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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케냐, 전율 돋는 천재의 완벽한 사진전 at 공근혜 갤러리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이 느낀 사진 전시회 : 마이클 케나 Michael Kenna 철학자의 나무, 공근혜 갤러리 - 데이트 코스 추천

마이클 케냐. Michael Kenna
우리나라의 솔섬 사진으로 사라질 뻔한 솔섬을 구한 친환경적인 사진 작가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큰 기대보다는 친구와 삼청동 나들이 한다는 생각에 가볍게 나선 전시였는데, 이 날의 하루는 케냐전을 보기 전과 본 후로 나뉠 정도로 마이클 케냐전은 소름 돋는 전시였습니다.

사진의 내용이 괴기스럽거나 혐오스러워서가 아니라, 몇 년만에 느껴보는 전율이었어요.
지금은 아니지만, 미술 전공하면서는 미술 전공하는 사람이 전시회 정도는 봐줘야 된다는 부담감같은 생각에 수시로 전시회를 돌아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는 작품 앞에서서, 벌거숭이 임금님을 보고 있는 대중들처럼 임금님은 벌거벗었지만 내가 착하지 않아서 옷을 못 보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저 작품은 대단한 것일텐데, 왜 나는 이해가 안되고 좋지가 않지."
하는 괴로움에 시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작품들이 예술과의 영혼을 담고는 있지만 영혼이 0.01mg밖에 안 들어간 작품도 있으며, 다 좋은 작품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은 더 솔직해졌습니다.
거장의 작품이라도 제가 싫으면 싫은겁니다. 제가 이해를 못하거나 공감을 못하는 탓이겠지만 어쨌거나 작품의 훌륭함과 제가 느끼는 감동은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요렇게 조금은 편안하고, 제 중심적인 시각으로 전시회를 감상하다 보니 전시를 보면서 한 두 작품은 그 앞에 오래 머물게 되는 작품들이 있지만, 전시회 전체의 한 작품 한 작품에 이처럼 소름이 돋기는 아주 오랫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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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근혜 갤러리는 삼청동에서 청와대 올라가는 길에 청와대와 담벼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얗고 군더더기 없는 느낌의 현대적인 건물과 달리 녹슬고 육중한 간판 겸 게시판이 눈에 띕니다. 그 위에 조금은 촌스러운 느낌의 공근혜 갤러리라는 글씨, 묘하게 잘 어울리는 느낌의 마이클 케나 사진전 철학자의 나무 포스터가 신기한 화음을 내며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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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달리 정문은 또 다시 아주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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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노출의 미학

첫 작품부터 호흡을 멈추고 동공이 확대되게 만드는데, 로즈큐리님이 말해주기를 마이클 케냐는 사진을 찍을 때 10시간에 가까운 긴 노출을 통해 아주 부드럽고 깊은 사진을 얻는다고 합니다.
수십번의 채색을 통해 깊은 무게감을 주는 유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자연을 담았지만 추상화같은 느낌과 천재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 기가 막힌 구도에 감탄에 경외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구도

제 개인적은 느낌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사진 전시회를 봤을 때의 느낌이 기가막힌 찰나의 포착으로 구도를 만들어 가는 느낌이라면, 마이클 케냐는 컴퓨터같이 재단된 완벽한 구도를 선보입니다.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에서는 지나가는 마차를 포함시켜서 지그재그 구도를 만든다거나, 다른 순간을 더해 재미난 구도를 연출한다면, 마이클 케냐의 사진에서는 기가 막히게 잘라낸 구도 속에서 자연과 빛, 여백 모든 것이 1mm의 오차도 없게 완벽하게 느껴집니다.
정규 교육도 아주 잘 받았고, 타고난 천재성도 지닌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

작품을 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현실과 상상, 존재와 허구, 추상과 구상, 동양과 서양 이러한 반대되는 개념들을 작품속에 녹여넣는 것일 겁니다. 마이클 케냐의 작품 속에는 그 해답이 있엇습니다.


그렇게 한 없이 부드럽고 편안하고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고, 마이클 케냐의 사진 속에서 선녀가 되어 구름을 타고 노닐고 싶어지는 편안함을 주었다가, 다른 사진에서는 1mm 오차도 없는 듯 차갑고 이성적인 완벽한 사진들을 선보이니 한 작품 한 작품에 마음을 풀어주었다가 긴장시켰다 감동시켰다 하는 조련을 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전시를 보면서 이 전시를 기획하신 큐레이터의 안목에도 재차 감동했는데, 사진의 배치와 구성까지도 기가 막힙니다. 공근혜 갤러리 자체의 구조와 느낌, 사진 작품의 크기, 배치까지 어우러져 처음부터 끝까지 소름돋는 완벽이라 부르고 싶은 감동적인 전시를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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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 전율하게 만든 사진 전시회의 주인공 마이클 케냐입니다.
1953년생 영국 위드네스에서 출생으로 사진과 판화 등을 전공했고, 1990년대부터 그의 사진은 주목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과 테크놀로지 아트가 유행했을 무렵 서정적이며 감성적분위기의 그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어떻든 간에 저에게는 전율하게 만드는 천재 사진가로 뇌리에 박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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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케냐의 사진전에 극심한 감동을 받고 나와서, 저도 나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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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감화받은....
하지만 감화 받았다고 마이클 케나의 감미로우면서도 차갑고, 구상이면서도 추상적이고, 보이는 것 같으면서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심해같은 작품세계를 따라할 수는 없지만, 시도해 보는데 깨알같은 의의를 두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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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케냐 사진전 "철학자의 나무"는 3월 20일까지 공근혜 갤러리에서 열리는데,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꼭 보시라고, 놓치지 마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전시입니다.


공근혜 갤러리 http://www.gallerykong.com/
마이클 케냐 사진전 일시 : 2011. 2. 11 ~ 2011. 3. 20
                 입장료        :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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