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구성, 얽히고 섥힌 사람간의 관계를 잘 엮고 풀어냈었다는 점, 일상생활 속의 소박한 감정들의 잔잔한 묘사에 무척 감동했었습니다. 그 '순정만화'가 영화로도 제작되어 개봉되었습니다.
우선 캐스팅은 외모 상은 좋은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화속 주인공들은 빼어난 미남미녀가 아니었는데, 영화다 보니... 훨씬 수준높은 외모들을 자랑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상이 참 아름답습니다. 장면 장면들의 따뜻한 색감과 밝은 조명, 정겨운 동네풍경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원래도 예쁘시지만 화면에서 더욱 예쁘게 나오는 여주인공들에게 여자인 제가 빠져들었것을 보면...남자분들은 좀 더 반하시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로 각색을 한 것이다 보니 분명 원작과는 다릅니다.
영화는 영화 나름의 재미와 매력이 있지만, 강풀의 원작 순정만화를 너무도 감명깊게 본 입장에서는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주인공의 숫자가 축소되었습니다.
이것은 많은 원작이 있는 영화, 드라마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많이 나타나는 일이긴 합니다. 원래 만화 '순정만화'에서는 위의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연결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노점상을 하는 규철과 그 옆의 붕어빵 아주머니도 비중있는 역이었죠. 영화에서는 규철이 죽고, 대신 그 부모님임 세탁소 주인 내외분이 나왔습니다.
원래 이들은 모두 엮여진 관계입니다. 규철은 하경의 연인이면서 연우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또 숙은 원래 고등학생으로 수영과 친구입니다. 그런 식으로 순정만화 속 주인공들은 서로의 감정을 다른 시각으로 비춰주고 얽히고 섥힌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만화 속 주인공들의 엮인 관계과 워낙 치밀하고 탄탄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속에서는 연우와 숙을 같은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사이로 만들고, 조금은 다른 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주인공들이 너무도 엮여있는 상황보다 영화 속 상황은 어떤 면에서는 보다 현실감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듯한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만화 '순정만화'는 나래이션 만화 입니다.
생각과 속마음을 옆에 보여주기 때문에 보는이가 더욱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 행동과 다른 속마음때문에 보는이의 애간장을 녹입니다. 그러나 영화다 보니, 배우들의 대사 너머의 그들의 속마음을 모두 훔쳐볼 수 없어 그런 애절함까지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식 입니다.
영화에선 죽었던(만화에서는 잘 살아있는) 규철과 하경이 다시 재회하고 헤어지는 장면인데, 영화 장면으로 보자면 저 둘의 대사는 하경의 한 마디 뿐 인 셈입니다. 하지만 만화속에서는 저 둘의 속마음이 저렇게 보여지기에 보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고 눈시울을 적십니다.
이런 점 때문에 원작의 섬세한 감정을 영화로 모두 나타내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는 반대로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만화를 본다면 오히려 더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2011/07/23 - 가슴 뭉클해지는 소녀시대 수영 강풀 순정만화 출연하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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