톡 보냈는데 30분 내로 답장 안하는 것 보니까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 끝내버렸다고도 합니다. 사실 카톡 답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어떤 꼬투리든 간에 상대방이 부족한 면이 있다고 보이면 '나는 잘못한 것 없는데 상대가 좀 모자란 것 같아서 더 깊은 관계가 되기 전에 끝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혼자 사랑에 빠지고 혼자 끝내는 경우, 이런 유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유형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제법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문제라는 생각은 안 한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자신이 문제인 것을 모르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혼자 연애하는 이상한 행태를 보이나,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고 '괜찮은 사람이 없기 때문' '아직 이상형을 못 만났기 때문'이라며 남탓을 해서 자신의 정신건강은 좋습니다.
공포 회피 애착
엄마가 나갔다가 안 돌아올까봐 굉장히 불안해 하면서, 엄마를 나가라고 밀치고 그러면서도 엄마가 진짜 안 올까봐 겁먹는 아이도 있습니다.
회피애착형은 적어도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 상대가 부족하다 생각하지 상대에 비해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며 불안해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공포 회피 애착형은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고 타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 혼란스럽습니다.
회피애착형이 가까워지는 것이 불편해서 벽이 있는 정도라면, 공포회피애착형은 '가까워 져서 나에 대해 알게 되면 나를 싫어할거야' 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합니다.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고, 남에 대해서도 믿음이 없습니다. 불안 애착형은 자신에 대해서는 믿음이 없어도 상대는 믿기 때문에 의존이라고 하는데, 이 유형은 상대도 못 믿으니 외롭습니다.
네 유형 중에 가장 괴로운 유형입니다.
누구나 조금씩 회피 애착 같은 구석이 있지 않을까?
애착유형 검사를 해 보면 사람들의 50%이상은 안정 애착형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느끼기에는 (특히 애착 유형의 특징을 읽거나 해보면) '나도 회피애착'인가 싶은 경우가 꽤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상처 한 번 안 받아본 사람이 없습니다. 잘 해주고 마음을 줬는데 뒤통수를 세게 후려치기도 하고, 이유없이 멀어지기도 해서 상처를 받습니다. 그러다 보면 사람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럽고, 일정 거리 이상은 안 친해지는 것이 안전하다 생각하게 됩니다. 적당히 거리 두고 필요한 만큼만 가까운 것에 익숙해집니다.
그러나 썸, 연애라는 것은 어느 순간 훅 치고 들어오며 거리가 좁아 집니다. 그럴 때면 순간 겁이 날 수 있습니다. 화들짝 놀라 밀쳐내거나 한 발 뒤로 빠지거나 할 수도 있고요.
가까워질수록 관계가 깨지면 상처도 크기에 겁나기도 하고요.
아마도 혼자 반하고 혼자 사귀다 재빨리 혼자 끝내는 사람은 그 두려움이 너무 커서, 더 상처받기 전에 혼자 끝내는 것이겠죠. 연애를 하고 진지한 관계를 가진다는 건, 두려움과의 싸움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