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민초들의 마지막 꿈이었을지도...

라라윈 생각거리 : 천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민초들의 마지막 꿈이었을지도...

비상식이 상식을 무너트리는 상황을 너무나 많이 봅니다.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 뿐이 아닙니다. 주위에서도 때때로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더 기세등등하여, 원칙대로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착각마저 일으킵니다. 이를테면 주차선에 주차된 차를 받아놓고는 쪽지에다가 "차를 여기에 대 놓으니까 내가 받았잖아요. 차 좀 똑바로 대세요." 라고 써 놓고 튀고요. 쓰레기 무단투기한 아줌마가 내 쓰레기 내가 버린다는데 니가 무슨 상관이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요. TV 뉴스나 현실이나 뭔가 미쳐돌아가는 느낌일 때가 가끔 있다가 점점 빈도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 어떻게든 이해를 해 보려고, 몇 가지 추측도 해 보았습니다.

경기가 너무 어려우니까 사람들이 날이 서 있는 것 아닌가..

매일 야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몇 시간 자지도 못한 상태에서 피곤에 쩔어 아침에 출근하고, 이러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당연히 없고, 그냥 만성피로에 짜증이 그득한 상태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회사에도 조직문화, 기업 풍토 같은 것이 있듯이 나라에도 나라의 문화, 풍토 같은 것이 있을텐데, 현재 우리 상태는 정직한 사람보다 사기꾼이 판치는 세상이라 이런 것은 아닐까,

원칙대로 하면 손해보고 적자생존 혹은 약육강식이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우기고 보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 봅니다. 

문제는 이해고 뭐고 간에 제가 당하는 순간 순간 너무 억울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옛말에 "맞은 놈은 펴고 자고 때린 놈은 오그리고 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맞은 사람은 가해를 하지 않았으니 죄책감이 없어 다리 쭉 뻗고 자지만,  때린 사람은 가책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다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맞은 사람은 억울해서 잠이 안 오는데, 때린 사람은 자기가 때린 것을 기억도 못하고 잠만 쿨쿨 잘 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속담의 전제는 때린놈이 '반성'이라는 것을 한다는 것인데, 요즘은 그런 것이 없어 보입니다. 당한 놈이 바보일 뿐...


박명수 였던가요. 

"내가 너를 성공하게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니 앞길을 막을 수는 있어 ㅋㅋㅋㅋㅋ"

이라며 무시무시한 말을 했었는데, 막상 억울한 일 겪었을 때 상대에게 뭔가 한 방 먹이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당장 학교 선생이 이상해도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요, 직장 상사가 미친놈이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없는걸요. 이웃 사람이 몰상식하다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법대로 할거다, 고소할거다 등의 이야기를 해 보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더 피곤해지니 가해자를 벌주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벌받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끽해야 욕이나 하다 끝납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을 찍어 누르며 응징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요즘도 이런데 옛 사람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옛날 사람들이 천벌을 이야기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벌


현대의 사람들은 답답하면 인터넷에라도 올리고, 드러워서 성공해야겠다며 이를 갈기라도 합니다. 그러나 신분제 사회에서는 성공해서 복수할 수도 없고, 벙어리 냉가슴 앓으며 울분을 토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러니 기댈 것이라고는 하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면 하늘에서 천벌을 내릴거다!"


이것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민초들의 마지막 보루 였을 것 같습니다.


귀신이 잡아간다.

급살 맞아 죽는다.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는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다.


등등 민초의 힘으로는 응징을 못하니 자연의 힘, 귀신, 하늘에게 기대어 주문을 외우는 수 밖에 없었겠죠...


권선징악


전래동화의 '권선징악'이 착하게 살라는 교훈도 있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못된 놈들이 뒈질거라는 주문을 걸며 속 터지는 민초를 달래는 역할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재미난 옛 이야기처럼 전해주면서, 나쁜 놈의 시키도 언젠가 그렇게 천벌을 받을거라고 되뇌이지 않았을까요...



2009/09/14 - 이태원 살인사건, 귀신에게 묻고 싶은 영화

2013/01/02 - 저같은 여자 만나서 행운이었을까요?

2014/06/09 - 왜 아빠랑 결혼했어? 엄마가 최악의 결혼 조건 감수한 이유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