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열대야 에어컨 없이 버티는 팁
라라윈 건강관리 하기 : 여름 무더위 에어컨 없이 버티는 팁
작년 봄, 남양주에 이사왔을 때 이 동네는 에어컨이 필요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부동산에서도 "서울에서 이사오는 사람들은 에어컨부터 찾는데 여기는 막상 설치해 놔도 한 두 번 쓸까 말까에요. 저희 사무실에도 에어컨 달아는 놨지만 한 두 번 켰어요." 라고 하셨고, 이후로 물건 배달오는 분, 가스 설치 기사님, 인터넷 설치 기사님 등등 누구든 오시면 붙잡고 물어보자 다 똑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의 친척이 남양주로 이사와서 에어컨 설치를 했으나 설치만 해 놓고 한 번도 안 쓰셨다 등등.
그 말을 믿으며 에어컨 설치를 미뤘고, 작년에는 그 결정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열대야 였던 3일 정도가 힘들었을 뿐, 열대야라며 밤에도 25도가 넘는 날이 아니면 밤에 시원했어요. 수련회 놀러가면 밤에 추운 것처럼 여름 밤도 서늘해서 아주 좋았습니다. 낮에 잠깐 덥고, 7월에는 선풍기조차 안 썼고, 8월에는 선풍기 잠깐 돌리면 시원했습니다.
남양주 최고다! 여름이 시원하고 특히 밤에 서늘하다니, 너무 좋다! 라면서 행복해 했어요.
올해도 그럴 줄 알았는데..... 음... 원래 장마여야 하는 지금부터 폭염에 열대야를 연일 내리 꽂아 버리니 으#@^%$&*^ 너무 더워요 ㅠㅠㅠㅠ
너무너무너무 더운 가운데 집에 에어컨 없이 있어보니 에어컨 없이 버티는 요령만 늘었습니다.
1. 벗을수록 시원
홍콩이나 동남아 등의 더운 나라 가면 남자분들 윗통 벗고 앉아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벗을수록 시원해요.
저희 엄마 지론은 "여름에 벗는다고 시원한게 아니야. 살이 달라 붙으니 더 끈적이지." 셨는데, 아니에요. 그건 어느 정도 더울 때 였습니다. 못 견디게 더울 때는 벗고 있을수록 시원했습니다. 튜브탑 원피스 같은 것을 입고 어깨를 훤히 드러내고 있으면 시원하고요, 운동용 탱크탑에 반바지 입고 배와 어깨를 다 드러내고 있으면 더 시원했어요. 에어컨이 없어서 창문을 다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벗고 있을 수는 없는데 최대한 노출을 많이 할수록 시원했습니다.
튜브탑 원피스 >>>> 탱크탑 + 반바지 >>> 나시 + 반바지 > 원피스
괜히 더운 나라 사람들이 벗고(?) 돌아다니는 게 아니었나봐요.
폭염 덕분에 바캉스가서 입으려고 샀으나, 입을 일이 거의 없던 과감한 천 쪼가리들을 입고 있습니다.
2. 인견 소재 추천
낮에 더운 것도 힘든데, 밤에 더워서 잠을 설치는 것이 좀 더 괴롭습니다.
더우니까 이부자리도 뜨끈뜨끈하게 느껴져요. 얇은 여름 이불이나 타월 소재로 더운데, 제일 좋은 것은 인견 소재였습니다.
소재 자체가 냉감이 있고 시원합니다.
은혜롭게 엄마가 올해 인견 이불을 만들어 주셨는데, 인견은 차가운 느낌인데다 몸에 달라붙지 않아서, 폭염에 열대야에 시달리는 날 최고였어요. 무더위에 에어컨 없이 열대야를 버터야 한다면 인견 이불 강추입니다. 인견 매트도 하나 더 장만할까 생각중이에요.
3. 수건에 감싼 아이스팩
선풍기조차 바람이 뜨거울 때, 도무지 열이 식지 않을 때, 아이스팩을 얼려서 수건에 감싸서 끌어안고 있으면 시원합니다. 열대야에 에어컨 없을 때, 샤워하고 아이스팩을 수건으로 감싸서 세상 소듕하게 끌어 안은 채 선풍기 바람을 쏘이면 솔솔 잠이 잘 와요. 수건 없이 아이스팩을 대면 너무 차갑기도 하고, 빨리 녹으면서 물이 맺혀서 오래 못써요. 수건에 감싸서 사용하는 것이 나름 소듕한 얼음을 오래 끌어 안고 있을 수 있는 팁이었어요.
