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잔소리 기술

학원에서 아이들과 있다보면 본의아니게 많은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문 닫아라, 조용히 해라, 집중해라, 딴 짓하지 마라.." 등등 순식간에 잔소리대마왕이 되곤합니다. 모든 말이 아이들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아이들은 귓등으로 듣기 일쑤입니다. 그렇다보면 소리를 지르며, 같은 말을 되풀이하니, 하는 저도 듣는 아이도 모두 지치고 짜증나는 상황이 됩니다. 정말 답답한데, 제목만으로도 저를 위로해주는 방법서가 있었습니다. 
 "소리치치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잔소리 기술" !


이 책을 딱 보는순간, "그래, 내 소원이다!  제발 잔소리 좀 안하고 살고 싶다.."하는 마음이 들면서 잔소리 하는 사람의 애로사항을 이해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제목부터 위로가 되었습니다. 너무도 필요한 내용인데다가, 책의 구성이 아이들책처럼 글씨도 조금 크고, 여백도 많으면서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놀랐던 점은, 잔소리는 잔소리를 하게 만드는 원인제공자 보다, 잔소리를 하는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잔소리를 지나치게 심하게 하는 사람은 문제라 생각하더라도,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잔소리는 상대를 위해서 하는 말이지, 잔소리 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잔소리를 하는 사람의 생각과 방법이 정말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잔소리를 하는 큰 이유는, 잔소리 하는 사람의 스트레스 해소때문.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잔소리의 이유는, 상대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하는 것이며, 비폭력적으로 말로 해결하기 위한 것 입니다. 어디까지나 상대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잔소리를 하는 사람의 '스트레스 해소'라고 합니다.
잔소리를 듣는 사람은 대부분 잔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움츠러드는 반응을 보입니다. 동등한 상대나 동생이 손 윗사람에게 잔소리를 한다해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잔소리를 듣는 사람의 반응에서, 약한상대를 제압할 때 느끼는 쾌감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러한 쾌감에 중독되어 더 많은 잔소리를 즐기게 된다고 합니다.
주위에서 잔소리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자신이 잔소리를 함으로써 주변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잔소리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앵앵거리면서 귀찮게 하니까 듣기 싫고 짜증스러워서 듣는 척 하는 것 뿐인데, 잔소리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옳은 소리를 해서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잔소리하는 사람도 정확히 무엇때문에 잔소리를 하는지 잘 모르는 것도 문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때는 우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뭉뚱그려서 "쟤는 개념이 없어서 문제야." "얘는 하는 짓이 왜이리 얄밉니."하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해결책도 명확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는 상대의 지각하는 습관이라 하더라도, "제 시간에 오는 건 기본적인 예의지. 평소에 조금만 부지런하게 하면 되지. 5분만 빨리 서두르는게 그렇게 어렵니. 늦을거 같으면 밥을 먹지 말던가. 화장을 하지 말고 오던가. 아니면 택시라도 탔어야 할거 아니니. 너는 다른거 할 때도 느리잖니. 이렇게 지각하는게 이미지에도 얼마나 나쁜지 아니. 나중에 어쩌려고 그래. 회사에서도 시말서 써야하는 일이야. 그리고 애는 어쩔꺼야. 너도 맨날 느리면서 나중에 애도 너랑 똑같이 닮으면...(끝없는 잔소리 어쩌구저쩌구....)....."
 하는 식으로 별의별 이야기를 다 꺼냄으로써, 상대에게 명확한 의사전달도 안되면서 불쾌감만을 주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명확한 문제지적과 해결요구가 안 되었기 때문에, 상대방은 다음에도 같은 문제를 또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은 문제가 또 일어나면 또 똑같은 말을 반복하겠죠. "내가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지난번에 한 잔소리 또 어쩌구 저쩌구)...... 너는 같은 말을 몇 번을 해야 알아먹는거니?" 하면서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듣는 상대를 힐난할겁니다.
하지만 잔소리의 내용을 살펴보면, 알아듣기 어렵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마구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놓고는 자신의 말을 왜 못 알아듣냐고, 자꾸 잔소리하게 만드냐며, 잔소리까지 상대책임으로 전가시킵니다.
이러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잔소리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입니다. 악순환을 끊고 싶다면, 원하는 요점만 간단히 명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상대의 잘못이나 특성은 알아도,  잔소리하는 사람 자신의 문제나 특성은 모르는 것도 문제

이 책은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어 아이들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잔소리 기술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연령 별, 성별, 아이의 성격 등등에 따라 제시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대부분 사람들도, 상대에 따라 화내거나 잔소리하는 것이 달라야 한다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잔소리를 하는 사람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에 대해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지피지기백전불태'()입니다. 그러니 잔소리를 통해 상대를 변화시키려 하기 전에, 자신에 대해 먼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이 보다 많은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얼굴이 화끈거리며 찔리는 내용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잔소리를 하게 만드는 원인제공자들이 문제라며, 상대를 손쉽게 뜯어고칠 방법을 얻기 위해 책을 집어든 사람들의 경우, 자신부터 변해야 하고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에 발끈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잔소리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이야기가 쉽게 인정하고 싶은 내용은 아니지만, 잔소리를 하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받아들여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책의 주요대상과 초점은 아이를 교육하는 어른이지만, 어른이 아이에게만 잔소리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화술과 처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이 책을 신나게 읽고 있으니, 아이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다른 책을 읽고 있을 때는 신경이 없더니, 제목에 관심이 갔나 봅니다. 몇 몇 아이들이 웃으면서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나와있어요?" 하고 묻기도 하고, 그런거 읽을 필요없다는 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소리치고 야단치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많이 했던 말이 '칭찬'이었습니다. 또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하도 잔소리를 많이 하고 자주 혼내니까, "잘해주면 왜 저러나 싶어서 오히려 무서워져서 말을 잘 들을거에요."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했습니다.
어른들이 잘해주고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이 이상한 일로 느껴진다는 아이들의 말에 다시 한 번 찔립니다. 정말 문제는 잔소리를 하게 하는 아이들이나 상대가 아니라, 잔소리를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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