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착한 사람들이 내게 친절하게 또는 고마운 행동을 하면 처음에는 그것이 무척 고맙고,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그러다가 그 친절이 몇 번 반복되면 어느덧 그런 친절과 고마움이 당연한 일이 됩니다. 문제는 당연하다 여기던 친절이 어느날 사라지면 무척 서운해져 버리는 것입니다.
가령 자주 함께 식사하게 되는 친구나 동료가 식사 후 내게 커피 한잔을 건네주면 처음에는 무척 고맙습니다. '나를 이렇게 챙겨주다니,,, ' 하는 생각도 들고, 고맙고 긍정적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자주 커피를 뽑아주면 '그냥 원래 커피를 잘 주는 사람이려니..' 하는 것 입니다.
그러다 어느날 한 번이라도 커피를 안 챙겨주면 그동안 고마웠던 것은 잊고 서운함을 느낍니다.
이런 작은 일 뿐 아니라, 많은 일에서 자주 볼 수 있고, 겪는 상황입니다.
이웃들, 동료, 친구 뿐 아니라 가족 간에서도 그렇습니다.
타인이 친절과 호의를 베풀어 줄때는 그저 '베풀어 주면 고맙고, 아니어도 당연한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익숙해져서 '베푸는 것은 당연하고, 아니면 서운한 것'으로 바뀌는 것이아닌가 싶습니다.
이래서 요즘들어 '착하고 이타적인 사람'보다 '못되도 제 몫을 챙기는 사람'이 오히려 현대인의 적합한 생활모델이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영화에서도 과거에는 주인공들이 착하고 호의적이며 누구에게나 잘 해주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러나 근래에는 싸가지, 이기적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넘쳐나는 것도 갖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늘 착하고 상냥한 사람은 대개 사람들에게 위의 반응(고마움→당연함→서운함)을 얻지만, 한예슬 컵셉의 싸가지들은 늘 못되게 제멋대로 행동하다가 한 번 친절하게 해주면 상대가 무척 고마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것은 대비효과, 격차효과 등 여러 원인이 있을 것 입니다.
착한사람으로 계속 남아 상대가 나에게 고맙게 느끼게 하려면, 계속해서 고마움의 강도를 높이거나, 끊임없이 베풀어야 합니다. 친절을 베푸는 자체를 그냥 대가없이 베푼다고 생각하면 몰라도 자신의 호의를 어느덧 상대방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늘 기대하노라면 착한 사람도 지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고 착하게 행동할 때는,
친절 증후군에 걸리지 않도록 무조건, 늘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의 주기와 강도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생활철학 > 일상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을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이유 (26) | 2008.11.11 |
---|---|
초특가 상품뒤에 숨은 옵션 상술 (12) | 2008.08.11 |
할머니같이 편들어주기가 해법일 때도 많다. (6) | 2008.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