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윈 결혼에 관한 고찰 : 청첩장 어디까지? 결혼식 초대 못받아서 서운해한다는 것은 괜한 걱정

청첩장을 돌릴 때, 청첩장을 어디까지 줘야할지 애매한 관계일 때 고민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이 때 신랑신부가 용기를 내게 하는 말이 "그냥 다 돌려. 나는 청첩장 안 줬다고 서운해 한 사람이 있었어. 오고 안 오고는 그 사람 문제이고, 서운한거 보다 낫지 안그래?" 인 것 같습니다. 이 말에 용기를 내어 안 친한 사람, 오랫동안 왕래 없던 사람, 애매한 사람도 다 초대를 하기도 합니다. 혹시나 청첩장 안 줘서 서운할까봐 배려를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초대하는 사람 생각이고... 초대받는 사람 입장은.... 글쎄요....



청첩장 서운,


결혼식 초대 못 받아서 서운한 상황

결혼식 초대 못 받아서 서운할 수 있긴 합니다.


어릴 때 (20대 초중반에 친구 결혼식이 희소성 있을때)

20대 초중반에는 친척 결혼식 말고, 자기 친구가 결혼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자기 또래가 결혼하면, 친구에게도 '특별하고 큰 일'이 되기도 합니다. 또래 결혼식이 귀한 구경이라, 궁금하기도 해서, 결혼식에 가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안 친한다고 안 부르면 서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대 후반만 넘어도 아는 사람의 결혼식이 넘쳐나서, 안 친하면 안 불러도 안 섭섭해요. 더 이상 새로운 구경도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니라서...


결혼식 당사자 때문이 아니라, 친구 모임에서 소외될 때

같은 과 사람들 대부분 초대 받았는데 나만 못 받았다거나, 부서 사람들에게 청첩장 다 돌렸는데 나와 2~3명만 못 받은 상황이면 서운합니다. 결혼식 당사자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아서 청첩장을 안 줬을 수도 있지만, 단체에서 따돌림 당한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딱히 참여할 것은 아니더라도 공지사항이 있었는데 나만 몰랐을 때 기분 나쁜 그런 감정입니다. 단체나 무리에서 소수만 초대하는 경우라면 상관없지만, 대다수를 초대하는 상황이라면 초대받지 못한 소수가 서운해 할 수 있습니다.


결혼식 당사자와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초대 안해서 서운한 상황

결혼식 당사자가 걱정하는 것은 이 상황인 것 같은데... 실제로는 이런 경우가 드문 것 같습니다.

여름휴가 가는 것도 몇 달 전~ 반 년 전부터 결정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올 겨울에 어디 갈거라고 비행기 티켓 끊어놨다고, 거기 명소나 맛집 정보를 묻기도 하고요. 결혼식은 여름휴가보다 더 미리 준비를 합니다. 간혹 2~3달 사이에 준비해서 결혼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오래 전에 결정해서 준비하기 때문에, 그 사이 한 번이라도 만나거나 문자 한 통이라도 보내면 결혼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결혼하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최소 2개월에서 몇 년동안 연락이 없던 사이라는 겁니다. 즉, 친하다고 생각한 것은, 친한 적이 있었다는 과거 경험일 뿐, 현재 가까운 사이는 아닌 거지요. 최근에 연락 없던 친구가 청첩장 안 줬다고 해서 그리 서운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최근에 연락이 없던 만큼, 머릿속에도 그 친구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니까요...


정말 친한 사이에 결혼하면서 청첩장을 안 줘서 삐친 경우가 한 번 있긴 했는데... 정신이 없던 친구였습니다. 결혼준비하느라 영혼이 나가서 청첩장을 못 돌렸다고 합니다. 결혼식장 가보니, 저처럼 초대받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가는 사람만 와 있고, 몰라서 못 온 친구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오히려 이 때, 안 온 친구에게 전화해서 "ㅇㅇ이 결혼식이잖아. 몇시에 와?" 라고 물었다가, 눈치없다고 욕 먹었습니다. 당사자가 이야기 안 했으면 축의금 안 내도 되는데, 괜히 제가 연락해서 결혼식인 것을 알게 되어 버렸기 때문에 축의금 내야 된다고......


즉, 모임에서 따돌림 받은 것 같은 상황을 제외하고는... 정말로 청첩장을 못 받아서 서운한 경우는 드문 듯 합니다.



서운하지 않으면서, 왜 결혼식 초대 안해서 서운하다고 할까?

진심으로 서운한 경우보다, 아닌 경우가 더 많은데... 왜 결혼식 청첩장 안 줘서 서운하다고 말을 하는 걸까요?
 

제 할머니가 6개월 간격으로 돌아가셨는데, 처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가까운 사람에게만 이야기를 했더니  "왜 안 불렀어? 말을 해야지..." 라며 섭섭한 기색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6개월 뒤에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연락을 했지요. 후후후후후.. 그렇게 말했던 사람들 아무도 안 왔어요.

그냥 빈말이었던 겁니다. 첫번째에 "왜 안 불렀어? 얘기했으면 갔을텐데..." 라고 했던 것은 저를 위해서 한 말이 아니라, 저에게 책임을 미룬 말이었던 겁니다. '내가 안 간게 아니라 안 부른 니 잘못'이라고 한 것이죠.

