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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마치터널, 몽환적인 인공 동굴 산책로 데이트 코스

라라윈 2018. 7. 26. 20:16

라라윈 놀러다니기 : 신비로운 마치터널, 몽환적인 인공 동굴 산책로 데이트 코스 추천

인공 동굴 같은 터널을 산책할 수 있는 신비로운 데이트 코스를 찾았습니다. 마치터널 옛길 입니다. 예전에는 이 곳으로 기차가 지나다녔는데, 터널을 새로 뚫으면서 옛 마치터널은 산책로 겸 자전거도로가 되었습니다. 입구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제법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 기분이 묘합니다. 묘한 분위기의 독특한 데이트 코스에요.



온도가 다른 터널 입구

마석에서 평내호평 방향으로 운동삼아 걷다 보니, 어느 순간 향긋한 풀내음이 나면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폭염에 서늘한 바람이 한 줄기 불어오니 홀리듯 그 쪽으로 갔어요.



폭염에도 서늘한 바람을 솔솔 내뿜는 곳은 다름 아닌 터널이었습니다. 터널 입구에만 서도 천연 에어컨 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터널 입구에 벤치가 세 개가 있어 그 곳에서 쉬는 커플도 많고, 돗자리 가져와서 터널 안 쪽에서 잠시 쉬는 커플도 보았습니다.


첫날은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이미 힘이 든데다가, 터널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터널 입구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길래 그냥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마치터널 길이를 검색해 보니 옛 마치터널은 644m 였습니다. (자동차가 다니는 마치터널은 313m라 짧습니다) 터널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1.3km 정도 더 걷게 되는 셈인데, 터널 안이 궁금해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묘한 분위기의 터널 안

터널 안은 통영 해저터널이 떠올랐습니다. 오래 전에 투박하게 만든 터널처럼, 콘크리트와 파이프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기차를 위한 터널이었으니 예쁘게 마무리할 필요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터널은 혼자서 팔 쭈욱 벌리면 공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을 정도 입니다. 그리 크지도 많이 높지도 않은 터널인데 깁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반대쪽을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중간 중간 지나온 거리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50m 간격 정도로 설치되어 있어요. 72m, 122m, 172m, 222m 등으로 나옵니다.



지금은 산책로 겸 자전거 도로라 조명은 꽤 밝은 편 입니다. 한강에서는 산책로 겸 자전거 도로라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여기는 자전거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고 그럽니다. 사람 숫자도 적고, 자전거 숫자도 적어 평화롭게 서로 비켜 다녀요.

터널 안에서 소리가 울려서 자전거 다가오는 소리가 F1 레이싱카라도 지나는 듯 쌔액 하고 들리기도 하고, 라디오나 음악을 스피커로 듣는 사람이 다가오면 그 소리가 더 울려 퍼지기도 합니다. 언젠가 클래식 라디오를 듣는 분이 뒤따라 오셨는데 터널 안에서 클래식이 잔잔히 울려퍼지니까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 느낌이었어요. '터널 안에 클래식도 틀어주나봐' 했었는데, 다른 분 라디오였어요..



중간 중간은 무섭기도 합니다. 벽돌을 저렇게 일자로 쌓아 놓으면 후두둑 떨어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무령왕릉 같이 서로 맞물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으나, 그런 구조는 아닌 듯 합니다. 천정이 무너질 것 같은 무서운 구간도 군데 군데 있어요. 

이런 특징 때문에 커플 데이트 코스로 더 좋은 듯 합니다. 터널 안이 주는 공포 때문에 옆 사람이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인공적으로 뚫은 터널인데, 동굴처럼 침식 작용이 보이는 곳들도 있습니다. 터널 안을 걷노라면, 자꾸 인공 동굴 같은 느낌이 들어요.



평내호평쪽 마치터널 끝이자 입구

신비로운 터널 안을 두리번 거리며, 바깥 세상과 다른 서늘한 공기, 소리의 울림, 약간 무서우면서도 환상적인 공간을 걷다 보면 어느덧 터널 끝에 다다릅니다. 터널 끝에 다다르면 뭔가 해 내고 끝이 보이는 기분이라 약간의 쾌감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터널 바깥은 어딜까? 더 가면 어디가 나오지?' 라는 또 다른 시작 같은 기분도 들고요. 이래서 인생사를 터널에 비유하곤 하나 봐요.



마석 쪽 마치터널 입구에는 마치터널 길이가 적혀있지 않은데, 평내호평 쪽 마치터널 입구에는 마치터널 길이 = 643m 라고 적혀 있습니다. 내부의 표지판은 644m인데...



평내호평쪽 마치터널 입구 입니다. 산길 속에 숨겨져 있어 비밀의 동굴 느낌입니다.



터널의 특성 상 약간 무섭기도 하고, 오붓하기도 하고, 끝이 안 보이는 터널을 함께 걷다가 터널 끝이 보일 때 목표달성한 기분도 들고... 신비롭고 독특한 데이트 코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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