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내는 여자친구, 알고 보면 그게 여친 원래 성격?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짜증내는 여자친구, 알고 보면 그게 여친 원래 성격?

친구 중 하나가 일이 잘 안 풀릴 때, 걸핏하면 전화해서 짜증을 냅니다. 기분 좋다가도 징징대며 짜증내는 여자친구 전화 받으면 기분이 확 잡치면서 지칩니다. 짜증내는 친구를 감당하는데 지쳤던 날, 영어 선생님께 친구 이야기를 하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짜증내는 친구 때문에 저도 짜증이 났고, 이런 상황을 누군가 이해해주길 바란 것 입니다. 친구가 짜증내는 것만 이야기하면 정말 나쁜 아이처럼 보일 수 있으니 "원래는 그런 애가 아닌데 요즘에 일이 잘 안 풀려서 그런지 애가 무척 예민해져있고, 걸핏하면 전화해서 짜증을 낸다. 그래서 힘들다." 라는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의 답.

"힘들고 어려울 때 일수록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법이죠. 좋을 때 성격 나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상황이 편안하고 일이 다 잘 풀리고 즐거우면 다들 너그럽고 여유로워지죠."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제 친구니까, 친구가 짜증을 부릴 때 그게 친구 성격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친구가 짜증낼 때마다 "가만히 있는 애를 옆 사람이 건드려서.." "일이 꼬여서" "친구의 상사가 나쁜 사람이라서" "일진이 사나워서" 그런다고 생각을 하며, 상황적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원래 성격이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고 생각을 안 했습니다.
제가 착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고, 친구의 원래 성격이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고 하면 끔찍하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원래 성격이라면 앞으로 그 친구를 만나는 내내 그 친구가 짜증 부리는 것을 봐야 된다는 무시무시한 상상이 되잖아요. 그러나 친구의 원래 성격이 짜증쟁이는 아닌데, 지금 상황 때문에 잠깐 짜증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상황만 바뀌면 밝고 긍정적인 아이가 될거라면 희망이 있습니다. 친구 관계를 끊기는 싫으나,  매번 친구가 짜증내는 것을 감당하기 힘드니까, 이 친구의 원래 성격은 이런 것이 아니라고 저 혼자 세뇌를 해 왔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에... 눈가리고 안 보고 싶었던 친구의 성격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었습니다. 늘상 짜증을 내고 예민하고... 제가 믿고 싶지 않을 뿐, 그게 친구의 원래 성격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의 성격이 원래 짜증쟁이일수도 있다는 깨달음보다 더 무서운 깨달음도 있었습니다.


짜증내는


어제 제가 폭풍 짜증을 부리고 나서 미안해졌을 때였습니다. 저도 양심은 있어서 막 짜증을 부리고 나니 제가 원래 그렇게 성격이 괴팍한 사람은 아니고, 요즘 상황이 피곤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저의 이미지 관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개강을 해서 조금 피곤하고, 졸업 준비 때문에 신경 쓸 일이 많고,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어서 미세먼지 있을 때 쥐약이라 컨디션 안 좋고, 등록금 낼 때가 다가오면 원래 몹시 예민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습니다. 제가 말을 하지 않으면 제가 왜 짜증을 내는지 상대방은 전혀 모를테니까요.

제가 짜증을 낼 수 밖에 없는, 예민하게 만드는 상황적 요인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려던 찰나..  영어 선생님이 헀던 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일이 많아서 제가 짜증을 낸 걸까요? 저는 원래는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인데, 기분이 좋을 때만 잠잠했던 걸까요?
일이 조금 많다고 막 짜증을 내는 것이 알고 보면 제 원래 성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무서워졌습니다. 농담처럼 "나 원래 까칠해. 예민해." 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정말 제 성격이 정말 이유없이 짜증이나 내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몹시 부끄러워집니다. 제가 그토록 싫어하던 이유없이 짜증내는 캐릭터가 나였다니... ㅠㅠ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은 문득 남자친구에게까지 닿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 원래 성격은 꽤 괜찮은데, 잠깐씩 (어떤 이유 때문에) 짜증내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가 보기에는 어땠을까요. 
기본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생리통과 배 아프고 컨디션 저조할 때는 디폴트로 짜증을 냈었고,
(물론 저는 짜증까지는 아니고 좀 예민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일할 때 말도 안되는 요구를 듣거나 개념없는 전화 받으면 짜증을 냈고,
(남자친구니까 기대고 응석부리고 싶어서 였다고 핑계)
피곤하면 사소한 것에도 짜증을 냈고,
(저질체력이라 그런다고 핑계)
기타 등등 짜증낸 것들을 합쳐보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제가 일년 내내 짜증내는 여자친구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원래 성격이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은 아닌데, 피곤해서, 상황 때문에, 짜증나는 일이 많아서 그랬다고 아무리 핑계를 대봐도.... 거의 짜증내는 일이 많았으면 그냥 그게 원래 성격이라고 인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짜증내는 사람 본인만 모를 뿐.. 


- 이유없이 짜증내는 남자친구, 왜 그러는걸까?
- 여자친구 뒤끝 작렬, 알고보면 여자의 뇌구조 때문?
- 맛있는 것을 사다줘도 아내가 짜증내는 이유
- 남자친구 무관심에 지쳐 헤어진 여자친구와 다시 시작하기
©서른 살의 철학자, 여자(lalawin.com) 글을 퍼가지 마시고 공유를 해주세요.
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