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한 번 시작하면 못 끝내는 심리

가볍게 게임 한 판 하려고 들어갔다가, 오랜 시간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머리 식히려 시작한 게임이 머리를 덥히고 있네요. 늘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늘 엄청난 시간이 들어가버리는 것이 게임인 것 같습니다.
게임, 한 번 시작하면 끝내지를 못하는 심리는 뭘까요?


1. 시간개념 상실

한 번 시작하면 장기전인 게임도 있지만, 보통 게임은 한 판 하는데 얼마 안 걸립니다. 실제로는 게임의 대기실(대기화면)에서 잡아먹는 시간 몇 분, 게임 진행시간 몇 분, 끝난 뒤 승부발표 시간 몇 분 이런 식으로 꽤 시간이 걸리는데, 언뜻 생각할 때는 한 판 하는데 몇 분 안 걸리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임시간 덕분에 부담없이 휴식시간을 쪼개 시작할 수 있습니다. 10분 정도 쉴 때, 가볍게 게임 한 판만 해야겠다 하고 시작하는데, 하다보면 10분이 아니라 100분도 넘게 지나있을 때가 수두룩합니다. 몇 분 안 걸린다는 생각에 "딱 한 판만 더!"를 하다보면 티끌모아 태산이 빨리 됩니다.
게임 실행화면은 전체화면을 써버리기 때문에 시계가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한 눈 팔면 지기 쉽상이라 지금 몇 시인지 신경쓸 겨를도 없이 게임에 집중해야 합니다. 하단에 시계가 보이는 보드게임 종류도 게임에 정신이 팔려 시계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지금 안 자면 두 시간도 못잔다" 할 때 쯤이나, 스스로도 "내가 미쳤지" 싶어질 때나 외출한 시간개념이 돌아옵니다. 


2. 성취감

게임은 레벨이 있어서,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학위라도 받은 것처럼 뭔가 이루어낸 기분이 듭니다. 남이 모르는 나만의 비술이나 버그를 발견해도 아주 뿌듯합니다. 그래서 일이 잘 안 풀릴 때, 게임을 하면서 한 단계씩 높아지면 기분이 풀립니다. 그러나 레벨이 떨어지면, 기분이 상해서 레벨이 원상복구될 때까지 게임을 끝낼 수가 없습니다. 


3. 승부욕

게임은 쉽습니다. 여섯 살 어린이도 배워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조작방법이 간단합니다.
애초부터 너무 어려워서 상대도 할 수 없는 거라면 승부욕이 생기질 않지만, 쉬운 거라서 조금만 연습하고 노력하면 이길 수 있는 것이다보니 더 승부욕이 발동됩니다. 지는 것도 기분 나쁜데, "횽아.. 나 초딩인데.. 그것도 못하냐.. 븅..." 등의 대화가 날아오면 그 순간 게임에 대한 집중도과 승부욕이 200% 증가합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이겨야 겠다는 오기가 생기는데, 오기는 오기일 뿐.. 게임에서도 나이보다 게임의 계급장이 왕입니다.


4. 본전 회수 욕구

게임에는 돈 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가상의 게임머니지만, 잃으면 내 통장에서 생돈 나간 것처럼 가슴이 허해지면서 되 찾아와야겠다는 욕구가 강하게 듭니다. 그러나 게임은 교묘하게 돈을 잃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고스톱 장기같은 보드게임들은 게임을 할 때마다 돈이 걸리고, 이겨도 수수료를 떼어가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돈을 주고 받으면서 게임참가자들이 다 돈을 잃게 됩니다. 또,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판이 커지면서 걸어야 하는 최저금액도 높아져서 오링당하기 좋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돈내기 구조가 아니라 게임에서 이기면 그냥 게임머니를 주는 경우에는,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좋은 아이템에 비싼 게임머니를 겁니다. 그래서 게임머니를 많이 모아도 좋은 아이템 하나 사면 거덜납니다. 이렇게 거덜이 나면, 게임머니 자체를 구입할 수도 있지만, 우선은 구입하기보다는 다시 원래 가지고 있던 만큼 채우기 위해서 게임을 계속하게 됩니다.


5. 이겼을 때의 쾌감

상대방을 이기면 기분이 좋습니다.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만들고 이기면 더 기분이 좋습니다.
상대를 K.O 시키듯 확실한 완승을 거둘수록 승자의 쾌감이 커집니다. 한 번 제대로 이기고 나면 그 기쁨에 다음 제물을 찾아가며 게임을 계속 합니다. 그러나 게임의 무림에도 늘 나보다 고수는 있기 때문에, 한 번 쉬운 상대를 만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해도 금방 나보다 고수를 만나 밟히기 일쑤입니다. 소위 말하는 발라버리고, 발리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끝은 내가 상대를 이기는 엔딩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길 때까지 하게 됩니다.


6. 게임속 인간관계

팀전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을 하면, 같이 하는 친구 때문에 더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같이 하기도 하지만, 지나다 보면 게임 속에서 친구가 더 생겨서 그 친구들 때문에 계속합니다.게임을 그만하려고 해도 친절히 전화해서 게임 시작했으니 빨리 들어오라는 친구들의 배려로 더욱 게임을 계속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정말 게임을 잘해서 '나의 몰랐던 재능을 찾았구나!' 싶을 정도라면 후회라도 안 할텐데, 이렇게 게임에 매진하여 자랑스러운 계급장을 얻어도 지나고 나면 별 것 아닌게 됩니다. 과거의 금별, 무지개 장갑은 지금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얼마 안가서 게임에 바친 시간과 노력과 돈이 아깝다는 후회를 할 걸 알면서도, 한 번 시작하면 끊기가 어렵습니다. 게임의 마력, 참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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