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철학/생각거리

개강 첫날 새내기 특징 & 달라진 대학교 동아리

라라윈 2019. 3. 6. 09:24

라라윈 생각거리 : 대학교 개강 동아리 모집 & 새내기 구분

개강 첫날 대학교는 북적북적 했습니다. 새내기 티 안 내려고 애쓰는 새내기들이 너무 귀여웠어요. 개강을 했으니 동아리와 학회에서 신입생 모집을 위해 거리 홍보를 하는데, 이전과 사뭇 달라 세대차이도 느꼈읍니다.



새내기 구분 방법

# 학교 인증샷

학교 오래 다닌 사람들은 정문에서 기념사진 같은 거 안 찍습니다.... 새내기들은 "학교 이름 있는 정문에서 찍자~" "저 건물 앞에서 찍자." "이름 나오는 거 앞에서 찍어." 이러면서 귀엽게 인증샷 찍으러 다녔어요.


# 셔틀버스

학교 셔틀버스는 종점에서 다 내리기 때문에 학교 다니던 사람들은 종점에 도착할 때까지 안 일어납니다. 종착역 직전이 굉장한 급커브 급경사라서 서 있으면 몸이 휘청휘청해서 힘들거든요. 자리가 없어서 서 있으면 모를까, 앉아있던 사람들은 종점에 멈출 때까지 절대 안 일어나요. 그러나 귀여운 새내기는 이전 정거장 지나자마자 일어나서 급경사 급커브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더라고요.


# 한껏 멋낸 촌스러움

한껏 멋을 내고 왔는데, 애긔애긔해요. 아줌마 아저씨들은 무심한 촌스러움이라면, 새내기는 구석구석 신경 쓴 티가 역력한데 뭔가 조화롭지 않아서 귀여웠어요.


# 오늘 상경함

말 안 하고 있을 때는 모르는데, 엄마와 통화할 때 사투리 쓰면서 "내 학교 잘 왔따. 모르겠따. 버스는 한 번에 오는거 있드라." 이런 이야기하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오지랖 넓게 학교에 오는 편한 교통편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엄마와 계속 통화하면서 차에 타 버려서 알려주진 못했어요.



달라진 동아리 분위기

개강하고 새내기들이 들어오자, 동아리 회원 모집도 한창이었습니다.



앞쪽에는 마스코트 복장을 하고 잔망스런 애교를 선보이는 동아리도 있고, 정복 입고 모델 간지 폭발하며 회원을 모집하는 학교 홍보대사 동아리도 있고, ROTC도 있었습니다.



사진 찍으면 포즈도 취해주고, 예쁜짓도 해주는 잔망스러운 캐릭터가 귀여웠어요. 안 쪽으로도 여러 동아리들이 테이블을 놓고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음악 동아리, 예술 동아리 등이 빠졌는지 예년보다 조용했습니다. 음악 동아리가 나와 있으면 기타도 치고 앰프 켜고 음악도 틀어서 쿵작쿵작했거든요.

동아리 모집 하는 모습을 구경하다 안으로 들어갔다가, 학회 가입하려고 상담하는 모습을 보고 문화충격을 받았습니다. (취업박람회인줄....;;; )



공모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회의 인기가 엄청났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학회 성격의 동아리는 부스도 작고, 일부 학생들만 갔던 것 같은데, 개강 첫날부터 새내기들이 줄 서서 상담하고 있었어요.


한 편으로는 약간 슬펐습니다. 이제는 대학생활의 낭만이 없이, 새내기 때부터 스펙에 도움되는 동아리만 찾나 싶었어요.

제 선배 세대에서는 대학교 오면 어려운 책 읽고, 술 냄새 풍기며 강의실 들어가기, 강의실에서 누워서 자기, 위장 구멍나서 치료받기, 운동장에서 비비총으로 사격 놀이 하기 등등 온갖 똘기 충만한 짓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 때의 동아리는 대학 3~4학년도 참여하는 모임이었고, 예체능 동아리가 많았고, 무슨 동아리에 가입하든 선배에게 술 얻어 먹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습니다.

저 때에는 선배들처럼 미친 짓을 하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1학년 정도는 노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1학년 때 올 F 받은 친구들이 꽤 있었어요. 그러나 졸업과 취업이 어려워지며 동아리 짱이 2학년으로 내려오며 3학년도 빠지는 추세였습니다. 그래도 그 때도 예체능 동아리가 대세였습니다. 힙합댄스 동아리 (촌스러운 저의 스타일을 보고도 너그러이 받아준 언니오빠들 고마웠어요), 샹송 동아리 (희진 언니 따라가서 샹젤리제 배움), 재즈댄스 동아리 (정말 열심히 연습 참여했으나, 공연 앞두고 휴학해서 공연은 같이 못해 봄) 등등을 했어요.


대학생 때 미친 짓을 안 해보면 언제하나 싶기도 하고, 신입학 직후부터 취업 걱정을 하나 싶어 잠깐 슬퍼지다가, 이런 생각이 꼰대 생각 같아 화들짝 놀랐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는 그 때의 문화, 그 때의 인기있는 활동이 있었던 것이고, 지금은 지금의 트렌드가 있는 것인데 예전이 좋고 지금은 아니라는 식으로 '평가'를 하려 들면 꼰대가 된 거겠죠.....


꼰대 생각이 떠올랐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 휘휘 저으며 생각을 없애 버리고, 그냥 문화충격을 받았다고 하기로 했습니다.

건물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도, 새로운 세대, 새로운 사람들이 오면서 학교 안은 많이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