아이스팩은 2~3개 정도 얼려 놓고 번갈아 가면서 쓰면 좋아요. 다이소 등에서 파는 것보다 냉동식품 살 때 딸려오는 아이스팩이 크기도 적당하고 딱 좋았요.
4. 지속적인 가열 피하기
몸이 계속 달궈지면 버티기가 힘듭니다. 뚝배기처럼 은근하게 오랜 시간 달궈지면 식는 것도 오래 걸려요. 집에서 에어컨 없이 너무 더우면 간단히 물로 샤워를 해서 온도를 낮추거나, 도서관 커피숍 마트 등으로 피난을 떠났다 오면 좀 낫습니다.
버텨 보겠다며 더운데 계속 참다가 더위 먹어요... 지속적으로 달궈지는 것은 피해야 돼요. 오래 달궈지고 있다 싶으면 뭔가 응급조치를 해야 합니다.
5. 집 식히기
집 안에서 밥을 하거나, 가스불을 쓰거나, 식기세척기 스팀 살균을 돌리거나 하는 등의 열나는 짓을 하면 더워집니다. 사람이 있는 것도 계속해서 집을 덥히는 요소인 것 같아요. 계속 열을 내는 생물체가 있으니 집이 더워지나봐요.
종종 집을 비우고, 특히 저녁 시간에 밖이 시원할 때 창문 활짝 열어서 바람 들어오게 만들어 놓고, 집 밖에 나가 운동하고 들어오면 집이 조금 식습니다.
6. 집 안에서도 장소 수시로 바꾸기, 벽, 바닥과 닿는 면적 줄이기
작년은 남양주 쵝오를 외치며 에어컨 없이 수월히 보내서 이렇게 에어컨 없이 여름나는 법을 탐구하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너무 더우니 1도에 목숨 걸며 에어컨 없이 더위 극복하는 법을 궁리하게 되네요.
책상 위치가 볕이 잘 들고 좋았다면, 더울 때는 음침한 곳으로 옮겨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햇볕이 잘 드는 자리는 더워요.
덥다고 바닥에 누워 있으면 더 덥고 끈적거립니다. 지금처럼 연일 폭염에는 집이 계속 달궈져 벽도 뜨거워요. 가능한 집과 몸이 닿는 부분을 줄입니다. 의자에 앉아 있고, 무중력체어처럼 매쉬체어에 앉아 붕 떠 있는 것도 방법이었어요. 바닥, 벽, 집에 닿으면 더워요.
7. 멍하니 신경 분산하기
더운 날 머리 쓰거나 신경 쓰면 더 덥습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가만 있는 것이 제일 좋아요.
그렇다고 정말 가만히 있으면 더운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적당히 신경은 분산이 되어야 합니다. 멍하니 TV나 연속극 미드 영드 같은 것을 보고 있으면 신경이 분산되어 더운 것이 쪼금 덜 느껴집니다.
8. 잘 먹고 운동하기
폭염에 열대야가 오니,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몸이 아팠습니다. 더우면 머리 아픈 이유가 뭔지 한참 검색하니 더위 먹어서 아픈 경우가 있고요. - 더위먹고 냉방병? 더위 먹었을 때 vs 냉방병 증상 및 응급처치 방법
혈압이 낮은 경우 더우면 혈관이 확장되어 더욱 피가 천천히 흐르면서 머리까지 피를 뿜뿜 쏘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더워서 더위를 이기느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는데다가, 덥다고 입맛 없다며 잘 안 먹으니까 기운이 떨어지는 겁니다.
폭염에 에어컨 없이 버티려면 잘 먹고 운동하는 것이 필수였습니다. (더위를 이기려고 운동을 해야 하다니...;;; )
단백질 위주로 잘 챙겨 먹고, 해 지고 조금 선선해지면 운동 했어요. 그러면 조금 버틸만 해집니다. 더운데 불 쓰기 싫어서 구운계란, 연어 등을 사서 먹었고, 밖에서 사 먹을 때도 육회, 치킨 등 단백질 식품 위주로 사 먹었어요.
이 방법들의 단점은 말 그대로 무더위 폭염 열대야에 에어컨 없이 '버티는' 방법일 뿐이라는 점 입니다.
더위 먹지 않고 버티고는 있는데, 더위와 싸우느라 모든 에너지를 다 써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요. 나름 더위와 잘 싸우고 있으나, 더위에 싸울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에어컨 설치하고, 더위와 싸우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회의가 들기는 합니다.
- 더위먹고 냉방병? 더위 먹었을 때 vs 냉방병 증상 및 응급처치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