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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 범람 다음날, 자체적으로 불광천 출입 통제 해제?

라라윈 2016. 7. 5. 20:33

라라윈 일상: 불광천 범람 다음날, 자체적으로 불광천 출입통제 해제?

불광천 도서관에 예약한 책을 찾으러 갔습니다. 지난 번에 불광천 산책로가 아닌 위로 가보니, 쌩쌩 달려오는 차를 피해야해서 위험했습니다. 오늘은 불광천 산책로로 가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불광천 출입통제를 뜻하는 듯한 줄이 쳐져 있었습니다.



불광천에 물이 그리 많지 않은데, 줄을 쳐 놓아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냥 쑥쑥 넘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저도 따라서 불광천 산책로로 들어갔습니다. 비오는 날 차길로 걸어가는 것보다 산책로가 나을 것 같았습니다.



평소보다 물살이 세긴 했지만, 불광천 범람 위험이 있어 보이진 않았습니다. 평소에 돌리던 물레방아와 인공폭포는 오늘은 멈춰있었습니다.



폭우 때문인지 키가 컸던 풀들이 납작 쓰러져 있었습니다.



여기는 오리들이 앉아서 노는 곳인데, 예전보다 수위가 낮아졌습니다. 폭우에 떠내려 왔는지, 곳곳에 쓰레기들이 걸려 있습니다.



인도에도 흙이 흘러내려와 있습니다.



곳곳에 있던 징검다리들은 작은 댐 역할을 할 뿐, 건너기에는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키가 큰 나무들도 너무나 공손하게 배꼽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씁쓸한 것은 나무 마다 걸려있는 쓰레기들이었습니다. 이 곳이 불광천 산책로 상류인데, 북한산에서 버린 쓰레기들이 여기까지 떠내려 온 것일까요...



부분 부분에 따라 평소보다 수위가 낮아진 곳도 있었지만, 징검다리가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라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비가 흩날리는 정도로 내리다가 그쳐서 그런지, 다리 아래 교류장소에는 이미 어르신들이 잔뜩 나와 계셨습니다. 장기도 두시고, 바둑도 두십니다. 불광천의 운동하는 분들, 나와서 담소 나누시는 분들, 쉬시는 분들을 보니, 이 곳은 폭우에도 별로 상관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은 저도 이 동네에 오래 살아서 장마철 비피해에 다소 둔감하거든요.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비가 많아 와도 비피해를 입는 가까운 이웃이 없었습니다.



드문 드문 흩뿌리던 비마저 그쳐서 우산을 들고 가다가, 기념으로 한 장 찍어뒀습니다. 약 5년 정도 잘 사용하고 있는 우산인데, 이제 서서히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것 같거든요.

예전에 네이버 견학(?)가서 받은 우산인데 한게임이라고 쓰여 있는 레어템 입니다. 한게임이라고 쓰여 있어서 "한게임 고스톱 신 되면 주는거야?" "한게임 머니로 신청하는거야? 나도 고수인데... 포인트 많은데.." 라는 질문을 꽤 많이 받았습니다. 한게임이라고 쓰여 있어서 다른 사람 우산과 헷갈리지 않아 좋고, 상큼한 주황색과 우산 크기가 맘에 들어 잘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5년 남짓 써서 그런지 손잡이 코팅이 벗겨져 끈적끈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목덜미에 한방울씩 똑똑 비가 새던데, 이제 수명이 다해가나 봅니다. totes 우산이라고 쓰여 있는데, 나름 좋은 우산인가 봅니다. 5년간 살 한 번 안 부러지고, 튼튼하고, 자동버튼 고장도 안 나서 잘 썼네요.



자전거 타는 사람이 없고, 평소보다는 사람이 적어서 느긋하게 우산 구경도 하고, 산책로 구경도 했습니다. 불광천 산책로에는 중간 중간 애완동물 배변봉투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준비 못해온 분들은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애완동물 위생봉투함에서 봉지를 꺼내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돌아올 무렵에는 비가 그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있고, 운동기구에서 몸을 푸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기는 했지만, 불광천 산책로로 들어오는 입구마다 출입통제 선을 쳐 놓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왜 막아두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비만 오면 출입통제선을 치는 걸까요? 왜 막아두었는지 궁금해서 집에 돌아와 검색해 봤더니.... 



어제는 불광천 범람했었다고 합니다. 인도까지 물이 차 오르고, 자전거 도로만 간신히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시민들 불광천 출입통제되어서 모든 출입구에 출입통제선을 쳤던 것인가 봅니다. JTBC 뉴스에도 불광천 범람 뉴스가 나왔다고 하네요. 불과 하루 만에 물이 다 빠진 것이었네요. 어제 불광천이 범람했을거라는 상상도 못한 채, 왜 막아놨지 다들 자체적으로 불광천 출입통제 해제시키며 산책로에서 운동하는데.. 라는 태평한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예전에 대전에 있을 때 장마가 오면, "대전 사람들은 장마에 갑천에서 고기 구워먹어" 라는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대전 하상도로는 통제되나, 갑천 옆에서 놀아도 괜찮을만크 비 피해 걱정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 동네도 "비가 와도 불광천 산책하러 간다" 는 분위기 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분위기 탓에 태연하게 산책하다가 구조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은평구 시설관리공단, 폭우로 불광천에 고립된 주민 구조) 다음에 비가 올 때는 조심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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