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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즘엔 기차탈때 표를 확인하지 않을까?

· 댓글개 · 라라윈
저는 기차를 자주 이용합니다. 오랜 시간 기차를 이용하다 보니 철도의 발전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예전의 냉난방도 안되고, 시골 터미널 같던 역사가 철골 구조물에 화사한 조명으로 삐까뻔적하게 변했습니다. 승차권도 변했습니다. 과거 티켓에 펀치로 구멍뚫어주던 길죽한 티켓이 지하철 패스처럼 전자로 인식하는 티켓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문자메세지나 인터넷을 이용한 티켓으로 변화했습니다. 또 하나 획기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승차권 확인이 사라진 것 입니다.

오잉? 이제 티켓 안 집어넣고 그냥 나가는거야? @_@

승차권을 집어넣는 입구에는 '열차내에서 확인한다'는 안내문구를 붙여놓고, 승차권이 나오던 입구는 광고로 막아주는 일석이조 센스를 보입니다. 승차권 집어넣는 입구만 막아두었을 때 보니, 사람들이 승차권 집어넣으면 다시 나오는 쪽에다 승차권을 마구 밀어넣으시더라구요..^^:; 그래서 표가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은 구멍은 모두 막아버린 모양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무척 의아했습니다. 과거처럼 표를 확실히 검사해도 무임승차, 부정승차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요. 더 의아한 것은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기차표 확인을 하지 않는 것 입니다. 철도청이 갑자기 정신줄을 놓은 줄 알았습니다. (봉사활동이라도 할 생각이심? ㅡㅡ;;)

하도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열차내에서 승차권 확인을 시행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 선진국의 경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검표를 시행하고 있으나, 코레일에서는 MTIT(무선이동단말기)에 의해 실시간 좌석조회가 가능하므로 실제 승차 고객과 승차권 정보가 다르거나, 할인증빙(장애할인, 기업할인, 할인카드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자유석처럼 좌석 미지정 승차권의 경우를 위주로 승차권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수준 향상, 고객신뢰를 바탕으로 이용객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고객이 직접 발권받는 인터넷 자가발권승차권(홈티켓, SMS티켓), 우편배송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기차에서 승무원 분들이 단말기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면서 뭔가 확인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그것이 기차표 확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판매되지 않은 좌석으로 나오는데, 그 자리에 누군가 앉아있으면 검사를 하는 것 입니다. 또는 무임승차나 부정승차가 의심스러운 경우만 표 확인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냥 타도 잘 모를 것 같은데, 오히려 부정승차자와 무임승차자 검거율(?)이 더 높다고 합니다. 출입구에서만 검사를 하는 경우보다 기차 내에서 그 때 그 때 확인을 하게 되면 더 잘 잡힌다네요. 멀리서 승무원이 오는 것을 보고 화장실로 피하거나 하는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잘 걸리나 봅니다.
우리는 잘 구분을 못하더라도 오랜시간 확인을 해오신 승무원 분들은 눈빛이 떨리는 것과 미세한 감으로도 잡아내실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기차역에서도 노숙인과 여행객의 차림이 구분하기 애매한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귀신같이 쫓아내시더라구요. 요즘들어 깔끔한(?) 노숙인 분들이 많아져서 구분이 어렵던데.. 그래도 알아내시는 것을 보면 신기합니다. 경찰분들도 범인 검거할 때도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 특유의 눈빛 떨림이라거나 초조함 증세, 눈치보는 것 등으로 잡아내신다고 하던데.. 같은 요령인가 봅니다.


승차권 확인절차 생략의 장점들이 많습니다. 

1. 여행객 편의
기차를 이용할 때는 짐이 많을 때가 있는데, 짐꾸러미 들고 기차표 주섬주섬 찾아서 좁은 출입구를 통과하는 번잡함이 없어져서 좋습니다. 짐이 없더라도 승차권 확인을 안 하니 귀찮지 않아서 좋습니다.

2. 영수증 발급
과거에는 기차표를 회수하다보니 승차권을 증빙할 수 있는 영수증이 애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인발급기나 창구에서 발급 받을 때 영수증을 요구하면 따로 주기도 하지만, 안 주거나 무인발급기에서도 안 나오는 때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표를 회수하지 않으니 영수증으로 활용가능합니다. 

3. 배웅하기에 편안함
예전에 제가 기차타야 하는데 짐이 많아서 친구가 들어다 주려고 했습니다. 입장권은 자동발권이 안되서 줄을 서서 사야 하는데, 사람이 많다보니 기차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못 사서, 결국 저 혼자 낑낑대며 들고 타야했습니다. ㅜㅜ 그러나 요즘은 기차 내에서 표 확인을 하기 때문에 플랫폼까지 짐 들어다 주고 배웅하는 것 정도는 자유롭게 할 수 있어졌습니다.
원래는 입장권(500원 정도)을 따로 구입 한 후에 들어가는 것이 정석이긴 합니다. ^^

4. 철도운영 비용 절감 

고객도 편하지만 철도청도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보다 표 확인 절차를 제거해서 절감되는 비용이 더 크다고 합니다. 

입구에서 검사안한다고 부정승차할 생각했다간 큰일납니다!


기차표 확인을 하지 않으니 가끔.. '기차표 안사고 타고 모르겠다. 다음엔 그냥 한 번 타봐~?'
하는 생각이 한 번씩 들긴 합니다. 그래도 걸려서 망신 당하거나, 좌석이 없어 고생하는 것보다는 제값주고 편안한 여행을 즐기는 것이 낫겠다 싶어 표를 구입합니다.
다른 분들도 저 같은 생각을 한번씩은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믿고 승차권 확인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의식수준이 성숙되었다는 것 같습니다.
고객을 믿고, 고객을 더 편하게 해주려는 노력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기차를 타면서 겪었던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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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일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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