6개월 뒤, 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연락을 하니 안 부른 제 탓을 할 수 없어서 그런지 "어떡하니. 가봐야 되는데... 일이 있어서..." 같은 말을 했습니다. 외할머니 돌아가신 뒤에 왜 안 불렀냐며 섭섭해 할 때는 그 친구에게 정말로 미안했었습니다. 안 왔어도 고마웠고요. 그러나 6개월 뒤 그 고마움은 진짜 섭섭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일이 있다고 둘러대는 것에 상처를 받았고, 이전에 했던 말도 빈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한 번 돌아가신 할머니가 또 돌아가실 리도 없고, 경조사가 자주 있을거라고 생각 못하고 던진 말이었던 겁니다. 저처럼 외할머니 친할머니가 반 년 간격으로 돌아가실거라고 상상도 못했겠죠.

결혼식은 더 그렇습니다. 설마 금방 이혼하고 재혼한다면서 오라고 할 리 없으니까 "불렀어야지.. 서운하다.." 하면서 둘러대는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도 진심으로 서운한 사람도 있을거라는 일말의 가능성을 못 버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심인 사람 vs 빈 말인 사람 구분 방법

다음 약속이 구체적인 경우 진심

제가 할머니 사례를 얘기하면, "나는 서운하다고 해서 다음에 불렀더니 오던데?" 라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차이가 뭘지 이야기를 해보니, 진심으로 다음에 오려는 사람은 아주 구체적으로 말을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첫째 돌잔치에 안 불러서 서운했으면, "둘째 때는 꼭 불러!" 라거나, 미혼인 사람인 경우 "다음에 너 결혼할 때는 꼭 불러라. 진짜다. 정말로 안 부르면 화 낼거다." 라는 식으로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은 말 잘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했어도 진심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진심으로 가고 싶으면 초대 안해도 참석

결혼식 당사자와 개인적으로 친하지는 않지만, 하객들과 친해서 결혼식을 알게 된 경우, 저는 그냥 갔습니다. 머리수도 채워주고 축의금도 내기 때문에, 제가 초대받지 않고 왔다고 해서 기분나빠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옷 예쁘게 차려입고 가면, 안 친한데도 와 줘서 정말로 고마워한 경우는 꽤 있었습니다. 특히 옷 잘 차려입고 가면 아주 고마워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결혼식장 자리 자체가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자리라서 그런 듯 합니다. 즉, 결혼식 당사자 때문이든, 하객들과 만나고 싶어서이든, 가고 싶으면 초대 안해도 가기도 합니다.


몰라서 너무 아쉬우면 알게 되었을 때 챙김

얼마전 결혼한 오빠가 말해주시길, 최근에 연락을 안하고 지낸 분들께는 청첩장을 안 돌렸더니 뒤늦게 알게 되신 분들이 그 때 축의금이나 선물을 주시거나, 계좌번호를 물어봐서 바로 계좌이체를 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간혹 나중에 알게 되는 것이 좋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미리 알면, 일정 조정해서 가야되는데, 나중에 알게 되면 결혼식은 안가고 축의금만 내면 되니 편하다고 합니다.......;;


즉, 축하할 기회를 주지 않아서 서운해 할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축하할 기회를 주지 않았어도 축하하고 싶은 사람은 하니까요..



일반적 반응 : 청첩장 받아서 부담 >>>>>>>>>>>>> 청첩장 못 받아서 서운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정말로 결혼식 초대 못받아서 섭섭해 하는지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결혼식 초대 못 받아서 서운하다고 토로하는 사례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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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초대 못받아서 서운하다는 사연은 몇 개 없는데, 안 친한 사람이나 애매한 사이인데 결혼식 초대해서 짜증난다는 글은 몇 백개가 있습니다. 청첩장 받는 입장에서는 청첩장 못 받아서 서운한 경우보다, 애매한 사이에서 결혼식 청첩장을 받아서 부담되는 것이 훠어어어얼씬 크다는 이야기 입니다.

인터넷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결혼식 청첩장 받자 마자, "또 돈 나가네." 라며 한숨 쉬는 사람 엄청 많습니다. 결혼식 청첩장 안 받으면 서운하기보다 "난 안 가도 되잖아! 돈 굳었다!" 라며 기뻐하는 사람도 많고요. 온라인이나 현실이나 서운한 사람보다 부담갖는 사람이 다수인데, 소수의 서운할지도 모를 사람을 배려하여 청첩장을 살포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정리하자면, "청첩장 안 돌리면 서운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는 것은 신랑신부가 미안함과 민망함 (연락 한 번 안하다가 결혼식 초대만 하니...)을 상대에게 미루려는 말일 뿐이고, "왜 얘기 안했어? 불렀으면 갔을텐데..." 라는 것도 안도감과 미안함을 상대에게 미루는 말일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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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돌리면 서운해할까봐 준다는게 진짜 웃긴거죠 ㅋ
    정말 챙기고 싶으면 밥먹을때, 좋은건수 있을때 챙겨야지
    왜 축의금 내야되는걸 서운할까봐 챙겨주나요 ㅋ
    차라리 올 사람 없어서 그런다고 와 달라는 사람이 솔직해서 낳네요

  2. 그래서 라라윈님 청첩장 언제주시나요

  3. 내심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혹은 저보다는 들 친한데 부를때 서운한거 같아요. 결혼식은 축하하는 자리이니 아주 친한사이가 아니면 안가도 괜찮은거 같아요. 근데 베픈데 안가면..ㅋㅋㅋ 연락도 안하더라구요..ㅋㅋ

  4. 환상공식 2016.06.07 00:10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라라윈님 글은 세심한 시각이 돋보여요. 항상 잘 배우고 갑니다.

  5. 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고민이 되는 부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